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인문학 - 우리들의 트롯, 철학으로 듣는다, 2022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성건.이호건 지음 / 미디어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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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조상, 선후배들이 일생을 살면서 좋아했던 노래입니다. 히트곡이 각 시대의 정신을 담고 있듯, 어떻게 보면 트로트는 한국 현대사의 일면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한국인의 정신을 진정으로 알 수 있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취중진담이라는 말처럼 한잔하면 흥얼거리는 노래 속에 우리의 본 모습이 담겨 있는 거이 아닐까요? (-6-)

1960년대에는 영화 <아빠의 청춘> 의 동명 주제가가 히트한 이후 꾸준히 생명력을 가지며 이후 세대까지 리메이크되며 인기를 얻었습니다. (-14-)

1982냔 가수 윤수일이 <아파트> 를 불러 크게 히트했기 때문인지, 그 이후로 대한민국은 이른바 '아파트 공화국' 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결과, 도시나 지방 할 것 없이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아파트가 즐비합니다. (-73-)

여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바닷가를 홀로 걷고 있으며 왠지 슬퍼보이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바다라는 넓은 자연 아래서 인간은 한낱 미물로서 즐거움보다는 폭풍우 같은 것의 희생양에 지나지 않기 때문으로 봅니다. (-136-)

<열아홉 순정> 은 이미자가 1959년에 취입한 데뷔곡으로 밝히고 있으나 현재까지 음반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 곳은 "보기만 하여도 울렁 생각만 하여도 울렁/ 수줍은 열아홉 살 움트는 첫 사랑을 몰라주세요."에서 순수한 19세 여성의 첫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울렁거린다는 표현을 2000년대 시점에서 바라보면 순수하다 못해 바보 같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211-)

1950년대로 넘어가면, 이 시기의 상징적인 코믹송은 한복남의 <빈대떡 신사> 입니다. 1950년대에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돈을 모두 까먹어 버리고 양복만 달랑 남은 한량이 요릿집에서 모래 음식을 시켜먹은 후 도망가다가 걸려 매를 맞는 장면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상세한 묘사가 뛰어난 코믹송입니다. (-229-)

일본 가수 미소라 히바리는, 1970년대까지 일본의 지식긴들 사이에서 그녀의 노래를 저속하고 퇴폐적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심지어 일본 레코드대사의 '가요곡, 엔카',오리콘 차트의 '엔카, 가요곡' 부문이 별도로 설치된 것은 1992년의 일이었습니다. (-267-)

트로트는 광복 이후 지금까지 우리의 문화 속에 깊숙히 파고드는 흥과 가까운 노래였다. 그 노래의 리듬을 이해하고, 박자에 따라서 몸이 움직인다. 그 트로트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아픔이 느껴지고, 슬픔이 느껴지며, 고통이 느껴지며, 힘을 얻게 되는, 때로는 한이 트로트에 내제되어 있었다. 윤수일의 아파트는 드라마 『아파트』 의 주제곡이었으며, 젓가락을 두들기면서 , 흥겹게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트로트 인문학』을 본다면, 4060 부모님에게는 너무 익숙하지만, 1020 MZ 세대에겐 너무 낯설게 느껴지는 노래, 트로트를 청춘, 변심, 라이벌, 집, 술, 사나이, 여성, 고독,불륜, 편지, 애가. 순정, 웃음, 이름,기원으로 구분하여,그에 맞는 노래를 소개하고 있으며, 익숙한 트로트 노래들이 대부분이다.

책에는 '트로트'라고 소개하여 한정하지만, 대중음악, 가요도 소개하고 있었다. 남진 나훈아 라이벌, 이미자 패티김 라이벌 구도, 태진아, 송대관 라이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서로 라이벌 구도이면서,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트로트 구도를 본여주고 있다. 과거 군대 문화의 상징 '우정의 무대'에서 마지막 엄마를 만나는 극적인 장면에 들리는 노랫가락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국민노래이기도 하다. 특히 트로트를 이해한다면,그 안에 숨겨진 정과 의리가 느껴진다. 때로는 손해가 되고, 때로는 정에 굶주리며, 삶에 있어서 인정이 숨어 있었던 이유, 1945년 광복 이후 배고픈 삶을 견딜 수 잇었던 이유, 막걸리 한잔 머고 잠들었던 기억이 있는 이들이라면, 책 『트로트 인문학』이 쓰여진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외국 노래를 번안하여, 한국 노래로 바꾸었던 그때의 노래들, 조영남, 전영록, 조용필이 있었던 그때의 노랫가락을 책에서 들어볼 수 있으며, 노래가 만들어진 내막도 꼼꼼하게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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