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맛 - 짜장면부터 믹스커피까지 한국사를 바꾼 아홉 가지 음식
정명섭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당시 아지노모도 광고는 아지노모도를 넣으면 음식 맛이 좋아지고 이미 다른 집들은 다 사용하고 있다는 식의 간단명료하면서도 강렬한 카피를 통해서 소비자인 조선인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43-)


산동에서는 그냥 차가운 면에 장을 비벼서 먹는데 이곳에서는 차가운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푹 삶은 면 위에 볶은 춘장을 바로 붓습니다. 야채도 그냥 올리지 않고 춘장과 같이 볶아서 올리죠. (-61-)


"일본인들은 생선이나 채소에 튀김옷을 입혀서 기름에 튀긴 덴뿌라를 정말 좋아한다네. 덴뿌라를 좋아하는 일본인의 입맛에도 맞추고 고기의 양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디." (-91-)


"척식국의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죠. 지금은 없어졌지만 척식국은 조선과 대만, 사할린과 관동을 총괄하는 총리대신 직속기관입니다."(-118-)


1969년 오뚜기의 전신인 풍림상사가 국내 식품회사로서는 처음으로 분말카레를 개발해 본격적으로 판매하면서 한국인들의 카레 사라은 더욱 깊어졌다. (-166-)


이성당을 세운 이석우는 판매하는 제품의 종류를 조금씩 늘렸다.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의 구색은 일본식 과자의 사탕 정도였지만 재료를 구하고 제빵기술자들을 고용하게 되면서 차츰 제품의 종류가 늘어났다. 원래 이즈모야에서는 조선인 직원들을 많이 고용했지만 빵을 만드는 법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195-)


반면 항국에서는 모든 재료들이 한꺼번에 김밥 안에 말려 들어간다. 시금치와 당근, 오이 같은 채소류와 계란과 어묵, 햄과 같은 고기가 들어가고, 짠맛을 내는 절임인 단무지도 바지지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 김밥에도 치즈와 불고기, 돈까스, 스팸, 제육 같이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속에는 김밥하면 떠오르는 온갖 재료들이 함께 들어간다. (-219-)


안동 네거리에 분신당 서점 위층에 있는 빙수집도 나름 괜찮죠. 거기도 여기만큼 딸기 물을 많이 얹어줍니다만 얼음을 곱게 갈지는 못합니다. (-231-)


그동안 커피는 양탕국에서 가베로 불렀다가 지금은 커피로 불리고 있지.아직도 익숙한 존재는 아니지만 우리 곁에 뿌리를 내릴 거라고 장담하네." (-261-)


정명섭의 <한국인의 맛>에 등장하는 아지노모도, 짜장면, 돈까스,설탕, 카레,단팥빵, 김밥,팥빙수, 커피는 한국에서 오래된 전통의 맛이 아니었다.서양 문물이 조선에 밀려오면서 , 인천이나 군산, 제물포, 부산과 같은 교역과 물류의 중심지에서 거래되었던 다른 나라의 음식이었으며, 한국인의 맛에 계량되면서, 정착하게 된다. 
200년 전 우리의 조선시대에는 아지노모도,짜장면,돈까스, 설탕, 카레, 단팥빵, 김밥,팥빙수, 커피가 없었으며, 100년 전만 하여도 조선의 상류층이나 맛볼 수 있었던 귀한 음식이었다. 즉 그 시대의 특이한 맛이면서, 한번 맛을 보면, 잊지 못하는 악마의 유혹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물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던 조선시대에 일본과 중국,미국의 의해 들여왔던 새로운 음식들은 값싸고 저렴한 요리의 원재료를 소진하기 위한 과정에서 한국인의 맛에 개량되었고, 서서히 한국인의 맛으로 정착할 수 있게 된다.



이 아홉가지 요리는 인간의 욕망과 엮여 있다.그 당시의 기득권이 너무 좋아했던 음식이며, 서민들은 감히 맛을 보는 것이 불가능하였다.하지만 요리의 원재료가 싸졌으며, 재료를 보관하는 방법에 있어서 획기적인 변화, 화학작용에 의한 문제해결이 가능하였기 때문에 우리의 식탁위에 올라갈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설탕의 효과는 상당히 강하였고,자극적이었다.그래서 밀수품에서 일순위로 손꼽히기도 하였으며, 설탕 대신 사카린으로 대체되면서, 수많은 한국인들이 사망하게 된다. 우리의 입맛에 최적화되어 있으면서, 부담없이 사먹을 수 있고, 가장 보편화된 음식과 요리들, 때로는 정식 요리가 아닌 분식점에서 맛을 볼 수 있었고, 수많은 아이들이 함께하는 운동회나 소풍에서 간단하게 허기를 해결할 수 있었던 음식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닌, 조선시대,그 당시 제국주의로 거듭나려 했던 강대국의 이해관게가 서로 맛물려 있었다.더군다나 군산의 명물 단팥빵은 일본에서 생산된 빵이며, 조선에 정착하면서 ,단팥빵의 원조가 될 수 있었으며, 군산에 가면 반드시 들려야 할 정도로 단팥빵의 명물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한국인의 맛 뒤에 감춰진 서구의 맛 ,그리고 제국주의 역사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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