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의 유령 앤드 앤솔러지
곽재식 외 지음 / &(앤드)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 박사님, 이게 메타버스 프로젝트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뭐 대단한 걸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어떻게 보면 간단한 거라고요.그냥 메타버스로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을,그러니까 그 가능성만을 보여 주면 되는 프로젝트거든요. 사실 이거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도 없죠.그냥 데 모 쇼? 프로토타이핑? 그 정도의 의미가 있는 것뿐이에요." (-9-)

자료입니다.

그게 제목이었다.언제 봐도 친숙한 세상의 갑들이 이메일을 보내는 방식이었다. 박 부장이 보낸 이메일,'자료입니다.'그게 끝이다. 무슨 자료인지, 뭘 위해 필요한 것인지, 주요한 것인지 아닌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제목이다. 그게 무엇인지 알아내고 숙지하고 관리하는 것은 을이 어련히 알아서 해야 하는 의무니까. (-22-)

대중들이 안타고니아를 지지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방송 채널에 있었다. 안타고니아는 여러 개의 스트리밍 방송 채널을 운영했다. 각 채널에서는 범죄 유형벼로 제소자들이 어던 고통을 받고 있는가를 24시간 실시간 중계했다. 각 채널에 붙은 PPL,광고 등을 통해 안타고니아 운영 예산을 대부분 감당할 정도로 시청률을 기록했다. (-76-)

당신들은 남들이 십대 때 주로 빠진다는 인터넷 도박에 다 늦어 걸려들었다. 어쩌다 시작했는지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VR방에서 엑소더스를 하고 나오는 길에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사다리 타기로 50만 원을 땄다고 환호하는 걸 본 기억이 어렴풋이 있을 뿐... (-153-)

그런데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형태가 있고 없고의 차이일까요?그렇다면 저희는 존재하지 않는 쪽이 분명합니다만, 저희는 정말로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우리는 형태가 없지만 목소리와 기억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용자들이 듣고 싶어 했던 말들,우리에게 했던 말들을 우리는 전부 기억합니다. 원한다면 녹음된 음성을 재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아,이건 기억이 아니라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는 것일 뿐일까요.

'존재'의 사전적 정의는 '현실에 실제로 있음'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식스플레이스>,이른바 가상의 공간입니다. 가상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가정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가상현실은 '현실이 아닌 것을 현실로 가정한다' 는 뜻입니다. (-208-)

앤드 앤솔러지 『메타버스의 유령』은 네명이 작가와 네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메타버스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소설을 구성하고 있으며,소설의 스토리구성은 우리가 완성하고자 하는 전체 흐름을 엿볼 수 있다. 과거와 현재,그리고 미래를 연상하는 완전한 가상 세계에서, 메터버스라는 신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줄 수 잇는지 상상해 볼 수 있다. 특히 이 소설은 SF적 요소,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세계관이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누가 읽느냐에 따라서, 익숙함과 낯설음으로 구별될 수 있다. 특히 첫번째 이야기 『메타 갑』 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여러가지 요소들로 완성되고 있으며, 권력,계급에 대해서, 갑과 을이 메타버스 공간 안에 어떻게 완결될 수 있는지 확인이 된다.

두번 째 『시시포스와 포르 』는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 에서 따온 이야기로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 죽음과 공포를 즐기는 인간의 잔인한 본성 뒤에 감춰져 있는 순순간 포착될 수 있는 문학적 요소로 채워지고 있다. 특히 이 소설은 메타버스와 범죄자,그리고 인간은 그들을 어떻게 메타버스 기술로 감시하고,조종하고, 이용(?)하는지 엿볼 수 있었고, 작가의 의도된 상상이 우리 삶에 실제로 나타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놀라웠다.

인간의 상상은 메타버스 기술을 현실로 바꿔 놓았다. 타임머신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가상이라는 것의 개념은 메타버스에서,인간이 가상적인 존재로 구현되고 있었고,그 과정 속에서,새로운 가치와 요구조건들을 이해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