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잔혹사 - 약탈, 살인, 고문으로 얼룩진 과학과 의학의 역사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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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년 6월에 열린 이 해군 군사 재판은 짭짤한 바다 공기가 감도는 선상에서 벓어졌다. 댐피어에게 적용된 혐의는 대부분 인정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살인 혐의 주장은 엉성하기 짝이 없었고,무능한 항해사라는 주장은 우스꽝스러웠다. 댐피어는 바람과 해류, 날씨에 관한 한 세계적인 전문가로, 살아 있는 항해사 중에서 손꼽는 항해사였다. (-23-)

1886년 ,뉴욕주는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3인 위원회를 만들었다. 세 사람은 먼저 역사 기록을 샅샅이 뒤져 고려할 만한 사형 방법 40가지를 골라냈는데, 그중에는 십자가형, 독사에게 물리게 하는 방법, 기름에 삶아죽이기, 아이언 메이든 iron maiden, 창밖으로 내던지기, 사람을 대포에 넣고 발사하기, 두 주로 선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게 하면서 매질하기 등이 포함돼 있었다. (-157-)

1945년 9월 어느 따듯한 날 밤이었다.주차를 한 뒤, 두 사람은 차 안에 앉아 저 아래의 도시 불빛을 내려다보면서 오래된 친구처럼 담소를 나누었다. 마침내 사막의 기온이 차가워지자 , 두 사람은 샌타페이로 돌아갔다. 헤어지기 직전에 용모가 단정한 남자가 조수석에 앉은 남자에게 서류 뭉치를 건네주었다. 두 사람은 다정하게 악수를 나누고 , 다시 보자는 약속을 했지만, 둘 다 이제 다시는 보지 못하리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292-)

1965년에 존스홉킨스 병원은 트랜스섹슈얼을 위한 수술과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그 당시 대다수 심리학자는 성 전환자를 정신 장애자로 간주했고, 트랜스섹슈얼을 대상으로 한 수술을 가끔 엽 절개술에 비교했다. 따라서 그 당시에 성 전환을 권장하는 클리닉을 여는 것은 존 메이에게 조차 좀 지나쳐 보였다. (-373-)

1997년 봄에 다이아몬드는 이전에 위니펙에서 브렌다를 돌보았던 정신과 의사와 함께 데이비드의 파란만장한 삶에 대해 원자폭탄과도 같은 논문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데이비드는 처음에는 관여하길 꺼렸지만, 모호한 생식기를 가진 어린이 수천 명이 자신이 여성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믿고서 수술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놀라 과학계에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의무를 느꼈다. (-398-)

아인슈타인은 "많은 사람은 위대한 과학자를 만드는 것이 지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위대한 과학자를 만드는 것은 인성이다.:"라고 말했다. 오래전에 이 인용문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코웃음쳤다. 과학은 세계에 대한 사실들의 집합체이며, 그 집합체에 뭔가를 추가하려면 발견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학은 그것을 뛰어 넘어 더 큰 것이기도 하다. (-436-)

2004년과 2005년에 걸쳐 권위 있는 학술지인 '사이언스지'에 두 편의 논문을 게재한 황우석 박사는 대한민국 과학의 신기원을 일깨워줄 유일한 줄기포 연구자로서, 한국인으로 손꼽히며, 대한민국 정부는 그에게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줄기세포 관련 논문 조작으로 이해 황우석 박사는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국내 언론에서, 소리없이 자취를 감춰 버렸다.

책 『과학 잔혹사』는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과 같은 과학과 의학의 역사에 흔히 있는 약탈, 살인,고문,사기 ,조작 등으로 채워진 그들의 흑역사, 잔혹사를 들여다 보고 있으며,그들이 사기 뿐만 아니라, 고문, 해적질, 노예 무역 , 시신 도굴, 살인, 동물학대, 비열한 경쟁 등 비윤리적인 행위 뿐만 아니라 ,의사 윤리 위반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하나 하나 파헤치고 있으며,그들이 잔인한 행위들이 어떤 모습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 결국 우리가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일본의 만행으로 손꼽히는 마루타와 같은 잔인한 행위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야, 위대한 과학자, 최초의 의학 발견자가 되기 위해서 탈법과 위법을 반복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놓칠 수 없다. 과학과 의학에 대해 지성과 인성의 집합체라느 말은 어불 성설에 불과하다.결국에는 우리가 이 책을 읽고 어떤 제스처를 취해야 하는지 확인해보고자 한다. 과학자들의 비윤리적인 행위는 , 소설『지킬박사와 하이드 씨』가 단순히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앞에 당면한 현실이 될 수 있으며,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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