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건 볼품없지만 트리플 3
배기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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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왜 김후재 씨랑 같이 303호에 있지 않고 302호에 있었던 겁니까? 그러니까 그 얘길 앞쪽에도 하고 있었던 참인데요. 그 얘길 다시 나한테 해주면 되겠네, 이름부터 말하고, 왜 반말해요? 반말은 무슨, 말하다 보니.... 말끝 흐리는 것도 반말이에요.말끝 흐리지 마세요,이봐요. 김석정 씨. 아니지, 참 당신 운 좋은 거 알아요? (-23-)


소주를 두 병 마시면 프랭키 생각이 났다. 나는 나만큼 취한 후재를 앉혀놓고 변명처럼 중얼거렸었다. 운이 좋은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있는 건데, 그게 내가 된 게 나빠? 자하에 가기 전까지 지진이라고는 어릴 때 어디 과학관 가서 체험해 존 게 전부였는데대가 무서운 데 당연하지 . 원래 겁 많은 사람이 먼저 행동하게 되어 있는 거잖아. 난 너무 무섭고 살고 싶다는 생가이 들었다고. 살고 싶은 게 나빠? 생존 본능이 나빠? 후재는 고개를 저었다. 맞어, 섞정아 .사람은 살고 싶은게 당연하고 , 하고 싶은 게 강연해. 우리 이제 자러 갈까? (-69-)


혹시라도 신고하기 어려우면,
큰소리로 도움을 청하세요.
그래야 이웃분들이 들을 수 있으니까요.

아내는 손사래를 치며 살짝 웃기까지 했다.

말씀은 정말 감사한데, 아니에요, 진짜
싸울 때 격해지는 면이 있거든요.
괜한 걸음 하시게 해서 죄송해요. (-131-)


스무 살 때, 고기를 먹다가 대차게 체했던 적이 있어요.
소고기, 삼겹살 다 섞어 먹었는데
그걸 다 게워낸 기억이 아직도 나요.
그래서 고기 냄새가 싫어요. 그 뿐이에요. 

나는 결국 그 손을 붙잡았다. 울컥 , 밀려오는 것들을 그대로 두었다. (-178-)


이 소설은 우리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소설이 가지고 있는 힘, 그건 우리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심리,그 어두운 면을 단편 소설에서 들여다 보게 된다. 트리플 시리즈 <남은 건 볼품없지만> 은 세 편의 단편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남은 건 볼품없지만>, <끝나가는 시절>,<레일라> 로 이루어져 있었다. 세 편의 단편 소설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현실에 대해 도피를 하게 된다. 그 도피처, 현실을 회피하려고 하지만, 자신의 불우한 환경의 족쇄에 엮이게 된다. 특히 첫번째 이야기<남은 건 볼품없지만>에서 김석정은 석정으로 쓰여지고 있지만, 때로는 섞정으로 불리어지고 있었다. 그건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이 자신의 삶과 엮이지 않고자 몸부림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였다.아버지의 삶을 보면서, 자신의 삶이 아버지의 삶의 연속이었고, 예술가였던 어머니의 삶이 고스란히 석정의 삶에 이어지게 된다. 예술가 어머니의 삶을 답습하지 않으려는 석정은 자신도 에술가의 삶을 걸어가게 된다. 키 180 센티미터 ,33살 김후재라는 남자와 함계 잠자고, 원나잇스텐드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석정은 그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과 엮이고 말았다. 이 소설은 트리플 시리즈이지만, 현실 속의 트러블이 느껴졌던 것은 우리 삶 속에 수많은 미친 놈(?)들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혐오스러운 삶을 느끼게 되었고, 자신의 삶을 혐오와 차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되고 있다.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지만, 누군가의 삶이 자신의 삶에 스며들게 된다. 그러한 삶이 왜 일어나고 있으며, 합리적인 이성을 추구하는 세상 속에서 인간은 왜 결정적인 순간에 감정적인지,그 감정적인 판단과 결정들은 자신에게 발목잡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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