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화장실에 고양이가 살아요 그린이네 동화책장
오시은 지음, 김영수 그림 / 그린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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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는 이십분째 변기에 앉아 있어요. 유치원 때는 괜찮았는데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똥을 잘 누지 못했거든요. 
학교는 유치원보다 일찍 시작하고, 수업 시간에 똥을 누러 가면 눈치가 보여요. 쉬는 시간도 힘든 건 마찬가지예요. 화장실에서 똥을 눌라치면 밖에서 문을 두드려요. 문이 잠긴 걸 확인한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비어 있는 칸을 찾아가지만 정작 민재는 아무렇지가 않아요. 문이 쿵쿵 울릴 때마다 똥이 나오려다 쏙 들어가고, 나오려다 쏙 들어가니까요. (-9-)


짝짝이는 보이지 않았어요. 용도 보이지 않았고요. 이제 화장실에는 공벌레만 남아 있었어요. 민재는 구석구석 다시 살폈어요. 공댱이 무늬가 다른 타일에도 있으려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민재는 짝짝이를 찾을 수 없었어요. 그러다 민재는 주방 벽에도 타일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어요. (-46-)


민재는 자꾸 핸드폰을 들여다봤어요.
누나가 전단지에 핸드폰 번호를 적은 게 신경쓰였거든요. 하지만 짝짝이에 대한 전화는 오지 않았어요. 핸드폰에 모르는 번호가 처음 뜬 건 잘못 걸려온 전화였어요.(-60-)


민재는 화장실에 혼자 20분째 있었다. 유치원과 다른 초등학교 교실 환경, 눈치 많고, 수줍은 민재는 학교에서 똥을 쌀 수 없었다. 똥을 누고 싶어도, 누군가 두들기는 소리에 나오려는 똥이 쏙 들어가고 만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집에서 배변을 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동화책 <우리 집 화장실에 고양이가 살아요>에는 20분 째 화장실에 있는 민재가 순간 고양이를 보게 되면서 발생한 헤프닝이다. 고양이가 없는데 고양이가 있다고 생각한 민재의 억지스러운 말들에 대해, 가족은 절대 이해할 수 없었고 엉뚱한 민재의 말에 대해서 무시하게 된다


하지만 민재는 심각하다. 민재에게 고양이는 상상 친구이기 때문이다. 누군에 말할 수 없는 비밀 이야기, 자신의 마음 속 감정이나 생각, 그리고 걱정과 고민들을 상상 친구 고양이에게 털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에게는 상상 친구 고양이 짝짝이가 필요 없는 무가치한 존재이지만, 민재에게는 외로이자 친구이면서, 매우 소중한 벗이기 때문이다. 나를 인정하고 , 칭찬해주고, 말동무가 될 수 있다는 건 오로지 고양이 짝짝 뿐이었다.


무시하고, 무관심했던 민재 가족이 이제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민재가 화장실애서 고양이를 찾지 못해서, 울부짖엇기 때문이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들에 대해서 서운함을 가지고 있었던 민재의 감정들이 울부짖음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가족이 모여서 직접 전단지를 직접 제작하고, 전단지에 민재의 전화번호를 적게 되면서, 골목 골목에 고양이를 찾는 전단지를 붙이게 되었고, 그제서야 민제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즉 이 책은 상상 친구 고양이 짝짝이에 대해서, 민재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하는 가족의 서운함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다.상상친구이자, 소중한 벗, 사라진 벗을 반드시 찾겠다는 민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었다면, 또다른 공간에 상상 친구 고양이 짝짝이를 하나 더 만들어줬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마음 속에 상상친구가 있었다. 내 안의 숨겨진 친구,그 친구에게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는 비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말할 수 있다. 다치지 않고, 후회하지 않으며, 상처입지 않는 그러한 상상친구의 존재감, 민재에게 짝짝이란 그런 존재이며, 민재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 가족들은 집안 곳곳에 상상친구를 만들어 서로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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