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해지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두려워하지 말고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항상 불행하고, 우리의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두려움에는 늘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그 사실을 말이다. 이런 감정들을 따로 떼어놓고 볼 수는 없는 법이다." (-7-)
"오늘 하루가 완벽한 하루까지는 아닐지라도 괜찮은 하루일 수 있다는 믿음. 하루 종일 우울하다가도 아주 사소한 일로 하 번 웃을 수 있는 게 삶이라는 믿음."(-13-)
맞아요. 하지만 제가 정사이라고 생각하면 더 괴로워져요.'나는 왜 이렇게 유난일까?"이렇게요.
기분부전장애는 찾아봤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한 번도 제 증상과 딱 맞는 설명이 없었는데,'이건 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설명을 다 읽고 나서는 슬퍼졌어요.'옛날에 이거 앓고 있던 사람들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28-)
행동으로 나와야겠죠. 하지만 '나도 괜찮아'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면 괜찬하요. 부러워하는 마음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죠.(-55-)
"저는 혼자 노는 걸 좋아해요.다만 전제가 있어요. 저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혼자 놀수 있는 거죠."
네가 이 자리가 너무 편하다고 했을 때, 나는 글쎄,나만 불편하게 느끼는 나 자신이 초라했어. 나도 이 자리를 편하게 느끼고, 편하게 말을 건네고, 편하게 웃고 싶은데, 내 입 속에서 새어 나가는 말들은 늘 바스러질 뿐이었어. 함께 있어도 난 그림자였어. 찐득한 어둠을 묻힌 상태로 네 옆에 꼭 불어서 네 행동을 전부 따라하는. (-75-)
정좌 불능 대박. 그 와중에 이렇게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무언가를 분주하게 했거든요?제가 마케터인데, 편집자가 되고 싶어서 편집자 강의를 듣기 시작했어요. (-109-)
극단적이죠?아무튼 그게 기분 나빴어요.그리고 사진을 다 같이 찍었는데, 여자 친구는 저한테 사진발이 너무 안 받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남자애들한테'진짜 얘 사진발 안 받지 않아?"이랬는데 쟤네가 "아니 똑같은데"이러는 거예요.한 명은 오히려 사진발 잘 받는다고 하고요.그래서 기분 나빴어요. (-120-)
무기력 지수가 높다. 일하기 싫었다. 점심 먹을 때 주목받으려고 노력하진 않았지만 코드가 잘 맞지 않아서 조금 우울했다.사람들이 친구에게 엄청 예쁘다고 하는 것도 질투 났다. 그래서 괜히 미워졌다. 정말 난 구제 불능.
난 따뜻한 사람이 맞을까?내가 좋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내 감수성과 호들갑이 타인에게 부끄러워지고 싶지 않를 뿐이다. (-148-)
내게 고독의 장소는 10평 짜리 방 안, 내 키만 한 이불 속, 걷다가 멍하니 보게 되는 하늘 아래, 사람들 사이에 붕 떠 있다가 느껴지는 이질감의 경계,무시했다가,자책했다가, 주머니 속에 넣은 손을 꼼지락대며 꺼내지 못하는 순간, 내 목소리를 녹음하고 텅 빈 방 안에서 그 소리를 들을 때, 카페에서 초점 없는 이들의 눈과 마주쳤을 때, 시선을 두려워하지만, 그 어떤 시선도 없다는걸 알게 될 때, 이 모든 장소에서 길어 오린 고독이 과연 특별해질 수 있을까.예술가들만의 특권 아닐까.(-176-)
나는 본질보다 태도를 주요하게 여긴다. 아니, 태도 안에 본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니 거 같은 지점에서 진심이 묻어 나오는 거라고.그래서 난 상대의 눈빛과 손짓, 말투와 움직임에 집중하고 집착한다. (-203-)
2025년 10월 16일, 백세희 작가는 세상을 더났고, 장기기증 후 다섯 명을 살렸다. 문창가 졸업 후 , 출판사에서, 5년간 일했던 그녀가, 기분부전장애와 불안장애를 앓고 있으며, 정신과를 전전하였다..현대인들의 정신적 감기를 앓고 있다.
책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은 베스트셀러 작가 백세희의 에세이며,우울과 행복, 양가 감정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우리는 왜 행복을 갈망하면서도, 정작 행복이 내 앞에 있으면, 그걸 느끼지 못하고, 불안을 먼저 느끼는지 알려고 한다. 허공에 떠있는 기분, 어른으로서, 사람을 믿지 못하고,자신을 온전히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평가절하하는 모습, 자기를 스스로 사랑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잘 나타나고 있다. 사람을 대할 때, 나타나는 낮은 자존감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그것에 대해 긍정하거나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삶에 있어서, 따스함이 느껴지지 않기에, 절망하고,희망을 느끼지 못하고, 부정하려고 한다. 내가 나를 갉아 먹는 그 모습이 이 책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나를 잘 사랑하지 못하고, 나를 아끼지 못하는 타인에게, 자신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있다,. 괴로움, 죄책감, 자책과 집착은 우리 안에 숨겨진 낮은 자존감에 있었다.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고, 안개 속에서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모호하고,애매하며, 해답을 찾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지, 스스로 이해 받지 못하고,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좌절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괴로울 뿐이라는 점, 우리가 정신과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