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달 별 사랑 고블 씬 북 시리즈
홍지운 지음 / 고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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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등대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언제나 고요하다. 핀처럼 열 세살이 되는 동안 부러트린 정강이뼈가 자신의 것까지 포함해 일 곱개나 되는 혈기왕성한 소년에게 고요함은 형벌과 같다.

등대지기는 기다리지 않으면서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등대지기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는 달의 조난자를 구조하는 일이다. 사고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조난자가 발생하면 마치 이날만을 기다린 사람처럼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핀은 등대지기의 손자였다.

"앙리 .할아버지는 어디에 계셔?" (-7-)

핀은 잠든 매아의 얼굴을 조심스레 바라보다가 또 실레를 저지르는 것 같아 시선을 피했다. 그러고는 담요를 꺼애 몸에 두른 뒤 침대 머리맡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긴 하루였다. 메아의 부모님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메아의 새근새근 숨소리가 마치 자장가처럼 잡을 몰고 왔기 때문이다. (-(-43-)

"T-772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이 근처에는 월장석이 많인 매장되어 있어서 영자력이 폭주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만, T-771 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영자력 차단 수갑이 힘을 쓰지 못하게 잘 막아주고 있습니다. 또 옆에 있던 꼬마 아이가 인질로 잡혀 있어선지 예전과는 달리 크게 저항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그리고 화관의 잠금장치를 기동시켰습니다." (-88-)

이 케이스 안에 요안이 간절히 원했던 것이 들어 있었다.T-771의 시체로부터 적출해낸 월인의 심장. 그것은 이제 요안의 안에 이식되었다. 이 심장을 손에 넣은 덕분에 아니, 가슴에 담은 덕분에 그는 미약하나마 영자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노인의 심장으로 장기를 교체한지라 보조 근육을 증설해야 했고, 부작용이 일어날 경우 다시 새로운 심장을 이식하기 편하도록 흉부를 실리콘 케이스로 대체해야 했지만, 요안이 보기에 이 정도면 충분히 남는 장사였다. 영자력은 화관을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만 쓰면 되니까.

"그래, 날뛰어라, 날 뛰어!"

요안은 홀로 남은 함교에서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 환호성을 질렀다. (-135-)

이것은 메아의 작별 인사였다. 핀은 메아를 껴안았다.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메아를 껴안았다. 메아는 천천히 핀의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던 자신에게 그러했던 거서럼.

"핀, 이제 마지막이야. 나는 드디어 핀이 어떤 사람인지 알것 같아. 핀은 할머니와의 약속이야. 핀을 지키는게 할머니와 한 약속을 지키는 거야. 그러니까 나는 너를 지켜."(-153-)

작가 홍지운은 책 제목을 먼저 정하고, 스토리를 채워나갔다. 소설 『우주 달 별 사랑』은 바로 그런 컨셉으로 쓰여진 순수하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달과 별이라는 공간, 인간이 지구라는 좁은 공간에서, 그 틀에서 벗어나 우주로 확장하게 되어서, 달로 이주를 떠나는 시점이 된다면, 달의 이주민으로 ,달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컨셉이 매우 독특하다. 주인공 핀과 메아, 핀의 할아버지는 등대지기였다. 할아버지 곁에서,핀은 할아버지의 기다림의 일상에 적응하게 되었으며, 메아를 보면서 순수한 사랑을 이해하게 된다.

소설은 우주 공간 속에서, 달이라는 특정한 공간에서,이주해 사는 이들과 조난자들이 등장하고 있었다. 등대지기의 역할은 달의 조난자가 된 우주의 미아를 구하는 일이다. 메아의 부모는 조난당하였고, 아이는 인질로 잡히게 된다. 달에서 기지를 건설하는 일을 도맡아 하는 요안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SF 로맨스 소설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있었은며, 할머니와 약속을 지키려는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메아의 모습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서로 조중히 여기고, 기다리면서, 우주에서, 달과 별로서, 서로 의심하지 않고, 신뢰와 믿음으로 사랑을 하고 ,약속을 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사랑의 본질이며, 나머지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혐오하고, 증오하면서, 자극적인 것에 익숙한 우리 삶에서, 잃어버린 순수함을 다시 회복하게 해주어서,위로가 되었고,치유가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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