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스 킹!!!
김홍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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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프라이스 마트> 앞은 요란했던 행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깔끔했다. <킹 프라이스 마트>의 역사적인 첫 손님이 되기 위해 입구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일등으로 온 사람은 텐트까지 쳐 놓고 라면을 끓이는 중이었다. 오픈식 때 배치 크라우더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던 방송사 취재진들도 마트 입구를 향해 카메라를 받쳐 놓았다. (-31-)

"불행이 필요합니다."

"얼마든지요. 얼마든지 구해다드릴께요."

"단, 견딜수 있을 만큼의 불행이 필요해요. 저는 괴로워서 주고 싶은 사람이 아닙니다. 삶이 무료한 사람일 뿐입니다. 즐거운 일에는 면역이 된 것 같습니다. 즐거운 일을 상상하면 아무 감정도 들지 않아요.하지만 불행은 다르더군요. 지독하게 무료한 저에게도 견딜 만한 불행은 꽤 의미 있는 자극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지요. 견딜 수 있을 만큼의 불행,접수했습니다." (-71-)

이구도, 칠구도 없었다. 한편으로 두 사람은 나와 함께 있는 것이기도 했다. 나는 구이구와 구칠구와 이전의 나 구천구까지 구가 셋 모여 이뤄진 구3 으로, 나의 형태는 완벽한 구체로서 앞뒤 좌우를 분간할 수 없고 먹는 입과 말하는 입이 따로 없으며 먹지 않아 싸지도 않으므로 나가는 구멍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구3, 완전한 구체. 입 없이 말하고 머리 없이 생각하며 떠다니는 존재.나는 이런 내가 좋지도, 싫지도, 불만스럽지도, 자랑스럽지도 않았다. (-155-)

그 순간 엄마의 몸 전체가 내 안으로 쑥 들어왔다. 내가 한 일이 아니다. 신도 아닐 것이다. 신은 굳이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이진솔의 아들 구이구, 구칠구의 무언가가 그랬다. 이제 완전한 형태로 존재하진 않지만, 잠시 내 안에서 욕망으로 살아난 거다. 자신들을 낳은 이와 함께하려고. 영원한 무의 공간 속에서 외롭지 않으려고. (-214-)

소설 『프라이스 킹』은 기괴하고, 독특하다. 소설에서, 억조창생 여사가 등장하고 있으며, 그녀의 이름은 이진솔이다. 여기에 ,억조창생의 아들, 구천구, 구이구,구칠구가 등장하고 있으며, 독특한 것을 파는 킹프라이스 마트를 주목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마트 하면 물건을 만다고 생각한다. 물건 혹은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파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킹프라이스 마트에는 물건도 없고, 컴퓨터 하나,그리고 사람이 있다. 그러나 킹 프라이스 마트에는 사람이 문정성시를 이루고 있다.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행이 필요하면, 불행을 팔고, 행복이 필요하면,행복을 팔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베드로의 어구, 그리고 53%의 득표율을 달성하는 것, 킹 프라이스 마트의 일상을 보면 , 인간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그 하나하나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꼭 물건이 아니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흥신소와 같은 개념이었다.

이 소설이 독특하다고 생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기 아닌 사기 같은 느낌 뿐만 아니라, 구이구,구칠구, 구천구가 하나가 되어, 구3가 된다는 설정도 비현실적이긴 마찬가지였다.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는 이야기,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 1997년 이후 단 한 가구도 이사 온 적이 없는 동네,그 동네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일들, 그것이 연속적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인가의 욕망과 상상력이 어디까지 인지 확인할 수 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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