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네모가 너무 많아
엄남미 지음 / 케이미라클모닝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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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이 다섯 살 때 5톤 재활용 트럭에 두 번 깔리는 큰 교통사고가 났다. 사고 이후 아들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아들이 더 이상 걸음을 걸을 수가 없어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게 된 것이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 당연히 남들과 다른 모습에 주목을 받게 된다. 사람들이 보는 시선도 가지각색이다. 어떤 사람은 따뜻하고 연민어린 눈길로 쳐다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안 보는 척 하면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아들의 다리를 쳐다보기도 한다. (-4-)

남편은 부쩍 좋은 글귀 ,긍정적이고 희망을 주는 말들을 적어와 병실에 붙여 놓았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 희마을 찾고 기적을 갈구하고 있다고 느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재혁이를 위해서 좋은 것만 상상하는 거야" 남편이 벽에 붙여놓은 글을 가리키며 나에게 훈계했다. (-59-)

아들이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교통 약자이자 몸이 불편하기 때무에 도와주자는 마음을 읽을 수 있고,또 다른 부류는 무관심을 넘어 짜증과 걱정, 비난 등이 고루 섞인 표정을 짓는다 (-132-)

힐끔힐끔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 그런 거 전혀 신경쓰지 않아요."

"겉모습은 남들과 다라도 뭐든지 다 해내거든요." (-201-)

그렇다. 남들보다 더 많은 손이 가고, 휠체어를 밀고 학교에 데려다주고, 샤워할 때도 엄마가 일일이 들어서 옮겨줘야 하고 여러가지 힘든 일이 있기에 내 얼굴에 힘듦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육체적인 고통이 수반된다고는 해도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이 아니라 당연히 엄마로서 아이에게 해주어야 하는 봉사와 헌신이라고 생각한다. (-247-)

작가 엄남미의 『기적의 1초 습관』, 『미라클 마인드』 을 읽었고,세번 째 책 『세상에는 네모가 너무 많아』 을 펼쳐 들었다.이 책은 장애 아들을 둔 엄마가 겪어야 하는 인생 희노애락을 읽을 수 있었으며,살아가면서,마주하게 되는 여러가지 힘듦이 느껴진다. 특히 기적이라는 키워드와 마인드라는 키워드는 저자에게 매우 중요한 단어였다. 절망을 소망으로 이어나가며,희망으로 넘어가기를 꿈구는 건, 장애 아들이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삶, 의식주 걱정없이 살아가며, 남들처럼 평탄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엄마의 작은 소망에 있다. 즉 누군가의 시선을 항상 받고 살아간다는 것은, 내 삶에 대해서,되돌아 보게 해 주며, 살아가기 위해서, 마주하게 되는 육체적 힘듦이 있다. 의료기술이 더 발전해서, 내 아이가 두 발로 섰으면 한다. 꿈에서, 꾸었던 건강한 아이의 모습을 기억할 때, 눈물짓게 된다. 아이는 성장하고, 스스로 일어설 수 없다. 단 한번의 실수가 평생 고통과 아픔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있어서 기적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내 삶에 있어서,내가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문제들과 어려움, 고통과 고난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내가 해야할 일을 다른 누군가가 해줄 수 있다면,엄마로서, 아이 재혁에게 심리적 죄책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특히 내 아이가 장애아이로 살아가며,어른으로서 사회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공포는 평생 내 안생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이 책은 우리에게 장애라는 단어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어마의 인생 굴레를 엿볼 수 있고,내 삶에 주어진 것에 대해서 감사와 고마움이 필요하다느 것을 각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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