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엄마 고슴도치
최문정 지음, 지연리 그림 / 창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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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따뜻한 봄날이 찾아왔습니다. 시냇가를 따라 개나리가 노랗게 피었습니다. 푸릇푸릇 새순이 올라오는 숲속은 행긋한 풀 내음으로 가득합니다. 숲속 친구들이 모두 나와 햇살 아래에서 뛰어놀고 있는데도, 아리는 겨울잠에서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네요. (-27-)



아리는 혼자 남아도 괜찮습니다. 또다시 버림받는다는 사실은 아팠지만, 견딜수 있을 것 같앗습니다. 하지만 아기에게는 아빠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안겨주기 싫었습니다.

"아기는 아빠 없이도 괜찮을거야. 누구보다 아기를 사랑해 줄 엄마가 있잖아. 아리 네가 내 몫까지 아기를 사랑해 줄 테니까."

기어이 떠나겠다는 듯 제이는 짐을 어깨에 짊어집니다. (-69-)



유진이는 며칠 동안 숲에서 쉬었다가 다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모다의 둥지 바로 옆에 둥지를 틀었어요. 모다와 유진이는 잠 잘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함께 지냈습니다. (-120-)



어색한 포옹이었지만 처음 안겨본 모다의 품은 따뜻했습니다. 보글보글 심장에서 거품이 방울 방울 솟아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살랑살랑 바람에 심장이 흔들리는 것 같기도 했지요. (-159-)



2012년 SBS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바보 엄마』 시리즈를 쓴 최문정 작가는 이번에는 『바보엄마 고슴도치』를 출간하였다.이 동화책에는 고슴도치 아리와 아리의 딸 모다 이 이야기 속에, 엄마의 희생과 모성애를 느낄길 수 있으여, 딸 모다가 결혼하기까지 철드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우리는 태어나,결혼하고 자식을 낳는다. 그 과정에서, 책임감을 가지게 되고, 내 아이를 보호하려는 마음을 굳게 먹는다. 고슴도치 아리가, 성장하여, 엄마가 되어, 모다를 낳으면서 걸어온 길은 우리 부모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애 아이가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도 항상 , 자식이 서운해 하여도, 내색하지 않는다. 그런 엄마를 고슴도치 엄마, 고슴도치 아빠라고 부르고 있다.한국 속담에,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 가 있다. 내 자식이 못 나 보여도, 나에게는 애틋하다는 뜻을 품고 있으며,무한한 엄마의 사랑을 엿볼 수 있다. 1990년대 베스트셀러 김종현 작가의『아버지』는 고슴도치 아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딸 모다가 성장하여 , 결혼하게 되는데, 고슴도치 엄마 아리는 정작 딸의 결혼식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건 딸에게 자신이 민폐가 될까 봐 ,스스로 자신의 몸을 숨긴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직업에 귀천이 없다 하지만, 나의 직업으로 인해 자녀가 부끄러워할 까봐 노심초사하는 부모가 많은 것도 고슴도치 아리의 살과 비슷한 인생을 거쳐가고 있기 때문이다.결국 고슴도치 아리는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가시조차 스스로 뽑아버리고, 늑대의 먹이가 되고 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고슴도치 아리는 딸 모다를 원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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