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의 여자들 2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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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정관 재임기를 분명히 인기가 없을 뿐 아니라 실속도 없는 고난의 여정이 되게 하는 것은 키케로의 천성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잘하는 영역 내에서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문제로 관심을 돌렸다. 경제 상황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것인 반면, 법에는 사람의 손길이 반드시 필요했다. 키케로가 취임했다는 건 곧 이번만큼은 로마가 법률을 제정하는 집정관을 얻었다는 뜻이었고, 그러니 그는 법률을 제정항 작정이었다. (P11)


전집 집정관 열다섯 명이 도착했다. 마메르쿠스, 포플리콜라, 카툴루스, 토르콰투스, 크라수스, 루키우스 코타, 바티아 이사우리쿠스,쿠리오, 루쿨루스, 바로 루쿨루스, 볼카티우스 툴루스, 가이우스 마르키우스 피굴루스, 글라브리오, 루키우스 카이사르, 가이우스 피소였다. 집정관 당선자들과 수도 담당 법무관 당선자인 카이사르는 초대되지 않았다.키케로는 이 작전 회의를 자문 성격으로만 열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P87)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렌투루스 수라, 가이우스 코르넬리우스 케테구스, 푸블리우스 가비니우스 카피토, 루키우스 스타틸리루스, 당신들이 루키우스 세르기우스 카틸리나의 모반에 가담했는지 여부에 대해 전면 조사가 있을 때까지 당신들을 구금하겠소." 그는 마메르쿠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P108)


브루투스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율리아의 등을 쓸어내렸고, 그녀의 어깨에서 고개를 들어 자신의 입으로 그녀의 입을 찾아 더듬었다. 동작이 너무 서툴고 어설펐던 탓에, 율리아가 그 의도를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그의 기분을 상하지 않고 몸을 뺄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하여 율리아는 적어도 상대에 대한 연민으로 가즉찬 채 첫 입맞춤을 경험했다. (P190)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실라누스의 수석 릭토르가 말했다. 나머지 릭토르 열한 명은 재판소 주변의 소규모 군중을 옆으로 밀쳐냈다."현재 발효중인 원로원 최종 결의에 의거해 당신의 법무관 자격이 정지되었습니다.지금 이 순간부터 법무관 업무에서 일체 물러나십시오."(P294)


"폼페이아 술라, 풀비아, 클로디아 ,클로딜라를 데려오거라!"아우렐리아가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 모두가 용의자이니 내가 만나봐야겠다!" 그녀는 금박 장식 치마와 가발을 둘둘 감아 폴릭세네에게 건넸다."증거물이니 안전하게 보관해두어라."(P369)


세르빌리아는 얼굴을 들어 카이사르와 입을 맞추었다. 그와의 입맞춤을 이루는 것이 무엇인지 그 어느때보다 분명하게 느껴졌다. 이제까지는 항상 그와의 입맞춤을 너무도 강렬히 원했기에 그것을 음미하고 분석해볼 여유가 없었다. 세르빌리아는 감각과 영혼의 완벽한 결합을 느끼며 카이사르의 목을 두 팔로 감았다. 그의 피부는 살짝 거칠어진 느낌이었고,희생제물을 태우는 불과 시커면 화로 속 재의 냄새를 희미하게 풍겼다. 세르빌리아는 살갗과 혀로 카이사르를 느끼며 생각했다. (P405)


카이사르의 아내는 여전히 세르빌리아였다. 그리고 딸 율리아는 아름다웠으며, 브루투스에겐 어울리지 않는 그러한 아름다운 미모를 간직하고 있다. 카이사르의 권력을 쥐고자 하는 욕망은 브루투스가 간직하고 있는 가문과 로마의 제일가는 부자로서의 브루투스 가문에게서 상속받은 돈이었다. 그것은 카이사르의 미래를 보장해 주는 무언의 가치였다. 카이사르는 이제 여섯 여신관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딸과 아내, 그리고 아름다운 어머니 아울렐리아가 있었다. 카이사르는 권력에 대한 탐닉, 로마의 최고의 일인자가 되기에 충분한 모습을 가지게 된다.


키케로, 그는 로마의 수석 집정관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 법을 집행하고 바꾸려 하게 된다. 그러나 언제나 기득권을 가진 이들의 반발을 불러오게 되었고, 카이사르와 키케로의 설전, 카이사르의 연설은 카이사르의 존재감을 뽐내게 만들었다. 키케로와 카이사르의 권투 대결에서 마지막까지 가는 설전에서 키케로가 마지막 판정승을 얻었지만, 대중들이 카이사르가 승자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형국이 로마에 펼쳐지게 된다. 그만큼 카이사르가 가지고 있는 인물로서의 모습 뿐 아니라, 그의 지적인 능력, 브루투스와의 정략 결혼으로 얻게 된 재물은 카이사르에게 부족할 것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반란이 일어났고, 키케로는 수습하려고 하게 되었다. 암묵적인 경쟁자였던 법무관 카이사르는 빼 놓았고, 자신의 원하는 것을 얻고 싶어하는 키케로의 처세술이 돋보이게 된다. 그로 인하여 점차 키케로에게 빈정상하게 된 카이사르는 점점 더 키케로에게 칼을 드러내는 또다른 문제들을 노출하게 된다. 한편 카이사르와 함께 하는 세르빌리우스는 점점 더 불안을 느끼게 되는데, 카이사르의 미모가 도리어 자신의 삶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건 아닌가 의심갈 정도이다. 로마의 소녀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카이사르는 키케로가 가지고 있는 권력의 힘으로 인하여, 예기치 않은 상황과 마주하게 되었고, 로마의 속주 먼 히스파니아로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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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에 사는 여인
밀레나 아구스 지음, 김현주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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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원래 쾌활하고 혈기왕성하며 여자도 좋아했다. 1924년에는 파시스트들이 정신 교육을 한다며 들이민 피마자유를 먹어야 했다. 훗날 할아버지는 웃으며 그 때 이야기를 했는데 그 모든 역경을 이기고 살아남은 듯 보였다.
할아버지가 식욕도 왕성하고 술도 잘 마실 분 아니라 사창가를 드나든다는 건 아내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참았는지 모르지만 가엾게도 온갖 추문을 다 들어야 했다. 게다가 남편에게 알몸을 보인 적도 없고 남편 역시 그런 것 같은데,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는 대체 무엇을 했을지 의문이다. (p20)


할머니는 칼리아리가, 어느 순간 갑자기 햇살 가득한 바다가 펼쳐지는 성 주변의 좁고 어두운 골목들이 보고 싶었다. 할머니가 심은 꽃들, 만노거리의 테라스를 알록달록한 색으로 물들일 꽃들도 보고 싶었다. 지중해 특유의 북서풍에 휘나리는 빨래가 보고 싶었다. 투명한 바닷물에 하얀 모래 둔덕이 길게 이어진 포에토 해변이 보고 싶었다. (p67)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음식이 되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난로를 켜고 하느님이 주신 그 선물을 이용해 다시 한 번 저녘을 먹기 시작했다. 할머니의 온몸을 만지며 탐닉했고, 모든 음식을 맛보기 전에 , 아주 맛있는 사르테냐산 소시지 하나도 할머니의 음부에 넣었다가 먹었다. 할머니는 죽을 만큼 흥분해 자신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할아버지를 사랑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음란한 놀이가 계속되기만을 바랐다. (p80)


나는 청소도 하지 않고, 점령군인지 해방군인지 알 수 없는 미군이 들어간 이라크 상황을 전하는 뉴스 따위도 읽지 않고, 항상 지니고 다니는 노트에 글을 썻다. 할머니에 대해, 우리 할아버지와 부모님에 대해, 술리스 거리의 이웃에 대해, 양가의 이모할머니들에 대해, 리아 외할머니에 대해, 돌로레타 부인과 판니 부인에 대해, 음악과 칼리아리, 제노바, 밀라노, 가보이에 대해 썼다. (p112)


소설 속 주인공 할머니의 손녀 딸의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바라본 한 편의 소설이다. 손녀딸은 자신의 할머니의 사랑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으며, 그 시대의 자유 연애의 실체에 대해서 들여다 보게 된다. 소설 속 이야기를 주도하는 주인공 할머니는 전쟁의 난리 속에서 할아버지와 결혼하게 되지만,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 돌이켜 보면 나의 할머니 ,외할머니의 경우도 소설 속 주인공처럼 사랑하지 않지만 결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부모가 짝지어준 정략 결혼이 대부분이었다. 소설 속 할아버지는 아내와 결혼하지만, 창녀를 들여서 쾌락적인 목적의 육체적인 사랑을 꾀하게 된다.


할머니가 추구하는 사랑은 결국 정신병력적인 문제들과 깊이 연결되고 있다. 할아버지와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그것은 창녀에게 줄 돈이 할머니에게 돌아간 하나의 요식적인 사랑의 형태였다. 정작 할머니에게 정신적인 사랑의 형태는 전쟁으로 인해 두 다리를 다친 재향군인을 통한 사랑이었다. 정신적인 사랑의 형태였으며, 서로가 그 사랑의 깊이를 되세기게 한다. 칼리아리에서 태어났지만, 정작 칼리아리에 살아갈 수 없었으며, 제노바, 밀라노, 가보이를 정처없이 떠나면서 ,장소를 옮겨가면서 사랑의 형태도 바뀌게 된다.


할머니가 보여준 사랑의 형태는 지금의 시점으로 보자면 허용될 수 있는 숭고한 사랑의 현주소이다. 하지만 그 시대엔 그러한 사랑은 허용되지 않았다. 정신적인 사랑을 추구하지만, 그 사랑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할머니가 추구한 사랑은 상상을 통한 또다른 형태의 왜곡된 사랑이다. 사랑하지만 보여지지 않는 사랑에 대해서 이 소설은 언급하고 있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진 독특한 형태의 러브 스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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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는 여자 - 체육관에서 만난 페미니즘
양민영 지음 / 호밀밭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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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서 여성의 몸을 눈요기로 소비할 때마다 등장시키는 단골 소재로 정해져 있다시피 하다. 비키니를 입은 여성, 클럽에서 춤을 추는 여성, 운동복 차림으로 운동하는 여성이 그것이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소재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몸을 드러낸 채 가슴이나 엉덩이가 부각되는 동작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여성 스스로가 대상화될 빌미를 제공했고, 대상화되는 것을 즐겼다는 혐의로 이어진다. (p16)


스포츠 브라의 방점은 스포츠가 아니라 브라에 찍혀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브라도 결국 움직임을 방해하고 몸통을 옥죄는 브래지어의 일종일 뿐이다. 헬스장 메이크업이 그냥 메이크업이듯이, 일반 브라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운동을 할 때 입기 때문에 어깨끄이 두껍고 훅 없이 일체형 디자인에, 땀 흡수를 고려한 소재로 만들어진 게 전부다. (p49)


"쿨한 여자는 섹시하고 똑똑하고 재미있는 여자라는 뜻이다. 그녀는 축구와 포커, 지저분한 농담, 트림을 좋아하고 비딩 게임을 하며, 싸구려 맥주를 마시고 지상 최대의 음식 윤간 쇼라도 주최하는 것처런 핫도그와 햄벅를 입속에 쑤셔 넣으면서도 어찌 된 일인지 사이즈 2를 유지하는 여자다"(p154)


대한민국 사회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분명있다. 특히 운동하는 여성의 경우엔 더욱 그러하다. 미디어는 '운동하는 여성'들을 소비하고, 여성들은 그런 현실에 대해 분노하고 저항하면서, 즐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의 경우, 프로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인 경우 그 문턱이 낮아지고, 때로는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또한 SNS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다양한 미디어에서 인터뷰를 시도하고, 협찬이 들어오며 자신에게 예기치 않은 운이 따른다는 건 익히 들어온 사실이다.


이 책에 나오는 '운동하는 여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관점을에 대해서 공간하게 된 것은 내 취미가 마라톤이기 때문이다. 마라톤 대회 중에서 이벤트성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데 그 대표적인 마라톤 대회가 '알몸 마라톤 대회'이다. 그 대회는 알몸 마라톤 대회지만 정작 알몸 마라톤 대회는 아니다. 남성들에게만 요구되는 이벤트성 대회이기 때문이다. 철저히 남성을 기준으로 대회명이 정해졌으며, 여성의 경우 그냥 참가만 하여도, 대회에 주어지는 이벤트 상품들을 타갈 기회가 존재하고 있다. 한편 이 책에 나오고 있는 '스포츠브라'에 관한 이야기는 어느정도 공감가는 대목이다.1시간 이상 달리는 마라톤 대회의 경우 스포츠브라를 착용하지 않고서는 참가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남성들에 둘러 싸이면서 달리는 경기다 보니 여성의 경우 스포츠 브라 없이 달리면, 남성들의 이목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메이저급 마라톤 대회를 보면 독특한 장면이 연출되는데, 여성 1위 그룹 선수 주변에 남성 엘리트 선수, 아마추어 선수가 붙어서,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바람을 막아준자거나 페이스메이커를 자쳐한다는 데 있다. 그런 부분을 저자라면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레깅스와 스포츠브라. 운동하는 여성들에게 신발과 함께 필수적인 물건이다. 미디어는 운동하는 여성들의 기록보다는 얼굴이나 몸매를 더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운동을 잘하거나 기록까지 좋다면 금상첨화이며, 미디어는 여성들을 직접 인터뷰해 건강한 여자를 부각시키게 된다. 긍정적인 메시지와 함께 스포츠 용품을 홍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성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대문이다. 한편 우리 사회는 여성들에 대해서 약하고, 때로는 쉽게 포기하는 존재를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남성들을 앞지르는 경우도 여럿보았으며, 결코 스스로 남성에 비해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그래서 남성들은 그런 여성들을 보면 뒤에서 조용히 응원하게 된다. 문제는 바로 미디어의 역할이며, 그 미디어는 '운동하는 여성'들에게 어떤 특정 프레임을 덧씌우고 ,그 프레임에 벗어날 때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거나,도덕적인 문제를 부각시킬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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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서 풀꽃이다 - 산골 출신 양 변호사 감성 낙서집
양종윤 지음 / 자유문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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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길을 막고 서 있는 건 아니지만

그립다는 건


몸뚱아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p27)

ZIP

어떤 기억들은 데스크 탑 컴퓨터에 내장된
하드디스크 띠 모양의 두께에 압축파일로
저장되가도 한다.

저장된 기억파일은
압축을 푸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가동하면 어렵지 않게 되살릴 수 있지만

간혹
어떤 몹시 슬프거나 아팠던
차라리 몰랐어야 했던 사랑 같은 것들

지축이 흔들리고, 천둥번개 요동치던 날의 
부끄러웠던 이별 같은 것들

다시 꺼내면 처음 그 자리로 돌아가
다시금 불 붙어 모든 걸 불태우고 말
그 어떤 미완 같은 것들은

그냥 
압축이 풀리지 않은 채
데스크 탑 몸체와 함께 서서히 마멸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p45)


커피

너 안의 천사에게
말을 건넨다.

더운 김이 
안경알을 덮친다.

올 겨울은 
너무 가물고 푸근하다고
푸념하면서도

폭설이 내린 어느 대륙의 
얼어붙은 도시
사람들의 
수심어린 낯빛과
동동거리는 
얇은 양말의 두께를
걱정하는

이국땅
공장 굴뚝은 
검정색 고드름이
미끄럽다

아. 
어머니. 
어머니는
누우런 불빛
침침한 머리맡에서

한 땀 한 땀
구멍이 난
양말을 기웠었지.

문자다.

전화 안 받냐.
잘 지내냐. (p107)


기억한다는 것은 인간의 생존 법칙이다. 기억하지 못하면, 살아가는데 있어서 불편함은 당연한지사 였고, 때로는 삶의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누군가 나에게 선물해준 행복을 기억하지 못하고, 슬픔을 기억하지 못하고, 감정을 읽지 못함으로서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이 생각하는 불완전한 존재인 기억은, 불현듯 내 앞에 나타나 나를 괴롭힐 때가 있다. 그리움에 대해서 우리는 그리움이라 쓰고, 기억이라 말하면서 살아간다. 누군가를 그리워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기억할 때 비로서 발현되는 거였다. 갑자기 무언가를 보고 ,내가 그리워 하는 그 무언가를 연상하게 될 때, 그것은 나의 의지로 풀어갈 수 없는 복잡한 문제의 형태였다. 이 책에서 시를 쓰는 저자가 말하는 몸뚱아리란 나의 의지나 나의 욕망,욕구의 다른 말이며 시적 표현법에 따라가게 된다.


어머니의 존재가치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넓다. 그래서 자식된 도리로서 죄책감을 가지면서 살아가게 된다. 아랫사람에게 향하는 뜨거운 깊이의 사랑은 때로는 고마움으로 느껴지고 , 때로는 미안함의 연속된 삶의 변화이기도 하다. 나 자신을 울컥하게 만드는 어머니에 대한 생각과 그리움은 어느 순간 내 앞에 놓여지게 된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실체는 어머니의 손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었다. 자식을 사랑하는 그 깊이는 움푹파인 어머니의 상처 그 자체였다. 상처와 마주할 때면, 슬픔의 상념을 동시에 느끼게 되고,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지쳐가는 삶을 살아가면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는 우리에게 어머니라는 존재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책에는 바로 그러한 가치들 하나 하나를 시로서 겹쳐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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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호랑이야!
유현민 지음 / 미래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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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서 진짜 호라이를 찾는다면 절대 찾을 수 없다.
작은 소리에도 가시를 세우고 고개를 숙인다.
구석을 찾아가서 벽을 보고 몸을 움추린다. 안쓰럽다.
그렇지만 공격적으로 변할 대면
온몸을 동그랗게 말아 가시를 세우고 킁킁 거린다.
딱딱 소리를 내가까지 한다. 호랑이만큼 무서워한다.
평소에는 너무도 조용하고 낯가림이 심하지만 
이럴때면 호랑이처럼 용맹스럽다. 그래서 호랑이다. (p24)


고슴도치 하면 일반적으로 '못생겼다'는 이미지와
'새끼를 생각하는 어미'를 상징하는데
자식을 생각하는 어미의 마음을 담은 제품이라면 모두 가능할 것 같다.
5월'가정의 달' 공익광고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는 말에서는 
고슴도치가 엄청 못나고 흉측한 외모라고
전제한 상황에서 나온 얘기 같은데
나에게는 호랑이뿐만 아니라 야생 고슴도치조차도
이제는 예쁘게 보인다. (p57)


이건 또 다른 슬픔이었다.
호랑이를 들여다보았다.
옆으로 가시를 가지런히 눕히고 편안하게 두 손을 모으고 자는 모습이
천사 같았다. 나의 흐느낌이 느껴졌는지
갑자기 가시를 세우면서 몸을 일으켰다.
손으로 가시를 쓸며 자자고 속삭였더니
다시 가시를 내리며 코끝을 미세하게 떨다가 다시 눞는다.
그 모습을 보니 조금 진정이 되었다. (p125)


저자는 고슴도치의 매력이 흠뻑 바져 버렸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고양이 집사라 하는데, 저자도 자친 고슴도치 집사라 할 정도로 고습도치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 있다. 고야이가 삶을 마감하면 '무지개를 건넌다'고 그러는데, 고슴도치 호랑이가 세상을 떠나도 '무지개를 건넌다'라고 말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집안의 울타리로 쳐져 있는 포치 안에 갇혀 지내는 반려동물 고슴도치는 언제 어디서나 탈출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생각할 때면, 웅크리고 자신의 무기인 가시를 세상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낮보다는 밤을 좋아하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을 감히 허락하지 않는 고슴도치의 매력에 저자는 점점 더 빠져들게 되는데, 그것이 또다른 상황들을 만들어 버리게 된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나도 고슴도치 키워볼까 동기유발을 하게 된다. 무엇이 저자의 매력을 사로 잡아 버렸고, 호랑이처럼 용맹하고, 귀여운 고슴도치에 빠져 버렸는지 ,저자의 고슴도치 사랑의 흑역사에 빠져 보는 재미가 이 책에 있다. 한편 고슴도치는 따가운 가시가 있어서 감히 사람들의 손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의 소원은 고슴도치 호랑이를 끌어안고 하룻밤을 자보는 것이다. 가능하다기 보다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자의 버킷리스트는 고슴도치의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유효하며 꿈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고슴도치도 자신을 키워준 주인의 사랑을 느끼고 있다. 아무에게나 허락하지 않는 가시가 없는 부드러운 배를 저자에게 허락하고 있으며, 자신의 배를 허락함으로서 부수적으로 자신의 의식주 해결과 미래를 보장하게 되었다.


야행성인 고슴도치는 생각보다 키우는게 쉽지 않는 것 같다. 울타리를 치고 장애물을 만들지만, 사람들이 잡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지게 된다. 고슴도치 호랑이도 마찬가지였다. 야행성으로 밤에만 돌아다니는 고슴도치는 예기치 않는 장소나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없는 좁은 구석으로 들어가버리고, 그로 인해서 자칭 호랑이 집사라 부르는 저자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아서 애가 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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