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힘껏 산다 - 식물로부터 배운 유연하고도 단단한 삶에 대하여
정재경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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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취득한 농업 관련 국가자격증 두 개 중 하나는 '도시농업 관리사' 이다.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성남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주관하는 '도시농업전문가 과정'이수가 필수였다. 도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농업 활동을 다루는 과정은 서울시와 성넘시 경계의 그린벨트에 위치한 성남시 시민농장에서 이루어졌다. 개발이 제한된 지역 특성상 도로 양쪽엔 비닐하우스가 줄지어 있고, 교실로 가는 길엔 자갈이 굴러 다녔다. 주차장에거 논길을 걸어 교육장으로 이동하는 길도 마찬가지라 비가 오는 말엔 진흙이 뭉개져 신발을 덮었고, 건좐 날엔 흙먼지가 신발 끝에 뽀얗게 앉았다. (-22-)



성장하는 동안 매일 한심함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UCLA 의 로버트 비요크 교수는 이것을 '마람직한 어려움'이라고 말한다. 원하는 걸 하기 위해 노력하고 수행하다 보면 실력이 업그레이드되는데, 그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막막함을 느낀다. 성장엔 이 과정이 반복된다. 어쩔 수 없이 계속 어려움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81-)



일흔부터 번역을 시작한 그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 여덟 시간, 평균 70매 정도를 번역했다. 70세부터 85세까지 15년 동안 200권을 번역했다. 한 달에 한 권 이상 번역한 셈이다. 그 사이 원고지 한 장에 천오백 원 받고 원고료가 3천원으로 오르면서 형편도 점점 나아졌다. (-142-)



억새에게 나를 지키는 법을 배운다. 가만히 있는 건 삶의 방식이 아니라고, 아니면 아니라고 외치고 독을 뿜더라도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그렇다. 나는 내 힘으로 지켜야 한다. 풀독 때문인지 며칠 몸살이 스쳐 지나갔다. (-161-)



늘어지게 자라는 잎의 수형이 아름다운 나무다.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져 갑자기 밝은 곳이나 어두운 곳으로 옮기면 힘믈어한다. 점진적으로 옯겨주거나 한 곳에서 계속 키우는 편이 좋다. 벌레도 , 병도 잘 생기는 편이지만 잎을 물로 자주 씻어주면 상당 부문 해결할 수 있다. (-224-)



작가 정재경 은 매거진 에디터이며, 브랜드 마케터를 거쳐 '더리빙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많아서, 식물을 키우다가,어느 새 200 여종의 식물을 키우고 있다. 정원 가드너로서, 자신의 삶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으며,식물이 주는 지혜와 위로, 깨달음을 놓치지 않는다. 작가 정재경 은 《우리 집은 식물원》, 《우리 집 식물 수업》, 플랜테리어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플랜테리어 101》, 에세이 《초록이 가득한 하루를 보냅니다》 가 있다.



인간은 정말 나약하다. 땅 깊숙한 곳에 양분을 얻기 위해서, 깊숙히 파고들어가는 식물에 비해 나약한 삶을 살고 있었다. 인간이 달리는 속도는 집에 키우는 강아지 만도 못할 때가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약한 인간인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책 『있는 힘껏 산다』은 있는 힘껏 살아가지 못하는 인간의 내면 에서, 단단한 뿌리를 만드는 방법 뿐민 아니라,어떻게 살아야 하며, 누구를 위해서 살라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고통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서 인생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이 나 분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식물에서 배운 유연하고 단단한 삶을 자신의 삶으로 채운다면, 무너지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포기 하지 않고 살아가며, 무너지 않을 삶을 살아간다. 억새에서, 독을 품고서라도 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억새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인간의 삶과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남과 비교하며 살아가는 인간은 안타깝게도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지 않는다. 항상 나와 타인의 힘을 비교하고, 조금 힘이 쎄다고 생각하면 우쭐거린다. 부드러움 속에 유연한 삶이 결국 단단함 삶이 되고, 그것이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삶이다. 도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가 보여주는 나무의 가치와 삶의 방식이 인간의 삶에 반영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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