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의 비밀편지
신아연 지음 / 책과나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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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이맘 때 징비록에 관한 책들이 인기를 끌었더니만, 2017년 1월 지금, 신사임당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언급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임당의 업적과 삶, 그녀가 추구했던 인생에 대해서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신사임당의 삶은 그동안 생각해 왔던 현모양처가 아니며, 신사임당의 개인적인 삶과 예술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처럼 우리에게 신사임당에 대핸 해석이 달라지고 있는 건 우리 사회의 변화에 있다.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현모양처에 대한 거부감, 신사임당은 어쩌다가 현모양처이며, 인자한 어머니상이 되었는지, 그 안에 숨어있는 우리들의 가치관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여전히 신사임당의 삶에 대해 논란이 많은 현시점에서 이 소설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 소설의 특징은 그동안 읽었던 신사임당에 관한 소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신사임당의 어릴 적 이름 신인선이 소설 속 주인공이며, 16세기가 아닌 20세기 신인선이 등장한다. 변호사였던 아들의 도움으로 남편과 이혼하였던 주인공 신인선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 반추하기 시작하였다. 모니터 상에 등장하는 편지들.. 그 편지의 정체는 무엇이었던가에 대한 궁금증.. 편지 속에는 16세기 신사임당과 20세기 신인선의 대화가 고스란히 적혀 있다. 그건 20세기 신인선과 16세기 신사임당, 두 사람의 인생이 나무나도 흡사하며, 20세기를 살고 있는 신인선의 남편과 16세기 신사임당의 남편 이원수를 비교하고 있다.


소설을 읽어가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율곡 이이가 없었다면, 우암 송시열이 없었더라면, 박정희가 없었다면, 우리는 이렇게 신사임당의 업적에 대해 언급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 정답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우암 송시열의 의도에 따라 율곡이이의 삶은 부각되었으며, 박정희 시재에는 육영수 여사를 신사임당과 동일시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조선의 여인이면서 현모양처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은 채 100년이 되지 않는다는 그 사실을 이 소설 속에서 주인공 신인선을 통해서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신사임당의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 현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그녀의 삶은 정녕 우리가 알고 있는 삶과 같을까에 대한 또다른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 분명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삶과 다른 삶을 살았을 신사임당의 삶에 대해서, 신사임당에 비해 무능할 수 밖에 없었던 남편 이원수에 대해, 두 사람 사이의 감추어진 비화들은 무엇이며, 신사임당은 강릉 처가에서 왜 도망쳤으며, 이원수는 신사임당이 아닌 대관령을 넘어 주막을 운영하는 권씨에게 갈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과 마주할 수 밖에 없다. 그건 위인전에 등장하는 율곡이이나 신사임당 조차 우리와 흡사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으며, 비슷한 고민과 아픔을 마주하면서 살아왔다는 그 사실을 소설 속에서 20세기 신인선의 삶을 통해서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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