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재테크의 미래 - 대한민국 미래의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투자법
정재윤 지음 / 다산3.0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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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이라면 1990년대 은행예금 금리가 어느정도인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 당시 지역은행에 맡겨놓은 통장에 찍혀 있었던 돈 30만원이 생각난다. 그 때 분기별로 이자가 나왔으며, 1분기당 7500원 정도 이자가 찍혔다. 4분기 3만원에 가까운 돈, 보통예금 통장에 찍힌 예금 이자 치고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연이율 10퍼센트의 이자를 줬던 은행들의 모습은 이제 과거의 그림자처럼 흐릿해지고 있다. 우리는 그때부터 부자가 되길 꿈꾸고 있었다. 부자가 되면 모든게 바뀔 줄 알았다. 김정은의 '여러분 부자 되세요'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건 , 그 광고가 우리들의 욕망을 정확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빨간 산타옷을 입고 있었던 김정은의 모습이 여전히 기억이 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지고 있다. 그 때 당시 은행의 컴퓨터는 486 정도의 사양이었고, 
은행은 고객의 돈을 받아 기업에 대출해 돈을 버는 구조였다. 절대적인 자산의 부족으로 인해 기업은 은행의 돈을 빌려 기업 성장을 꾀하였고, 정부는 대기업 특혜에 가까운 혜택을 주면서 기업의 비리를 묵인해 왔다. 정작 그것이 IMF 라는 돌발적인 상황이 나타날 거라고는 그 누구도 꿈꾸지 못했다. 이웃 일본이 부동산 거품이 꺼저 잃어버린 10년이 지나가는 그 무렵 우리는 우물안의 개구리 마냥 자가 당착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경제 위기를 경험했음에도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들은 자가당착에 빠지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자금이 은행이 아닌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은행은 고객의 돈을 예치하고 대출을 하는 주 업무가 아닌 주식 펀드 상품으로 고객을 불러 들이는데 혈안이 되었더. 펀드 상품 구매, ELS 는 그렇게 은행을 매개체로 하여 금융 상식에 대해 잘 모르는 단골 고객의 호주머니를 털어가게 된다. 이 책에는 그런 우리들의 과거의 현실들을 조목조목 이야기 하고 있으며, 금융 상품과 주식시장, 부동산 시장에서 우리들은 어떻게 투자를 하고 자산을 불려가야 하는지 대안을 제시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에게 장미빛 미래를 제시하지 않는다. 금융 상품을 파는 자칭 우리가 말하는 전문가들은 우리에게 수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은행이나 증권사, 방송과 미디어를 통해 흘러 나오는 애널리스트나 펀드 매니저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은 고객의 돈을 가져가 자신이 소속된 조직의 자산을 불리는 것이 주목적이다. 고객이 부자가 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하지만 우리들은 정보에 어둡기 때문에 그들에게 돈을 맡겨놓고 일정한 수입을 얻을 거라는 착각 속에 놓여지게 된다. 저위험 고수익이라는 달콤한 말에 속아 보장성 금융상품이라는 미끼에 걸려들고 만다. 그들에게 마케팅은 상당히 유용한 도구이다. 그들이 제시하는 정보는 왜곡되고, 자신의 이익을 충족시키는데 최적화 되어 있다. 그건 제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현 시점에도 마찬가지다.


사실 이 책은 <제4차 산업 혁명 제테크의 미래>라고 제목을 지어놓았지만,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내용은 상당히 적다. 기껏해야 마지막에 부수적으로 로봇어드바이저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해 잠시 이야기할 뿐이다. 로봇 어드바이저는 뱅가드와 찰스 슈왑이라는 기업에서 제공하는 금융서비스이며, 아직 우리에겐 요원한 서비스이다. 여전히 로봇 어드바이저는 우리의 법률과 제도에 묶여 있으며 활성화 되고 있지 않다. 여기서 주요한 것은 로봇 어드바이저가 우리 삶에 들어오더라도, 고객에게 수익성 보장은 현실화 되긴 어렵다는 점이다.다만 로봇어드바이저는 자산관리에 있어서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며 고객의 자산을 잘 관리하고 포트폴리오를 꾸미는데 있어서 유용하게 쓰여진다. 그건 금융당국과 고객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결국 우리앞에 놓여지는 변화들은 우리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인간의 욕망은 변화를 추구하는 쪽과 변화를 거부하느 이들의 충돌은 불가피하게 만든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햐 하는지 , 세상에 놓여지는 합법적인 사기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고, 반응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서 방향을 잡아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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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버 -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
하형록 지음 / 청림출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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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취미는 마라톤입니다. 마라톤을 할 수 있다는 건 두 다리가 튼튼하고 심장이 튼튼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누군가에겐 당연하지 않다는 걸 놓치고 살아갑니다. 세상에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지 못하고 , 서운함을 표출하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나 또한 거기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이기적인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고, 세상의 불합리한 상황을 참지 못하고 분노를 표출합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잊고 살아갈 때가 더 많습니다. 저자 하향록씨는 이웃 사랑을 그대로 실천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의 성공으로 이어졌으며, 남에게 베푼만큼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감동이란 이런 거구나 깨닫게 됩니다. 13살 부산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하형록씨는 미국의 중견 건축가로서 30대가 되자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그에게 불행이 찾아왔으며, 심장이식이 반드시 필요한 환자로서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1990년대 초반 자신이 하던 일을 접고 , 병실에서 5개월간 기다려야 했던 시간들, 자신이 원하는 심장이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드디어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하형록씨는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 할 그 권리를 내려 놓게 됩니다. 가족이 말리고 남들이 말리는 그 순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심장 이식을 하지 않으면, 이틀안에 죽을 운명을 가진 이에게 자신릐 권리를 양보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용기였습니다. 자신이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그 순간에 내려놓는다는 건 책에서 말하는 페이버(favor)입니다. 저자는 정(情)이란 우리말이 영어로 대체하지 못하는 것처럼 , 페이버 (favor) 또한 한글로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성경에 쓰여진 은혜로움이나 은총은 페이버(favor)을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었습니다.하지만 하형록씨는 그걸 몸소 실천하였고, 일주일 뒤 생명이 위태로운 그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누릴 수 있었던 심장이식 수술은 그렇게 성공적으로 이식되었고, 저자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찾아왔습니다. 의료보험 혜택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은 계속 치료를 받아야 했던 것입니다. 아내는 자신에게 이유없는 행동을 보여줬고, 그것이 또다른 고통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6년 뒤 저자는 비로소 아내의 행동을 이해하게 됩니다. 자신이 이식받은 심장은 정상적인 심장이 아니었던 것이며, 남편의 행동이 두려움으로 연결되었던 것입니다. 10년의 수명을 가지고 있는 심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6년 뒤 심장 재이식을 하게 됩니다. 미국 의료법에서는 평생 두번 만 심장이식이 가능한 법률이 정해져 있으며, 그 한번을 놓쳐 버렸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웃 사랑이며, 자신의 또다른 행운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하형록씨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면 뭐 하나 순탄한 것이 없었던 것입니다. 직장에 돌아와 일을 해야 했던 저자는 치료비를 감당하는 것조차 힘겨운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실천했던 고귀한 이웃 사랑은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그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를 만들어 주차 타워 설계 및 감리 감독을 도맡아 했던 저자에게 쉽게 프로젝트를 준다는 건 쉽지 않는 선택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선듯 하형록씨의 인생과 삶을 바라보면서 신뢰를 표하게 되고, 그에게 일감을 주게 됩니다. 20여년간 주차 타워를 설계감리 감독하였으며 프로젝트를 1000여건 따내고 그것을 무사히 마무리 짓게 됩니다.


저자의 미국 이름은 팀하스 입니다. 그의 회사 이름 또한 팀하스입니다. 서브프라임으로 인해 다른 기업들이 인력감축을 꾀학던 그 순간에 팀하스는 자신의 뼈를 깍는 고통으로 함께 이겨나가게 됩니다. 20여년간 3명의 직원을 구조조장 한 것 이외엔 다른 직원들을 자신의 가족처럼, 이웃처럼 생각하며 대하게 됩니다. 때로는 손해를 보
더라도, 신뢰를 얻기 위해서, 이웃 사랑을 실천하였으며, 그것은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위기의 순간이 올 때 마다 하나님의 페이버(favor)이 찾아와 기적을 일으키게 됩니다. 저자에게 다시 찾아온 기회, 플로리다 말린스의 주차타워 설계를 할 수 있었던 건 저자의 경험과 경력 뿐 아니라 저자의 이웃사랑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이 책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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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책을 읽는 방법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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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노 게이치로의 작품을 모두 읽기로 결심하고 난 이후 그의 내면이 채워져 있는 다양한 문학 소설들을 접하게 되었다. 국내에 신간으로 번역된 히라노 게이치로의 <마티네의 끝에서>를 알게 되고 나서 그가 쓴 장송이라는 소설을 집어들게 된 것이 처음이다. 그의 문학에 끌리게 된 건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에서 느꼈던 무게감이며, 그를 왜 천재 소설가라 부르는지 궁금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보다는 히라노 게이치로가 일본 노멜 문학상을 탈 가능성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그 무렵이다.대중적이지 않지만 그의 생각과 가치관은 사람들이 무시할 수 없는 문체들을 담아낸다. 


이 책에는 그의 슬로 독서법이 등장한다. 슬로 독서법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의미있는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이다. 정보 시대가 도래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속독법이 유행하게 되었으며, 속독법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들이 우리 사회에 침투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생각에 대해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슬로 독서와 슬로 라이팅을 하며, 다른 일본 작가들에 비해 작품 수도 상당히 적은 편이다. 그의 느린 독서법은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으며, 자신의 독서법을 체크하는데 있어서 유용하다.


속독법은 명사와 동사를 중요시 한다. 정독은 조사와 조동사, 접속사 하나 하나 체크해 나가면 읽어간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독서를 하면서 빈 여백에 자신의 생각이 들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느린 독서, 사전을 가까이 하면서 독서 하는 것,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려면, 독서 하는 과정에서 자주 물어봐야 한다고 히라노 게이치로는 언급한다. 접속사는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는 하나의 연결고리이다. 하지만, 그러나,그렇지만 등등 접속사에 대해 작가는 왜 이 순간에 접속사를 등장시켰는지 독자 스스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슬로 독서에서 필요한 것은 멈춤이다. 독서를 하다가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는 것, 작가의 감정 동선에 따라 자신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소설 속에서 생략된 주어를 찾으려면 속독법은 바로 확인할 수 없다. 슬로독서법은 생략된 주어를 찾을 수 있다. 슬로 독서법은 문학 작품에서 사람들의 연결고리를 파악하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 가치관을 이해하는데 유용하게 쓰여진다.


책에는 미시마 유키오, 카프카, 나쓰메 소세키, 그리고 자신이 쓴 장송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카프카의  <다리>와 푸코의 <성의 역사1>를 읽어가는 그 과정이 흥미롭다. 난해한 작품을 쓰는 대표적인 작가 카프카의 소설을 이해하려면, 그의 문장 하나 하나 해체하고, 다시 통합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저자는 책에 밑줄을 그어가면서 그 흔적들을 독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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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슬로 리딩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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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노 게이치로의 작품을 모두 읽기로 결심하고 난 이후 그의 내면이 채워져 있는 다양한 문학 소설들을 접하게 되었다. 국내에 신간으로 번역된 히라노 게이치로의 <마티네의 끝에서>를 알게 되고 나서 그가 쓴 장송이라는 소설을 집어들게 된 것이 처음이다. 그의 문학에 끌리게 된 건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에서 느꼈던 무게감이며, 그를 왜 천재 소설가라 부르는지 궁금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보다는 히라노 게이치로가 일본 노멜 문학상을 탈 가능성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그 무렵이다.대중적이지 않지만 그의 생각과 가치관은 사람들이 무시할 수 없는 문체들을 담아낸다. 


이 책에는 그의 슬로 독서법이 등장한다. 슬로 독서법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의미있는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이다. 정보 시대가 도래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속독법이 유행하게 되었으며, 속독법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들이 우리 사회에 침투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생각에 대해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슬로 독서와 슬로 라이팅을 하며, 다른 일본 작가들에 비해 작품 수도 상당히 적은 편이다. 그의 느린 독서법은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으며, 자신의 독서법을 체크하는데 있어서 유용하다.


속독법은 명사와 동사를 중요시 한다. 정독은 조사와 조동사, 접속사 하나 하나 체크해 나가면 읽어간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독서를 하면서 빈 여백에 자신의 생각이 들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느린 독서, 사전을 가까이 하면서 독서 하는 것,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려면, 독서 하는 과정에서 자주 물어봐야 한다고 히라노 게이치로는 언급한다. 접속사는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는 하나의 연결고리이다. 하지만, 그러나,그렇지만 등등 접속사에 대해 작가는 왜 이 순간에 접속사를 등장시켰는지 독자 스스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슬로 독서에서 필요한 것은 멈춤이다. 독서를 하다가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는 것, 작가의 감정 동선에 따라 자신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소설 속에서 생략된 주어를 찾으려면 속독법은 바로 확인할 수 없다. 슬로독서법은 생략된 주어를 찾을 수 있다. 슬로 독서법은 문학 작품에서 사람들의 연결고리를 파악하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 가치관을 이해하는데 유용하게 쓰여진다.


책에는 미시마 유키오, 카프카, 나쓰메 소세키, 그리고 자신이 쓴 장송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카프카의  <다리>와 푸코의 <성의 역사1>를 읽어가는 그 과정이 흥미롭다. 난해한 작품을 쓰는 대표적인 작가 카프카의 소설을 이해하려면, 그의 문장 하나 하나 해체하고, 다시 통합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저자는 책에 밑줄을 그어가면서 그 흔적들을 독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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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Let Me Go (Paperback, Media Tie In)
Ishiguro, Kazuo / Vintage Book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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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인간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평화로움과 통제와 감시가 현실이 된 미래의 모습, 이런 장르의 소설을 우리는 SF 소설이라 부른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으면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과 달리, 비슷한 SF 장르와 흡사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를 읽으면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면서 읽게 된 것은 이 소설이 우리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있을 거라는 생각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로 온전하게 가지고 있지만 윤리적인 문제로 실행하지 못하는 것, 장기 기증과 이식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소설 속 내용은 법과 제도, 국민의 합의만 갖춘다면 얼마든지 우리 앞에 놓여질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인간의 삶을 들여다 보면 우리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행위를 했는지 눈여겨 볼 수 있으며, 인간 복제는 과거의 역사에 비해 그나마 윤리적으로 나은 상황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지극히 평화론운 (?)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윤리적인 틀에 인간의 삶을 가두려 하는 건 아닌지,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의 본질과 존재를 들여다 보면 이 소설이 가지는 가치는 무엇인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채워 나가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마>의 장르는 SF 소설이다. 인문학적인 철학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며, 정말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이 소설을 읽어나가게 된다. 만약 우리가 인간 복제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면 우리는 상품으로서 인간을 어떻게 통제하고 다루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 소설 속 루시 선생님이 던지는 메시지를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인간 복제품을 클론이라 지칭하고 있으며, 인간과 분리 시키고 있다. 클론과 인간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자아와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인간과 달리 클론은 그걸 알지 못한다. 소설 속에서 클론으로서 캐시의 모습, 캐시는 근원자를 찾아 다니고 있다. 근원자를 찾는다는 건 자신의 자아를 인식하는 과정이며, 정체성이라 볼 수 있다. 인간의 근원을 아담과 이브에서 찾으려 했던 것처럼, 우리의 정체성의 근원자는 단군 할아버지였다. 자신은 누구에게 복제되었는지, 그걸 찾아다니는 그 과정을 흥미롭게 바라보면, 인간 복제와 윤리의 상관관계를 엿보게 된다.


"그 방법이 너한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것만은 잊지마. 이곳 헤일셤에서 적어도 한 사람은 그 점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말이다. 적어도 난 네가 좋은 학생이고 그동안 알아 온 다른 학생들처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네가 얼마나 창의적인디는 중요하지 않아." (p47)


루시 선생님의 메시지는 이 소설에서 클론의 존재론적인 이유를 명확하게 규정짓고 있다. 헤일셤에서 교육을 받고 루시 선생님 밑에서 교육과 학습을 받는 인간의 복제품으로서 클론의 존제 가치는 절대적으로 인간의 부속품에 불과하다.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장기 대체품으로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교육과 학습을 하고 난 뒤 클론은 간병인으로서 살아가야 한다. 인간의 장기기증과 이식과정을 눈으로 보고, 또다른 클론의 운명을 바라보는 것이 그들의  첫번째 운명이다. 또한 클론의 종착지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다. 장기 기증을 여러차례하고 난 뒤 소모품으로서 가치가 없는 클론은 죽음을 맞이 하게 된다. 인간에게 창의적인 생각은 큰 힘을 가지고 있지만, 목적과 운명이 분명히 정해져 있는 클론에게 창의적인 생각은 위험적인 요소이다. 나는 이 대목을 보면서 과거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과 독일이 자행했던 것들이 떠오르게 된다. 그들은 유대인과 조선인을 하나의 클론으로 대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20년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창의적인 생각을 하도록 교육받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종관계이면서, 인간의 삶의 방식을 모방하고 있지만, 인간으로서 가치를 부여받지 못한 킇ㄹ론의 존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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