미오기傳 - 활자 곰국 끓이는 여자
김미옥 지음 / 이유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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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부터 공장에서 놀았다. 서너명의 공장 직원들이 일했다. 과자를 바이스에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과자 가루가 기계로 떨어져 야단을 맞았다. 나를 번쩍 들어서 마당에 데려다 놓으면 울고불고 쳐들어가니 그들이 생각한 것은 내게 공구를 들려주는 일이었다. 그런데 니퍼나 펜치를 손에 들려주면 마당 화초들의 모가지를 댕강 잘랐다. (-13-)



싸움의 기술 중 최고는 '선빵'이었다.나는 종종 구슬치기를 하다 맞장(?) 을 떴는데, 맞은 아이 엄마가 집에 와서 울부짖었다.

"아줌마 막내 아들이 우리 아들을!"

힘이 더 센것은 아니고 다만 도구(?)를 들고 선빵을 날렸을 분이었다. (-20-)



"발랑깝져가지고!"

어떤 변명도 하지 않았다. (-28-)



엄마는 내가 일본 출장을 가면 자신의 소학교를 찾아달라고 했다. 행정 구역이 바뀌고 정확하지 않은 발음 때문에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생각지도 않았던 졸업장을 찾아준 이가 MBC의 조정선 PD,일명 '조 PD''였다. (-34-)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시골에서 보낸 어린 시절, 나를 눈여겨본 선생님 덕이 학교 도서관의 자물쇠를 담당하게 되었다. 말이 도서관이지 빈 교실 하나를 책으로 채워 넣은 곳이었다. (-41-)



남자는 수시로 내게 공학이론을 들이댔는데, 벽에 망치질을 요청하면 '무게 중심 이론'에 따라 집이 무너질 수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나는 두말하지 않고 망치질을 해서 액자를 달었다. 보일러가 고장이 나자 남자는' 압력과 공기 조절의 상관이론'을 들이 밀며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했다. 나는 코드를 빼서 다시 꽂았고 보일러는 잘 가동되었다. (-46-)



전학을 자주 다니니 가는 곳마다 기싸움이 있었다. 못사는 티가 줄줄 흐르니 만만하게 보는 것들이 있었고 응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학 오자마자 짝꿍의 멱살을 잡는 나를 선생들은 포기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꼬마 깡패의 시험 성적이 상위를 보이자 구원될 영혼이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51-)



초등학교에 다니기도 전부터 마찌꼬바의 기계가 장난감이었고, 피댓줄의 뒤틀림에 의혹을 가졌으며, 저 쪼꼬만 공장이 나의 것이 될 것임을 의심치 앉았다. (-71-)



돌아오는 길에 술이 깼다. 소주를 사서 집으로 돌고 갔다. 늦었지만 그의 질문에 혼자 대답했다.

'내 꿈은 평범해지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꿈도 평범해지는 것이었다. 아버지처럼 쓰러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85-)



2022년 한국근대문학광의 근대서지학회의 『100편의 소설, 100편의 마음』이 출간되었다. 「혈의 누」 에서 「광장 」까지 희귀한 초판본들이어서 바로 구매했다. 그러나 「혈의 누」 초판은 소장한 기관도 개인도 없었다. 수록된 책들은 지질 문제로 누렇게 변색되었으나 정겨웠다. (-94-)



내가 처음으로 잡도리한 건'3인칭'이 고교생이 되어 내게 '미옥씨'라고 불렀을 때였다. 지금 생각하면 자유분방한 집안 풍토였는데 그때는 콩가루 집구석이라고 생각했다. (-107-)



그러나 나는 돈에 미쳐 있었다. 아버지를 돈 때문에 잃었는데 엄마마저 잃을 수는 없었다.

낮에 그 집을 다시 찾아갔다. 햇빛아래 그 집은 여전히 불에 타 유리창이 전부 깨진 상태였다. 사람이 살지 않은지 오래된 집이었다. (-118-)



소녀가 된 쪼깐이는 어느날 닭장에서 훔친 계란 몇 알을 들고 면사무소를 찾아갔다. 면서기에게 '풍양 조씨, 쪼간입니다.'공손하게 말하고 계란을 올려놨다. 꼬마 같은 소녀가 나이배기라는 것에 놀라고 영민함에 놀라고, 면서기는 여러 번 놀랐다. 한문의 뜻을 물어 흡족한 이름을 지었으니 '조조간 趙早揀'이었다. 이를 조 早에 가릴 간 揀 이었으니 팔삭둥이에 어울렸다. (-138-)



두 할머니의 갈등은 인생관과 가치관, 나아가 정치관과 이데올로기의 충돌이었다. 외할머니 강도귀달 씨 집안의 내밀한 교훈은'아무도 믿지 말자' 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집안의 몰락을 두 눈으로 지켜보았다. 혈육이 굶고 병들어 죽어도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었다. (-151-)



"너는 꾸준 데가 있구나. 갑자기 다가와서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을 믿지 말거라.그런 사람이 등에 칼을 꽂는 사람이다.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 진자 사람이란다."

조조깐 할머니는 아들의 장례를 치르던 밤 옆에 누운 내게 이렇게 말했다. (-155-)



경기고 외곽 신도시 그 동네 초입에 있던 공주미용실을 내가 어찌 잊겠는가. 개발이 진행되던 신도시에서도 그 동네는 낙후되어 있었다. 공주 아줌마는 방 한 칸을 빌려 이사를 왔다. 그 방에서 동네 여자들의 머리를 만지기 시작 했는데, 솜씨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서 인기를 끌었다. 이른바 야매 미용실이었다. (-170-)



내 얼굴에서 경멸을 읽은 남자가 관심을 보였다, 모작한 점에 붉은 채색을 하자 그림이 되었다. 내 표정을 보고 남자기 빙글거리며 보이지?"

남는 주문 받아 그림을 그리는 늙은 복학생이었다. (-193-)



나는 흔쾌히 모시겠고 했다. 내게 제사는 맛있는 음식을 왕창 해서 두고두고 먹는 즐거운 행사였다. 다른사람이 참석하는 것도 아닌 고독한 영혼을 위하여 제사 음식을 만들어 먹다니 , 꿩 먹고 알 먹고 긍정적인 제안이었다.

그리하여 그 '외로운영혼'에 대한 인수인계가 있었는데 바로 굿이었다. 시어머니의 단골 만신집에서 행사가 개최된다는 통보를 받고 그날 조퇴를 했다. (-211-)



"대학까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가난한 엄마는 막내딸이 돈을 벌어 오빠들의 공부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을 거절했다. 나는 툇마루에 앉아 그녀들의 대화를 들었다. 그때 나는 슬펐지만 세상에 대한 안도감을 느꼈다. 누군가 나를 알아준다는 것, 나를 선택하는 이가 있다는 것, 그것으로 충분했다. (-225-)



『케테 콜비츠 평전』의 마지막 책장을 덮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세상이 하얗다. 책을 읽는 사이 눈이 내렸다. 베를린에 있는 소박한 그녀의 묘지를 잠시 생각했다.

눈이 오던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가고 싶어진다. 예전 직장 생활을 할 때 연가를 내고 가끔 현충원에 갔다. 텀블러에 커피를 내려서 들고 가곤 했다. (-247-)



2023년 6월 14알 토요일 춘천 '파피루스 책방'에서 강연이 있었다. 문화 예술의 대가들이 모인 자리라 원고가 필요없었다. 즐거운 야단법석에 웃음소리가 한여름의 밥을 채웠다. 먹거리가 풍성했고 책방 주인은 춤을 추었는데 꿈을 꾼 듯 하다. (-265-)



2024년 6월 대구광역시 몬스터 크래프트 비어 (대구 중구 종로 45-4 2층) 에서 김미옥 대구 북토크가 있었다. 그 때 당시 나는 대구에 사는 지인의 연락이 왔음에도 대구에 가지 않았다. 김미옥 북토크 현장에 가지 않아도 ,아직은 미옥씨를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정작 대구에서 두리번 두리번 거렸다고 했다. 나의 실수로 인해 오해가 생기고 인연이 끊어지는 것을 원치 았았다.



2024년 어느날 평론가 김미옥은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출간하였다.첫번 째 책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이었으며, 두번째 책이 『미오기傳』이다. 첫번째 책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은 일사천리로  읽자 마자 후기를 남겼지만, 두번째 책 『미오기傳』은 4월에 읽었지만, 지금까지 목혀 놓았다. 활자곰국 끓이는 여자 미옥씨가 있다면, 활자곰국 끓이는 남자도 있다.처음 읽었을 때 그 느낌과 두번째 읽엇을 때 그 느낌이 잘라 질거라고 생각하였으며, 나의 14,000번째 서평으로 『미오기傳』을 선택하였다.



작가 김미옥은 살아온 삶이 독특하다. 어릴 적 오빠 세명과 치열하게 싸우며 성장했다. 반골기질에 마이너 기질까지 가지고 있었으며,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이데올로기의 갈등 속에서 컸으며, 성장하였다. 매사 선빵(?)을 날려서 누군가를 울렸다. 작은 공장을 운영하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릴 적부터 기계를 장난감처럼 사용하였고,소소한 기계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였다. 용접도 혼자서 할 수 있었으며, 결혼 후에도 집안에 소소한 일은 혼자 뚝딱 처리한다.



이 책에 나오는 미옥씨의 별명만 해도 얼추 100개는 넘을 듯 하다. 그리고 전학(?) 다닌 곳도 얼추 100곳은 넘을 듯 하다. 전근대적 여성관을 가진 신여성(?)으로서, 똑똑하면 피곤하고,살기 힘들다는 그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앞만 보는 직진형이었으며, 문과생이면서,공순이 기질을 가지고 있다. 전쟁고아처럼, 오빠들은 미옥씨의 머리를 소꼽놀이하며 실험했다. 본인 스스로 '그렇게 생겨먹은 인간;아라고 말하고 있으며, 친할머니 풍양조씨 조조간와 진주강시 은열공파 강도귀달의 소녀(?)로서 튼튼하게 성장하였다.



뼈대 있는 양반 집안에서 태어난 미옥씨, 아빠는 김해김씨였고,엄마는 밀양 박씨였다. 두 사람 사이테 태어난 막내딸 미옥씨는 평범하게 살고 싶은 아이였다. 세상은 미옥씨를 곱게 두지 않았다. 국민학교를 나오자 공장으로 일하고, 독립하였고,자취생활을 했다. 입주가정교사가 되어서, 엄마의 빚을 갚아야 하는 가장으로 살아온 지난날의 슬픔이 존재한다. 자신의 삶을 위로하고,치유하기 위해서, 어려서 문예부장으로 성장하면서 도서관에 먼지 풀풀 날렸던 문학 전집을 하나하나 섭렵하면서 성장하였다.



뉴스를 보면 , 어떤 나쁜 일이 있으면,그 일과 관련된 사람의 가정환경을 문제시한다. 나쁜 가정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은 나쁜 일을 한다는 공식이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숨어 있다. 하지만, 미옥씨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자신의 의도뫄 무관하게 힘든 삶을 살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았다. 삼일을 굶은 적도 있었다 한다. 언제나 미옥씨에게는 최후의 수단, 선빵(?)이 있었기 때문이다. 딱지치기,구슬치기 할때도,자신의 상식 밖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 때,그 최후의 수단을 사용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일어났던 어떤 일조차도 선빵(?)으로 마무리했다.



미옥씨는 영악하다. 그리고 똑똑하다. 하지만 자신이 타인의 도움으로 지금껏 살아온 것을 잊지 않았다. 책 한 권에 수십 만원 하는 책조차도 필요하다 싶으면 주저 없이 구매한다. 타인의 도움으로 성장했으니, 그 이자라도 갚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사회에 기부를 하며 살아갔다. 미옥씨의 삶의 철학은 분명하다. 나쁜 환경에서 살아온 과거는 어쩔 수 없다. 부모 잘못 만나는 것도,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선천적인 환경은 바꿀 수 없지만, 후천적으로 성격, 성질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옥씨다. 사람을 안고 가야 한다는 그 삶의 철학은 어떤 순간이라도 미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무슨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용서하겠다는 너그러움도 있다. 독서의 힘이며,실사구시의 정신을 놓치지 않는다. 살면서 수많은 욕설과 잔소리를 들으며 살아온 미옥 씨,스스로 돈을 사랑하는 유물론자이지만, 정신적인 영혼은 자유로운 삶이고자 하였댜. 평범해지고 싶어하는 미옥 씨를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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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해커스 국민건강보험공단 NCS+법률 FINAL 봉투모의고사 2+2회 - 행정직/건강직/요양직/기술직 대비 | 국민건강보험공단 취업성공전략 강의 | 취업 인강 | 무료 바로 채점 및 성적 분석 서비스
해커스 NCS 취업교육연구소 지음 / 해커스공기업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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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사회로 전호나되고 있다. 보건 ,질병, 복지제도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느 추세이며,그에 걸맞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역할와 직무가 늘어나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면, 이 부분을 놓칠 수 없으며,앞으로 취업 요강은 달라지며, 직무 연관 문제들이 다수 출제될 것이다. 



책 『2024 해커스 국민건강보험공단 NCS+법률 FINAL 봉투모의고사 2+2회』은 해커스출판사에서 제공되는 국민건강 보험공단 NCS 봉투모의고사 이며, 2회에 걸쳐서 최종 마무리를 진행하고 있다. 2024 해커스 국민건강보험공단 봉투모의고사  1회 분을 펼쳐 보면, 실전모의고사 (ncs+법률) 부분은 총 60문항이며, 국민건강보험법은 20문항,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2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 총 200문항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NCS+법률 FINAL , 막판 최종 마무리가 가능하다.



국민건강보험공간에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이라면, 관련 직무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이나 질병, 보험 관련 해서, 민원을 응대하기 위해서,지식을 습득하고, 국민건강보험법, 건강검진, 공공의료기관 및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에 취업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을 위한 맞춤 안내문과 서비스을 제공하는 일 뿐만 아니라 관련자료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나이 드신 고령자들을 위해, 그들이 요구하는 보건지식,국민건강보험공단 지식은 무엇이며, 노인 요양시설에 들어가기 위한 각종 제도와 혜택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정확하게 제공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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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가 전하는 동물들의 사후세계
김태양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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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어린 왕자가 전하는 동물들의 사후세계』은 5살 때 유리엘 대천사로부터 동물과 소통하고,대화를 할 수 있 텔레파시 능력을 가진 9살 소년 김태양 작가의 첫번째 동물 이야기이며, 키우던 반려동물이 세사을 떠나고 느끼는 상실감,슬픔으로 인해 '펫로스증후군'을 겪는 어른들에게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얻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존재한다. 인간과 동물이 교감하며 살아가는 사회에서,우리는 인간의 삶에 비해 쩗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물들의 생애를 보면서,가족과 이별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키우던 동물을 누군가가 학대하면, 부노하고, 고통스럽다. 슬픔과 상실감,분노와 슬픔이 한순간에 찾아올 수 있다.



책 『어린 왕자가 전하는 동물들의 사후세계』은 인간에게 사후세계가 있다고 믿는 것처럼, 반려 동뭉 또한 사후세계가 있다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이승이 있다면, 저승이 존재하고, 동물 천국이 있으면, 동물 지옥도 존재한다. 고양이, 강아지, 뱀, 사자, 코끼리, 알비노, 돌고래, 낙타 등등 우리는 동물과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잊지 않게 해주고 있었다.



세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배움,가르침이라는 소소한 가치다.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겸손하게 배울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9살 어린왕자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동물에 대한 사랑과 배려,존중이다. 책에서 느낄 수 없는 무형의 가치들이다. 어릴 적 우리가 생각햇던 소중한 가치들을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나 하나 잊고 살아간다. 후회하며 살아가고,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며 살아가며, 눈치만 보고 소심해진다.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때로는 소리지르고, 눈물 흘리고, 춤을 추고, 상상하고, 선을 넘을 때도 있다. 어린 왕자가 생각하는 동물의 천국에서 어떤 생활을 하며, 무엇을 추구하는지 알수 있다. 인간이 사는 세상은 주인이 주는 양만큼 먹을 수 있지만, 동물 천국에는 자기가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을 수 있고,자유롭게 쉴 수 있고, 편하게 놀 수 있다.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을 준비를 하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인간이 생각하는 천국이나 동물 천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인공지능 AI 프로그램이 만든 동물들의 삶과 일상,천국을 묘사하고 있어서, 독특하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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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 대부분 힘들고 가끔 좋았던 내 인생
김양미 지음 / 헤르츠나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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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음식점 앞까지 데려다준 '왱이콩나물국밥집'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했다.핸드폰으로 '왱' 뜻을 찾아봤다.'왕'이라는 뜻이었다.'왕콩나물국밥'을 대가리 하나 남기지 않고 다 긁어먹었다.아줌마가 시킨 대로 민박집 이름을 슬쩍 대자 고개를 끄덕이며 2천원을 빼줬다. 그 돈으로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16-)



그랬다. 아이들은 둘만 남겨진 집에 엄마 옷을 입은 호랑이가 들어올까 봐 잠금장치를 눌러놓앗다. 이 말은 아이들이 잠에서 깨어 스스로 열어주기 전까지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우리는 집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는 말이 된다. (-41-)



그날 따라 제일 먼저 출근한 A 선생님은 방석을 덕지덕지 덮어쓴 우리 모습에 너무 놀란 단발마의 비명을 질렀고, 잠결에 뭔 소리를 들은 남편은 실눈을 떴다가 교사실 앞에서 턱이 바질 모양으로 서 있는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남의 집 안방에 들어와 도둑잠을 잔 노숙자 부부는 그곳을 정신없이 도망쳐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집으로 돌아왔다. (-42-)



나는 겁 없는 철부지였고, 운좋은 젊은 여자였다. 사무장 아저씨, 스님 세분, 불목하니 아저씨까지 모두 남자였다. (-72-)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했고, 세상 물정 모르는 막내였다. 배꼽 인사 잘한다고 동네 슈퍼 아줌마가 콩나물 한 움큼 공짜로 주는 것도 아니었다.애 낳고 살아보니 하나에서 열까지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끝나는 세상이었다.그래서 늘 돈이 모자랐다. (-90-)



아빠가 돌아가시고 얼마 안 있어,엄마는 갑자기 눈앞이 뿌옇게 보이는 증상 때문에 안과에 갔다가 '급성 백내장'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몇 가지 주의를 들었고 그중의 하나가 바로 '머리염색'이엇다. (-99-)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회복실에 누워 있었다. 내가 마취에서 깨어난 절 확인한 간호사가 내 배를 꾹꾹 눌러 오로(출산 후 자궁에서 배출되는 분비물)를 빼냈다. (-121-)



낯선 사람들도 만나고 개도 만나고 고양이와 허수아비도 만났다. 나 혼자 불쑥 떠나온 여행길이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진작 떠나올 걸 그랬다. (-142-)



"인생 별거 없다. 너무 용쓰지 말고 대충 살아."

돈이라면 벌벌 떨며 아끼고 지리던 정숙씨가 비싼 커피까지 사주며 하는 말이라 열심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살아보면 별거 아닌 게 인생이지만 살아보지 않고서야 도저히 알수 없는 것 또한 인생이니까. (-192-)



김양미 작가의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은 명랑 에세이다. 첫번째 출간된 소설집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 는 경인일보 신춘문예 수상작이다. 에세이집은 두번째로 나온 , 소소한 일상을 느낄 수 있는 따스한 에세이다.



나는 『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을 김양미 판 한지붕 세가족이라 부르고 싶었다.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졌으며, 자신의 가난한 과거를 숨기지 않았다. 두 언니와 오빠 , 그리고 막내로 태어난 김양미는 첫째 언니 정숙씨와 12살 차이가 난다는 것은 21세기 정서로 보건데, 매우 독특하다.



허당 이미지, 철부지 ,세상 ㅁ불정 모르며 살아오면서, 마주하는 부끄러움을 여과없이 책 한권에 담아놓고 있었다. 문을 잠근 아이들 때문에,학교에서 신랑과 함께 밤을 세우며 자야 했던 에피소드, 가족이나 다름없는 반려 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느꼈던 상실감,신용카드르 생각없이 써서 난처했던 기억, 곱창집, 편의점 알바로, 돈도 얻고 , 작가로서의 문학적 염감도 얻었다. 편의점 알바에서 가장 난감한 적은 손님 앞에서, 방광이 터질 것 같은 순간이다.



부모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애틋하다.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시고, 혼자가 된 엄마는 이제 ,하얀 백발이 되었다. 그 엄마가 부끄러웠던 막내 딸 양미씨, 엄마의 나이가 되고 보니, 철부지 양미씨는 스스로 부끄러움을 마주하게 되고,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엄마 마음은 부모가 되어봐야 안다고 하였던가, 양미씨는 생계형 작가이면서, 매운 인생 이야기를 책 한 권에 담고 있었다.마취 없이 생살을 찢어야 햇던 고통스러운 순간을 견디고 세상에 나온 아이는 매우 소중한 아들이었다.명백한 의료과실이었고, 의사는 자신의 의료 실수를 비싼 술로 퉁쳤다.지금같았다면, 뉴스,언론, 유투브에 떴을 상황이었건만,그댄 그렇게 살았고,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인생을 견뎌왔다.



에세이는 담백하고 솔직하다. 우리 일상 속에 양미씨 인생 비슷한 일상 하나는 있을 것이다.나의 부끄러움,나의 실수, 그리움, 미안함, 나의 바보스러움, 나의 멍청한 순간,그 순간에는 매우 난처했고,, 화가 나고, 고통스러운 순간이었건만,지나고 보면, 다 애틋하고, 소중하고, 무모하고, 용기가 필요했던, 행복했던 추억이다. 대충대충 살아야 한다는 정숙씨의 말이 와닿는 명랑발랄 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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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상륙작전 - 마드리드의 골때리는 그녀들
김정선 지음 / 서교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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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9월 13일 23시, 최병흠 중령이 이끄는 500명의 대원들은 함경북도 청진항에 상륙,작전수행 중 전원 산화했다는 기록은 모두 삭제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본선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뛰어든 자매와 그들의 지원군 세 사람은 70여 년 전 '청진상륙작전'을 누가 ,도대체, 왜 . 어떤 방법으로 대한민국 역사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든 것인지 밝혀내기 위해 비밀 작전을 수행 중인 것이다. (-13-)



미조는 길모퉁이 쪽을 돌아 인파에 섞여 사라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편의점 직원은 차림새도 별스러운 두 중년 여성을 경계의 눈으로 쳐다보았다. (-65-)



인애는 그곳에서 세례성사를 받고 박마리아 로사로 다시 태어났다. 그때부터 어렴풋이 성소(聖召)의 꿈을 키웠다. (-96-)



인애가 아는 한 남편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그 참상을 몸소 겪은 병흠은 그것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강해져야만 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월남 파병은 외화 획득 측면에서나 실전을 통한 강병을 위해서나 긍정적으로 논의할 사안이라고 주장한 사람이었다. (-167-)



"내가 너무 순진했어.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인터뷰를 미루 때부터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이렇게 말도 안되게 당하다니."

대찬은 분기를 누르지 못하고 자책했다. (-220-)



대한민국은 전세게 유일의 분단 국가다. 1945년 광복 이후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이 남한을 침투하였으며,멕아더 장군이 이끌었던,1950년 9월 15일 일어난 인천상륙작전으로, 북한의 공격을 저지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인천상륙작전을 은폐하기 위해서, 원산 상륙작전,창진산륙작전 등이 기획되었으며, 인천상륙작전을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중요한 책임을 한국군인은 가지고 있었다.



2024년 영덕에 다녀오면서,대한민국에 장사 상륙작전이 있었던 곳에 다녀왔다. 1950년 9우러 15일부터 9월 19일까지 이어진 장사상륙작전으로 인해 소년군이 대거 희생되었다는 거 알게 되었다. 청진상륙작전 또한 500명의 군인들이 희생되었고, 그 중심에 최병흠 중령의 희생이 있다.



이 소설은 한편의 편지에 의해서 만들어진 소설이다. 최병흠 중령과 그의 아내 박인애 사이에 태어난 자매들이 트롯 공연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다루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 미디어와 방송을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었다.하지만, 세 자매는 누군가에 의해 미행당하고 있었고, 일거수 일투족 감시당한 상태에서, 도청 당하고 잇었다그들은 진실을 은폐하고자 하였던 이들이고, 그들이 감추고 잇었던 것은 최병흠 증령의 가족과 엮여 있다.아직 살아있었던 창진상륙작전 직전 발견된 전쟁 고아, 장단이, 장단이와 최미조, 최미동, 최미사 수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죽음을 마주하면서,겪어야 했던 고통과 아픔,군인으로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나섰으며,그 안에 감춰진 어두운 그림자를 목도하게 된다. 사람의 고통 너머에 숨겨진 음모는 맨해튼 '나라빛사랑교회'와 엮여 있었으며, 1971년 12월 25일 발생한 166며의 희생자가 나온 대연각호텔 화재 사건과 서로 엮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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