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 박원순의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
박원순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천 개의 직업'은 창조적인 방법으로 우리 사회의 변화와 혁명을 이끌어가는 직업이다. 너와 내가 더불어 잘살수 있게 만들어가는 따뜻한 직업이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돈도 벌고 세상도 바꾸는 희망의 직업이다. 그래서 천 개의 직업이 '진짜' 직업 이다. (-25-)


문화와 사람을 잇는 새로운 직업은 무수히 많다. 창고에서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있는 화가의 그림을 공공시설에 전시하는 아트뱅크 운영자는 어떤가? 지역 가수들을 다양한 행사나 이벤트와 연결해주는 에이전트 대표도 멋지지 않은가? 우리 사회에는 프로 예술가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얼마든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문화예술의 힘이다. (-47-)


우리도 이런 멋진 구상을 해볼 수 없을까? 미국이나 영국에서 대사를 지내는 분이 중학교 영어교사를 하고, 대법관을 지낸 분이 고등하교 사회교사를 맡는 것이다. 아마 이런 학교가 있다면 아무리 시골구석에 있더라도 전국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기 위해 몰려들 것이다. (-63-)


그래서 한번은 내가 아는 부자들에게 물었다. 왜 기부를 한 하시느냐고. 그랬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기부를 하고 싶긴 한데 믿을 곳이 없어서 못 주겠어요." 10 명 중 무려 7명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실재로 아름다운 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유층의 절반이 전문가에게 기부 자문을 받고 싶다고 답했ㄷ아. 이들이 가장 원하는 기부 서비스는 기부 대상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나 기부 결과에 대한 지속적인 보고였다. 그래서 떠올린 직업이 바로 기부 컨설턴트다. (-104-)


우리나라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예술골목이 생겨나야 한다.어딜 가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동네에 가야 살 수 있는 예술상품이 많아져야 한다. 예술 골목과 상품을 지획하고 설계하는 아트타운 기획자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예술적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마을 경제도 살리는 아트타운 기획자에 도전해보자. (-181-)


그래서 나는 책 사냥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의 시민단체들이 발간한 자료집만 모아서 목록을 공개하고 원하는 사람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절판됐거나 구하기 어려운 책을 맞춤형으로 찾아줄 수 있고,세계 각국에서 좋은 책을 찾아내 구입을 대행하거나 한국 출판사에 저작권을 중개하는 사업도 가능하다. 단수한 책 중개인이 아니다. 나는 책 사냥꾼이야말로 우리 사회 지식 시장의 빈틈을 채워주는 지식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229-)


그러나 많은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에 어떤 단체가 있는지, 무슨 활동을 하는지 잘 모른다. 언론에 등장하는 단체는 한정되어 있고, 아무리 교과서를 읽어봐도 왜 시민사회가 중요한지 이유를 알기 어렵다. 교육과 현실의 격차가 시민사회 영역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NPO 투어 전문가가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NGO 와 NPO 의 세계를 알려주고, 그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을 연결해 주는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초중고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분야아 맞닿아 있는 비영리단체에서 자워봉사를 할 수 있도록 중개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308-)


예산 감시 전문가
나라살림을 지키는 파수꾼이 필요한 시대에요.그런데 이런 분야의 전문가가 벼로 보이지 않네요. 여러 정당이나 지방의회에 취직할 수 있고 전문단체도 구성할 수 있을 텐데요. (-338-)


간이역 전문가
이미 폐쇄된 간이역들을 재활용하거나 이를 활용한 투어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사업을 벌여보세요. 


이제 노무현 대통령도,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 세상에 없다. 그들이 남겨놓은 정치적인 꿈과 이상, 지향점, 그들의 가치와 의미만 남아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100년 남짓의 수명,그 안에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계가 존재하게 된다.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쓰는 것이 바로 책이며, 작가이다. 변호사이며, 시민활동가이자 사업과 정치인을 동시에 경험해본 박원순 서울 시장은 이제 우리 곁에 없지만, 그가 남겨 놓은 이상과 구상,아이디어는 남아 있다. 이 책은 바로, 그가 서울 시장 재임동안 쪽지로 받은 메모들을 기반으로 한국인들의 꿈과 이상, 니즈와 원츠가 반영된 1000개의 직업이다. 그 중 나에게 혹했던 직업들은 책과 문화에 관한 직업이며, 정책, 예산과 연관된 직업들이다. 즉 이 책을 읽는 궁극적인 목적은 여기에 있다. 책 속 메시지를 하나 하나 검증해 나가고, 책 사냥꾼 뿐 아니라 내가 머무는 사회에 필요한 직업군이 무엇인지 찾게 된다. 큐레이션하고, 아카이빙 할 수 있고, 때로는 컨설턴트가 될 수 있는 전문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직업의 속성, 그 속성이 우리 사회를 바꿔 놓을 거라는 걸 그는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활동가와 기획가이다. 소위 시민활동의 범주에 속해 있었던 예산 감시, 정책 제시,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벤트 ,이러한 것들이 직업적인 요건을 갖추고 시장을 만들어 나간다면, 제2의 박원순, 제3의 박원순이 탄생할 수 있다. 그는 비록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가 그리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알 수 있다.즉 이 책에 나오는 1000개의 직업군은 현재 우리의 삶과 사회를 지금보다 더 따스하게 바꿔 놓을 수 있는 그런 직업이며, 우리가 노력해서 채워나가야 하는 직업이며, 그의 희망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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