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테레사
존 차 지음, 문형렬 옮김 / 문학세계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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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다루는 범죄들은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제 내 앞에 일어나지 않는 사건들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즐기고 가볍게 여길 수 있다. 그리고 추리나 탐정,재판 소설 속에서 범인이 누군지 궁금해 하고 찾으려 한다. 그러한 일들이 실제 내 눈앞에 벌어진다면 소설과 드라마에서 보았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소설이 대체로 범인을 찾고 죄를 묻는 과정이 짧게 그려지는 반면 실제 현실에서 범인을 잡더라도 재판을 통해서 그 범인이 실제 범인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고통스런 기억들을 떠올려야만 한다. 물론 가해자는 자신이 지은 죄를 줄여나가기 위해 증거를 훼손하고 재판을 방해하게 된다. 이처럼 현실 속의 강간,살인사건을 다룬 책이 바로 <안녕, 테레사>이며 저자는 피해자 테레사 차의 오빠였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테레사 차는 이름이 차학경이며, 6.,25 동란 피난길에 부산에서 태어난게 된다. 대한민국을 떠나 미국으로 유학을 하였으며, 그곳에서 행위예술가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게 된다. 하지만 1982년 11월 누군가에 의해 피살되었으며, 그녀의 시신은  퍽 빌딩의 지하 주차장에 버려지게 된다.  이 소설은 그렇게 그녀의 죽음과 관련한 가해자 조인 산자와 존차의 재판 과정이 그려져 있으며 재판과정에서 조이 산자와 변호인단에 의한 조직적인 훼방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소설 속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증인들이 등장하는데,그 증인들이 가지고 있는 기억들을 재생하는 과정에서 존차의 마음 속의 심리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여동생에 대한 죄책감에 자신의 아픈 기억들을 모두 꺼내야 하는 심경..그리고 동생의 죽음에 대해서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야 한다는 것..그가 느꼈던 재판의 배심원단의 행동 하나 하나와 시선들에서 그들은 자신과 다른 이질적인 사람들이며, 제 3자였다는 걸 깨닫게 된다. 가해자의 변호인단과의 논리적인 싸움에서 느꼈던 박탈감...재판에 이겼음에도 그것은 이긴 것이 아니었다. 가해자는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서 거짓말로 늘어놓고 있으며 증거를 은폐하려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증인들의 목격담과 알리바이..그리고 피해자가 채택한 증인과 증거에 대해서 가해자의 조직적인 훼방을 알게 된다.


그렇게 소설 속에는 첫 번째 재판으로 가해자 조이 산자는 유죄로 판명이 되었으며 두번째 항소싱과 세 번째 항소심이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여동생이 죽은 이후 5년이 지나서야 모든 재판이 마무리 되었으며, 재판이 끝났음에도 그것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이 바로 현실과 영화의 차이라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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