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픈 그대에게 - 초보 의사가 사회초년생들에게 전하는 수련 일기 어쩌다 보니, 시리즈 4
송월화 지음 / 북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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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좋아하지만, 만나는 것은 겁이 나서 책을틀 더 많이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 상대방이 나를 싫어하지는 않을까 걱정하지도 않아도 되었고, 그 사람 안에 있는 생각을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의과대학 시절에는교과서를 너무 많이 읽어서 휴식 때에는 일절 활자를 읽지 않았다. (-10-)


우리나라는 왜인지 모르겠는데 의사를 돈벌레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서, 꼭 필요한 검사이더라도 환자가 의문을 가지고 진짜 필요해서 하는게 맞냐며 의심받을 때가 꽤 있다. 예를 들어, 뇌하수체는 굉장히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고, 이곳에 종양이 있을 때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41-)


자존감이라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멋지다고 셍각하는 행동을 내가 할 때 높아진다고 한다. 내가 임신했었을 때 듣고 싶었지만 듣지 못했던 말들, 받고 싶었지만 받지 못했던 선물을 동료 선생님에게 해주고 나니 내가 생각해도 내가 참 멋있다. 좋은 행동을 모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쁜 행동을 집어삼킨 채 좋은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108-)


은화 씨는 약속한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한동안 나는 은화 씨가 떠오를 때마다 맛있는 것을 시켜 먹었다. 요즘은 배달 음식이 정말 잘 되어 있다고, 내가 요리하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심, 나도 은화 씨 남편처럼,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면 가족들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내 옆에 있어 줄 것 같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189-)


선입견과 편견은 무섭다.누군가에 대해 알게 되는 순간, 그 사람의 나이와 직업, 가치관과 혈액형을 물어보게 되는데,그 직업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기준을 올려놓거나 내려놓은 원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부잣집이거나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고,낯설게 다가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이 책이 나에게는 죽음의 문턱과 삶의 경계에 있는 내과의사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내려놓게 되는 경험의 씨앗을 뿌릴 수 있게 된다. 돈벌레로 생각하게 되는 의사에 대해서, 그들이 겪어가는 전문의로서의 삶의 외로움과 고독함이 느껴진다. 아무리 우리 사회가 공감을 중시하는 사회라 하더라도, 직업의 격차에 의한 문제는 항상 방치되고 있으며, 서로 심리적 거리차가 있으면서, 수렴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작가 송웧화는 자신의 본업인 내과전문의가 아닌 한 아이의 엄마로서의 삶,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결국은 우리 스스로  인간의 본성이 중요했다. 나의 인간적인 면과 저자의 인간적인 면을 서로 겹쳐 놓는다. 내 삶의 근원적인 질문을 작가의 삶 속에서 그려낼 수 있다.그리고는 원칙과 관대함 사이에서 흔들리는 저자의 고민에 대해 공감하게 된다. 내가 겪는 걱정은 저자의 걱정 속에 내재된다. 삭막한 삶을 잠시 멀리 두고, 우리에게 필요한 배려와 존중 ,이해로 채워나가면서, 불안과 불확실함과 잠시거리를 둘 수 있게 되었다.서로를 걱정하고,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그 과정 속에 내 삶의 희망을 찾아내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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