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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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오래 흘렀어도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는 학창 시절, 가까이 했던 친구들도 있었고, 서로 대화도 하지 않았던 친구들도 있었으며, 때로는 주먹다짐을 했던 친구들도 있었다. 시간이 흘러 되돌아보면 가장 많이 회상하던 그 순간이 중학교, 고등학교 6년간의 짧은 시간이었다. 세상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던 그때 한 공간에서 가족보다 더 많이 만났던 아이들. 그 아이들을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다시 만날 기회가 우연히 만들어지고, 우리는 다시 추억을 꺼낼 때가 있다. 예기치 않은 이유로 누군가를 알게 되고, 그 사람이 나의 친구의 부모님이었다는 사실, 그런 사실들이 중첩되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금 찾아보게 된다. 이사카 고타로의 연애 소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는 그런 우리의 추억들을 까내는 계기를 만들어 주며, 소설 속 주인공의 일상 속에서 나는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궁금해진다.


그 동안 읽었던 이사카고타로의 소설은 일상속에서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처음 읽었던 <남은 날은 전부 휴가>에서 느꼈던 이사카고타로의 소설 속에서 느꼈던 신선함.그는 우리의 실제 모습은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으면서, 연결되어 있다는 그 사실을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사카 고타로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다른 작품에서는 어떻게 등장하는지 찾게 되고, 그것을 연결하고 싶어한다. 이 소설은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여섯편이 모여 하나의 장편이 되며, 우리의 다양한 기억들의 편린들이 담아내고 있다.


소설은 그렇게 처음 이야기 <아이네 클라이네> 에서 설문조사원 사토와 설문조사에 응해준 중년 남성의 이야기로 시작되며, 처음만난 여성을 마주하면서 사토는  후지마 선배를 기억하게 된다. 물론 사토는 소설 속에서 자신의 대학동기이며, 학교 내에서 인기 많았고 예뻣던 오다 유미에 대한 기억들이 있으며, 오다 유미가 가즈마와 만나 결혼하면서 태어난 6살 오다 미오. 오다 미오가 생각하는 엄마 오다 유미와 사토가 생각하는 유다유미에 대한 기억들이 교차된다. 사토에게 있어서 오다 유미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오다 미오에 대해 남다르게 관찰하고 있다.


그렇게 소설 속 이야기들은 우연에 의해서 형성되고 때로는 계획적으로 연결되는 우리들의 삶이 이어진다. 내가 아는 그 누군가에 대해서 내가 기억하는 것은 그의 행동 뿐 아니라 이름이나 성이 될 수 있다. 특별하고 희귀한 성을 가지고 있거나, 나와 비슷한 성을 가진 이들에게 조금 더 관심 가지게 되고 눈여겨 보게 된다. 물론 그런 사람은 우연찬은 사건으로 다시 기억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초들학교 4학년 담임선생님을 지금까지 기억 하고 있는 건 담임 선생님의 희귀한 성 때문이다.


이 소설은 그렇게 특별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는 일본 세계헤비급챔피언 윈스턴 오노이며, 그의 아내 미나코는 오다 미오의 엄마 오다 유미의 고등학교 동창이고, 서로가 알고 있다는 것으로 서로가 만나게 된다. 그걸 어쩌면 우리는 인맥이라 부르며 보통 남다른 인맥이하고 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가 아닐까 생각하였다. 오다 유미와 윈스턴 오노와의 관계를 보면서 나의 주변에도 윈스턴 오노와 같은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동안 일면식도 없었고, 얼굴도 보지 못했던 그 사람은 어머니의 친척관계였으며, 그 사람의 어린 시절에 어머니와 서로 연락하고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세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그 사실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는 걸,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을 통해서 다시금 느끼게 된다. 어쩌면 전혀 나와 모르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그 사실, 그것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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