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에트에서 아르바트까지
김현택 외 지음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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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하다보면 항상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 질문은 역사에 있어서 새로운 깨달음이 되고, 내가 모르는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19세기 후반 조선 말 조선과 러시아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에 피신했던 이유, 그 당시 러시아와 한국의 친밀한 관계 뿐 아니라 한국이 사할린과 연해주에서 독립운동을 펼쳐 나갈 수 있었던 계기 하나하나 짚어 나갈 수 있다. 또한 청산리 전투의 홍범도 장군의 삶의 궤적을 쫒아가 보면서,홍범도의 일대기 속엔믄 러시아가 있다. 1943년 세상을 떠난 홍범도 장군은 크졸오르다에서 정착하였으며, 고려극장 야간수위로, 정미공장 일꾼으로서 살아왔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은 홍범도 장군의 일생에서 소홀히 다루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역사 속의 한 인물의 삶을 어떻게 비라보고 배우는지 한번 더 되새이게 한다.


포시에트는 극동지역이며, 재정러시아의 수도였다. 조선 말엽 한반도 북쪽땅에 정착하고 살았던 가난한 조선인은 살길을 찾기 위해 러시아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조선인 노동자는 시베리아 철도 노동자로서 살면서 블라디보스토크에 한인촌을 건립하게 된다. 여기서 스탈린의 강제 한인 이주가 발생하게 되는데,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인해 한인들이 뿔뿔이 흩어져 중앙아시아로 내몰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항일운동은 본거지로서 연해주와 사할린을 꼽는 이유는 거기에는 한인들의 터전이 곳곳에 숨어 있었으며, 일본의 압박과 협박이 통하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이다.1904년 러일전쟁은 일본의 야욕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출발이었고, 그것은 항일운동의 뿌리를 뽑기 위한 일본의 자구책이기도 했다. 


책에는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소홀히 다루고 있는 러시아와의 연계와 관계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으며, 러시아인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점과 한국 문학에 관심 가지고 있는 러시아 학자들의 노력들을 엿볼 수 있다. 20세기 초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가 러시아에서 번역되었고, 조로 사전 또는 한노사전 편찬에 박차를 기하게 된다. 러시아 땅에 한국어 학당이 개설되었으며, 한국어 수업이 상시적으로 열리게 된다. 러이아 곳곳에 고려인들이 살고 있으며, 그들은 고려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책을 읽으면 한국의 빨치산에 관한 역사를 이해할 수 있고, 한인 사회주의 운동가들의 흔적들 뿐 아니라 초창기 한국어로 번역된 마르크스 사상 책자들, 한인 사회당 창당을 추진한 알렉산드라 김은 한인 최초의 볼셰비키 당원이며, 빨치산 운동의 실체를 볼 수 있다. 


세상은 바뀌고 있으며, 구소련은 붕괴되었다. 그리고 서울 올림픽 이후 한국과 러시아는 수교를 하게 되었다. 서로의 문화와 예술, 역사를 교류하면서,한국의 k 팝스타는 러시아인들에게 스며들수 있게 되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이전에 안현수가 빅토르 안으로 출전해 러시아에 금메달을 안겨준 사건은 과거 우리와 러시아의 관계 전체를 보면 획기적인 변화였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 , 일본 삼국의 관계에 치우쳐 러시아와의 관계를 분석하는데 있어서 소홀했던 우리들에게 러시아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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