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 베를린, 갈등의 역설 - 베를린 공존 모델에서 한국 사회 갈등 해법 찾기
이광빈.이진 지음 / 이은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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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한국 사회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정부 정당 국회, 시민사회를 포함한 진보 보수 간 남남갈등과 진영 투쟁, 그리고 이념 대결은 가장 심각합니다. 나는 한 사람의 시민이자 연구자로서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 극복과 평화로운 삶의 추구를 천착해 왔습니다. (-10-)


서독은 의회민주주의 체제를 굳건히 하면서 '라인강의 기적' 을 이뤘지만, 나치 시대의 권위주의 망령이 남아 있었다. 자유로운 사고가 익숙한 청년들은 기성 체제에 저항의 깃발을 들었다. 68혁명은 실패로 끝났지만, 자유 정신은 사회 곳곳에 스며들었고 동독과의 대결적인 관계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20-)


2019년 9월에 잦은 슐로쓰 호텔은 예전 건물이 헐리고 현대적으로 지어졌다. 정상회담 당시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았다. 호텔 앞에는 계양대가 있었다. 호텔 인근, 시위대들로 떠들썩했을 것 같은 잔디밭에는 지역 와인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왔고 무대에서는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낮인데도 와인잔을 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인근에는 빌헬름스회에 궁전이 웅장함을 자랑하는데 세계문화유산으로 카셀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1970년대 난리통을 조금이라도 기억하거나 전해 들은 적이 있을까? (-78-)


쾰러는 인터뷰에서 '동독 주민들의 80~90%는 서독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진 반면, 서독 주민들은 15~20% 정도만 동독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면서 "동독에 관심을 둔 서독 사람들은 탈동독민이거나 동독에 친척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125-)


다리를 건너기 전의 반제 지역과 다리 건너 바벨스베르크 지역은 인근 주민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20세기 초부터 미국 할리우드에 비견될 만큼의 대형 영화 스튜디오가 위치해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172-)


"사회민주당의 일부 정치인은 분단 상황을 '관리'하려는 경향을 보인 반면, 기독사회당은 일관되게 분단상황을 극복하려 했습니다. 현격한 차이라기 보다 두 개의 독일을 헌법적으로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였어요. (-197-)

1989년 11월 9일 베를린장벽이 붕괴되었고, 1990년 10월 3일 독일은 통일이 되었다. 당초 독일은 통일 이전,동독과 서독의 교류가 지속성을 가지고 있었고, 동독과 서독은 큰 소요사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1989년 갑작스럽게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통일이 된 독일이 된다. 이후 30년이 지난 현 시점, 독일은 초창기 동독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빈곤이 연속적으로 일어났으며,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갈등과 분열의 초극대화가 일어남으로서, 전세계 유일한 분단 국가 대한민국은 통일에 대한 기대를 접어버리고 말았다. 그 상황은 21세기 지금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으며, 통일 찬성론자보다 통일 반대론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 책을 보면 남한처럼 서독도 그닥 통일을 원하지 않았고, 도리어 동독인들이 통일을 원하였음을 알게 된다. 입장바꿔 말하자면, 통일을 원하는 이가 남한 사람보다, 북한 사람이 더 통일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게 된다.


힙 베를린, 통일은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가능할 수 있다.급변과 지성인의 한 목소리가 형성되면, 군대가 있는 전방 DMZ 가 무너지고, 통일이 될 개연성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해결할 문제도 산적된다. 독일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인프라, 그리고 산업 인프라를 차곡차곡 본다면, 전차가 베를린장벽 주위를 순회했던 그 시절을 기억하지 못할 수 밖에 없다. 언어의 통합 이후 앍은 언어의 소멸이 자연스러워진다. 즉 어떤 사회적 변혁이 갑자기 일어나면, 그 과저에서 수많은 역사적 파동이 연속성을 띄게 되고, 어떤 중요한 사건 하나가 큰 역사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 1970년 독일이 폴란드를 향해 사과를 했던 것처럼,대한민국도 극히 희박하지만 일어날 수 있느 개연성은 충분하다. 내가 의도한다 해서 통일이 되는 것도 아니며, 내가 의도하지 않는다 해서 통일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서로의 응축된 기대와 심리, 욕구와 욕망이 충돌하게 되면, 통일 독일처럼 통일한국도 조만간 나타날 수 있다. 엯사적 변곡점 위에서, 정치,경제, 문화, 역사의변화를 예의주시할 때이다. 이 책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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