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ddlepause : On Life After Youth (Paperback)
Marina Benjamin / Scribe Publications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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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직업, 집, 아이들, 심지어 중요한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여태껏 내가 선택해온 모든 것에 대해 갑자기 다시 생각하게 되고 바꾸고 싶어지니까 . 하지만 이제 다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 바꾸기가 쉽지 않잖아." 그 친구는 인생의 후반기로 접어들자마자 갑자기 세상이 후진 기어로 바뀌면서 자신이 인생 전반기에 이룬 모든 것을 무너뜨리려는 것 같다며 ,중년이란 나이의 대담한 공격에 비틀거렸다. (p26)


'중년'이란 말이 보편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이었다. 원래 중년이란 말은 사회 경제적인 배경과 관련 있었다. 대서양 양편에서 제국주의와 산업화로 중산층이 늘어나고 생활이 풍요로워지면서 중년이란 말은 인구통계학적으로 자녀를 적게 낳는 추세와 연결되었다. (p88)


나는 그리 오래지 않아 이해하게 되었다. 나이 든다는 것은 세상을 누비고 싶어하는 두 발에 매달리는 대신, 마음을 진정시키는 다정한 말과 지루한 눈물과 짧은 한숨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때가 된 것임을, 그리하여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일은 자신의 자아를 풍요롭게 하는 것뿐임을..(p195)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소년이 청년이 되고, 청년은 중년이 된다. 중년은 노년이 되어서 새로운 삶과 마주하게 된다. 죽음을 바라보는 나이, 죽음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나이가 중년이라는 나이의 테두리 안에 있었다. 왜 우리는 중년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며, 중년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이 책은 남성이 아닌 여성의 삶 속에서 중년을 바라보고 있다.그리고 중년은 인간에게 또다른 위기로서 인지하면서 살아간다.


중년은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 앞에 놓여진 그 시기의 삶은 또다른 위기와 만나게 된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 반면에 우리 몸은 그 변화를 크게 자각하지 못하고, 중년은 중년 그대로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쓸쓸함과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그 나이에, 현대인들은 결혼이 늦어지면서 20세기 후반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년과 21세기 지금 현대인에게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년에 대한 인식은 점차 바뀌고 있다.


그들은 나이가 들고 싶지 않다. 중년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가고 싶어한다. 중년이 지나면, 곧바로 노년, 시니어로 불리게 되는 그 상황이 불편하다. 여전히 청춘이었던 그 시기로 되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과학기술과 의료 기술의 힘을 빌려서 자신의 전성기 시절의 과거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그들에겐 언제나 숨어 있다. 폐경기가 오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었지만, 심리적 압박은 여전히 중년에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모습들은 이 책을 쓴 마리나 벤저민 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과거엔 중장년이라 불렸던이들이 이젠 장년이라는 단어조차 삭제하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지 못하고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저자는 이제 결혼하고 십대 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삶의 패턴은 우리또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 경제적 활동 시간도 그만큼 늘어나야 하지만, 우리 사회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그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 중년과 가장 밀접하다. 10대 청소년 어린 나이에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도리어 죽음을 생각하는게 이상하고 안타까운 거다. 하지만 중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죽음을 떠올리게 되고 의식하게 된다. 나와 함께 살고 , 함께 대화를 하고 식사를 하던 사람이 갑자기 세상과 이별을 할 수 있다는 걸, 중년들은 매순간 자각하고 ,의식하고, 느끼며 살아간다. 중녀이 되면 허무함과 쓸쓸함을 많이 느끼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죽음과 허무함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 그것을 감춰버린다. 그래야만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과 걱정, 쓸쓸함과 허무함을 동시에 얻는 가운데, 그것이 내 몸 안에 층층히 쌓임으로서 스스로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위기에 노출하고, 다양한 부정적인 심리기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군가의 분노와 아픔 ,쓸쓸함을 마주할 대 그 사람의 인생 스펙트럼을 들여다 보고, 그의 나이테를 본다. 그래서 중년을 잘 살아야 하는 이유, 중년을 잘 살아야 하는 이유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중년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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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잠시 멈춤 - 나를 위해 살아가기로 결심한 여자들을 위하여
마리나 벤저민 지음, 이은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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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교 ,직업, 집, 아이들, 심지어 중요한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여태껏 내가 선택해온 모든 것에 대해 갑자기 다시 생각하게 되고 바꾸고 싶어지니까 . 하지만 이제 다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 바꾸기가 쉽지 않잖아." 그 친구는 인생의 후반기로 접어들자마자 갑자기 세상이 후진 기어로 바뀌면서 자신이 인생 전반기에 이룬 모든 것을 무너뜨리려는 것 같다며 ,중년이란 나이의 대담한 공격에 비틀거렸다. (p26)


'중년'이란 말이 보편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이었다. 원래 중년이란 말은 사회 경제적인 배경과 관련 있었다. 대서양 양편에서 제국주의와 산업화로 중산층이 늘어나고 생활이 풍요로워지면서 중년이란 말은 인구통계학적으로 자녀를 적게 낳는 추세와 연결되었다. (p88)


나는 그리 오래지 않아 이해하게 되었다. 나이 든다는 것은 세상을 누비고 싶어하는 두 발에 매달리는 대신, 마음을 진정시키는 다정한 말과 지루한 눈물과 짧은 한숨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때가 된 것임을, 그리하여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일은 자신의 자아를 풍요롭게 하는 것뿐임을..(p195)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소년이 청년이 되고, 청년은 중년이 된다. 중년은 노년이 되어서 새로운 삶과 마주하게 된다. 죽음을 바라보는 나이, 죽음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나이가 중년이라는 나이의 테두리 안에 있었다. 왜 우리는 중년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며, 중년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이 책은 남성이 아닌 여성의 삶 속에서 중년을 바라보고 있다.그리고 중년은 인간에게 또다른 위기로서 인지하면서 살아간다.


중년은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 앞에 놓여진 그 시기의 삶은 또다른 위기와 만나게 된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 반면에 우리 몸은 그 변화를 크게 자각하지 못하고, 중년은 중년 그대로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쓸쓸함과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그 나이에, 현대인들은 결혼이 늦어지면서 20세기 후반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년과 21세기 지금 현대인에게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년에 대한 인식은 점차 바뀌고 있다.


그들은 나이가 들고 싶지 않다. 중년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가고 싶어한다. 중년이 지나면, 곧바로 노년, 시니어로 불리게 되는 그 상황이 불편하다. 여전히 청춘이었던 그 시기로 되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과학기술과 의료 기술의 힘을 빌려서 자신의 전성기 시절의 과거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그들에겐 언제나 숨어 있다. 폐경기가 오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었지만, 심리적 압박은 여전히 중년에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모습들은 이 책을 쓴 마리나 벤저민 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과거엔 중장년이라 불렸던이들이 이젠 장년이라는 단어조차 삭제하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지 못하고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저자는 이제 결혼하고 십대 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삶의 패턴은 우리또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 경제적 활동 시간도 그만큼 늘어나야 하지만, 우리 사회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그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 중년과 가장 밀접하다. 10대 청소년 어린 나이에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도리어 죽음을 생각하는게 이상하고 안타까운 거다. 하지만 중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죽음을 떠올리게 되고 의식하게 된다. 나와 함께 살고 , 함께 대화를 하고 식사를 하던 사람이 갑자기 세상과 이별을 할 수 있다는 걸, 중년들은 매순간 자각하고 ,의식하고, 느끼며 살아간다. 중녀이 되면 허무함과 쓸쓸함을 많이 느끼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죽음과 허무함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 그것을 감춰버린다. 그래야만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과 걱정, 쓸쓸함과 허무함을 동시에 얻는 가운데, 그것이 내 몸 안에 층층히 쌓임으로서 스스로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위기에 노출하고, 다양한 부정적인 심리기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군가의 분노와 아픔 ,쓸쓸함을 마주할 대 그 사람의 인생 스펙트럼을 들여다 보고, 그의 나이테를 본다. 그래서 중년을 잘 살아야 하는 이유, 중년을 잘 살아야 하는 이유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중년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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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씨 호밀밭 소설선 소설의 바다 3
강동수 지음 / 호밀밭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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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바다를 홀로 떠다니자니 무섭다. 은수와 같이 다닌다면 이렇게 겁이 나진 않을텐데.. 그래도 나는 갈 것이다.불과 물, 그리고 얼음의 도가니를 건너야만 생명을 다시 얻는다면 나는 기꺼이 그곳을 통과할 거다. 어둡고 컴컴하게 벌어진 땅의 아가리에라도 주저 없이 뛰어들 거다. 그래야만 은수를 다시 만나고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생이라는 게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부표의 점멸등처럼 흐리고 약한 것이라는 걸 나는 죽어서 깨닫는다. (p152)


생과 사는 엮여 있다. 생이 어느 순간에 사가 될 수 있고, 사가 생이 될 수 있다. 죽음이 삶으로 바뀌는 순간 우리는 안도의 한순을 내밷지만, 그 반대의 상황이 우리 앞에 놓여지면, 우리는 고통과 슬픔에 몸서리 치게 되고, 위로를 얻기 위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누군가의 죽음이 자본이 되고, 권력이 되면서 그렇게 살아온 현대의 지금 삶 속에서 때로는 죽음보다 자본과 권력이 앞서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철저히 자본의 논리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보자면, 우리가 자본을 바라보는 시선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교차되고 , 충돌될 가능성도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해 서두에 밝혀놓은 이유는 소설가 강동수의 <언더 더 씨>를 언급하기 위해서였다. 책은 7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으며, 일곱 편에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느 것은 삶과 죽음이다. 첫번째 작품 정염은 조선시대 정약용이 살았던 그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죽음과 관련하여, 그 죽은의 원인을 밝혀내고 있으며, 점룡과 수향이 불타죽은 원인을 들여다 보고 있다. 물론 죽음은 다양한 사람들이 얽혀 있으며, 그 흐름 속에서 죽음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 놓는지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두번째 단편은 <가족 소풍>이다. 책 제목과 달리 이 소설은 씁쓸함 그 자체이다. '(주) 굿윌 역할 대행' 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우리 삶 속에 비여있는 공간과 시간, 장소들을 채워 나간다. 때로는 팬이 되고, 때로는 가족 중 누군가가 되어서 시간을 채워주는 것, 그들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서 누군가를 대체하고 있다. 편모 가정이라면 아빠 역할을 대신해 주고, 편부 가정이라면 엄마 역할을 대신하고, 결혼식에서는 하객이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그 무엇이든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고 있다. 시간이 돈을 벌어다주고, 사람이 돈을 벌어다 주는 것, 수요와 공급이 있다면 그것이 돈이 될 수 있는 아이템이 된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단편이다.


네번째 이야기가 책 제목과 같은 <언더 더 씨>였다. 이 소설은 세월호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물속에 잠겨 버린 은수와 나. 나는 물속에 잠겨진 채 죽었지만, 죽은 것이 아니었다. 영혼이 살아남은 채 주인공 '나'는 세상을 관찰하고 있었다. 죽음이라는 실체에 접근하면서 , 사람들은 두 주인공의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관찰해 보는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영혼으로 존재하는 내가 자신이 왜 죽었는지 알지 못한 채 구천으로 떠도는 그 모습을 본다면, 살아있는 이들이 죽은 이들을 향하는 행동의 이유를 알 수 있으며, 죽은 이가 다시 가족 곁으로 되돌아 오지 않음에도 생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죽음에 대해서 왜 죽어야 했는지 찾기 위한 그 몸부림, 내 아이를 그대로 보낸 것에 대한 죄책감은 그렇게 누군가의 삶을 앗아가고 ,그것이 앞으로 똑같은 형태로 누군가를 삼킬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은 죽음에 대해서 원인을 찾고,진실을 찾기 위해서 연대라는 또다른 형태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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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빙의 숲
이은선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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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친구와 남편을 잃고 황망해하던 얼굴을 떠올리면 눈앞이 먹먹하게 흐려졌다. 배신감과 슬픔에 압도된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느라 정혜 쪽으로는 가지도 못했다. 가슴 아프지만 더 찾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 육십일 세들. (p29)

언제부터 기포들이 찾아왔는지 숲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뿌리와 돌들이 얽힌 자리에 물을 모아두고 ,때로는 바다 쪽으로 뻗어간 뿌리들에게도 그 물을 보내어 보듬어주는 일을 변함없이 해낼 따름이다. 제가 죽은 것을 모르고 갈 길도 알지 못하는 기포들을 잠시라도 편히 놓아두기 위해서 비자림의 이파리가 빽빽해졌다. (p50)


산다는 건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일까.소설가 이은선씨의 <유빙의 숲>을 읽기 전 장례식을 다녀오면서 느꼈던 내 삶의 화두였다. 장례식앞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군상들을 보면서, 나는 그것이 가져오는 슬픔의 근원은 어디인지 찾아보게 된다. 사람의 죽음과 동물의 사체. 그 두가지 모습에 대해서 인간이 바라보는 것은 양면적인 과정을 우리는 거치게 된다. 동물의 죽음은 그것은 오묘한 자연의 섭리에 따라가는 것이며, 죽음은 곧 생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순환과정이다. 밤면에 인간이 생각하는 죽음이라는 것,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은 인위적이면서 작위적이다. 때로는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언제든지 ,얼마든지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인간들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토나오는 발언들을 서슴치 않고 있다. 전혀 자연적이지 않는 우리가 생각하는 생명에 대해 다루는 우리들의 기준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것이 씁쓸함으로 다가왔다.


소설의 주 화두는 세월호였다. 책 제목이자 책에 담겨져 잇는 여덟편의 단편 소설 중 두번째 작품은 세월호를 주 타겟으로 삼고 있다. 희생자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지는 그들의 삶, 소설 속 조형사는 세월호와 바닷 속에 잠겨버린 희생자를 바라보는 미묘한 심리를 엿볼 수 있다. 해경에 지원하지 않아서 다해이라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조형사의 마음을 들여다 보며면 이해가 가면서도 씁쓸하다는 걸 감출 수 없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업이 그 누구보다 정보를 먼저 받을 수 있었고, 조카의 죽음에 대한 소식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조형사는, 자신이 조카의 시신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 맞닿뜨리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 안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진실과 마주하는 그 순간이 자신에게 찾아오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내가 조형사 입장이라면 어땠을까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었을 거다. 공교롭게도 나는 이 소설을 며칠전 장례식에서 복도했던 상황들과 연결시킬 수 밖에 없었다. 진실을 마주하면서 큰 슬픔에 잠겨 있는 사람과 남의 이야기처럼 일상적인 죽음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심리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어쩌면 후자에 가까운 존재였다. 전자에 가까웠던 사람은 나의 가까운 지인이었다. 누군가 진실을 말할 때 귀를 막았다는 지인의 말이 적극 공감하였다. 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어쩌면 거대한 쓰나미와 같은 두려움과 마주한다는 것과 동일시될 수 있으며, 지인은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거였다. 죽음 이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그렇제 죽음을 기억하면서 때로는 관찰자 입장에서 때로는 그것을 가슴에 묻어 놓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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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수업 - 낯선 아내를 만나러 갑니다
김준범 지음 / 북레시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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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느닷없이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내몰렸을 때의 아득함을 그 누가 짐작이나 할까요. 아픔은 같은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 제일 잘 알아요. 서로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모르는 당신, 당신이 몰랐던 나의 삶이 아직 우리 사이에도 가득하네요. 오늘 당신의 세상을 한 걸은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P43)

"꿈을 꾸었습니다. 살고 싶으면 당신이 가진 것 중 하나를 버리라고 해서, 집을 버렸습니다. 다시 물어옵니다. 살고 싶으면 하나를 또 버리라고, 그래서 직장을 버렸습니다. 버리고 버리다 더 이상 버릴 게 없는 제게, 다시 물어옵니다. 이제 남은 건 남편과 두 아들 뿐입니다. 사고 싶으면 하나를 버리라고..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더 이상 버릴 것도,버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 밤, 버려야 할 것들 가운데서 지켜야 할 것들과 마주했습니다. 지키기 위해 지지 않으리라 결심했습니다."(P59)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하잖아요. 건강을 잃은 만큼, 얻은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몸이 아프고 나니, 흘러가는 시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삶의 우선순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 놓아도 , 다 포기해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남편, 두 아이가 그런 존재였습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강해졌습니다. 지키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입니다.(P91) 

"남편이 나를 위해 건강에 좋다는 곳을 찾아갑니다. 건강한 숲이 있다고 전라도로 가족 여행을 떠났습니다. 맨발로 걸어야 효과가 좋다며 온 가족이 처음으로 맨발이 되었습니다. 발이 아팠지만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힘이 났습니다. 남편이 가져다준 선물입니다. (P114)


사람들은 사랑과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고 말한다. 그 말에 대해서 우리는 알고 있지만 깨닫지 못한다. 공기가 내 곁에 머물러 있음에도 , 물이 내 곁에 가까이 있음에도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게 되고, 아픔과 슬픔으로 남아있게 된다. 아득함과 슬픔이 교차된다는 걸 , 항상 내 가까운 누군가의 삶을 통해 보면서, 느끼면서 살아가는데도, 그 사람의 막막함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막막함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그 아픔을 나는 온전히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을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행복과 사랑을 스스로 만나게 된다는 것 또한 알게 된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우리들의 일상들 속에서 후회가 반복되는 이유는 바로 우리 스스로 행복을 얻을 권리, 사랑할 권리를 잃어버리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누군가 아프다는 것, 저자의 아내 이남희씨, 이남희씨의 남편 김준범씨, 두 사람은 사랑하였고,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슬픔이 찾아오게 되는데, 아내에게 찾아온 불청객은 암이었다. 그것은 난소암 3기였다. 모든 걸 내려 놓아야 한다는 걸 아내 이남희씨는 스스로 실천하고 있었다.그래서는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잔인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집을 내려 놓았고, 직장을 내려놓았고, 가진 것들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남편과 두 아들을 내려놓을 순 없었다. 살아갈 이유, 살아가야 할 의지는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그로 인해서 이남희씨는 스스로 넘어지지 않기로 했다. 아니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리라고 다짐하였다. 남편과 함께 하는 사랑과 행복이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게끔 해 주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에 오롯히 기록되어 있다. 사랑과 행복에 대한 정의, 틀리다는 걸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되는 그 순간, 두 사람은 온전히 사랑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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