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이솝 우화 전집
이솝 지음, 최인자 외 옮김, 로버트 올리비아 템플 외 주해 / 문학세계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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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게 , 나그네 친구! 그렇게 자다가 우물에 빠지기라도 하면, 자네는 아마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기보다는 나를 원망하겠지." (-17-)


"내가 처음으로 석판을 훔쳐왔을 때, 어머니가 나를 마구 때려 주었더라면, 이렇게 법정에 서서 죽음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을 겁니다."

잘못을 처음 저질렀을 때 꾸짖지 않으면,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72-)


그리고 세 번째로 사자를 만났을 때 그 여우는 사자에게 자가가 말을 걸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친숙해지면 두려움은 약해지기 마련이다. (-143-)


"이제 그만하게, 이 물체는 논쟁과 불화의 정령이라네.건드리지 않고 가만히 놓아두면 그전처럼 얌전해질 걸세.하지만 이것과 싸우면, 보다시피 자꾸만 부풀어오른다네." (-214-)


"이봐.내가 생쥐를 무서워하는 게 아니야.난 단지 누구든 간에 잠자는 사자의 몸 위를 뛰어다닐 수 있을만큼 대담한 놈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을 따름이라고." (-279-)


목이 마른 비둘기 한 마리가 물동이 그림을 보고 진짜 물인 줄 알고 크게 날갯깃을 하며 급하게 몸을 날려서 부딪치는 바람에 날개 끝이 부러졌다.
새는 바닥에 떨어졌고, 지나가던 사람이 그 새를 주웠다. (-355-)


보다 못한 독수리는 발톱으로 거북이를 움켜쥐고는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갑자기 거북이를 놓아 버렸다.
결국 거북이는 바위 위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400-)


인생의 진리와 지혜는 어렵지 않고 단순하다. 단지 살아가며 지켜야 할 것과 지키지 말아야 할 것만 구별할 줄 알면, 어느정도 살아갈 방편이 될 수 있다. 삶의 지혜가 고픈 현대인들에게 ,기원전 6세기경 쓰여진 이솝 우화가 지금까지 현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책에는 인간의 보편적인 진리를 담아내고 있어서다. 어리석은 행동에서 벗어나 동물적으로 살아가지 않는 것, 후회하지 않으면서, 현명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본에 대해서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현대사회에서, 이솝우화는 보편적인 지혜서로 여전히 유효하다.


돌이켜 보면 그렇다.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 사회는 100년전 삶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물질적인 풍요로움 속에 살아가면서도 ,만족한 삶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었다. 삶의 불안이 깊숙이 파고 들게 되는 이유는 인간의 욕망과 육구에서 스스로 해어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멈춰야 할 때 멈추지 못하고,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지 않는 것, 나약한 이들을 업신여기는 것을 경계하고 있었다. 즉 이솝 우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혜는 남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나보다 나약하고, 나보다 힘이 약한 이에게 가벼이 행동하면 ,그 화가 고스란히 나에게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화는 결국 자신의 불행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나의 분수를 아는 것도 이솝 부화가 강조하는 또다른 지혜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나 자신을 모르고 살아가며, 남을 보고, 서로 비교를 멈추지 않을 때가 있다. 만족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며, 욕구는 하늘을 찌르게 된다. 즉 땅을 기어다니는 육지 동물이 하늘의 새를 따라하다가는 죽음에 다다를 수 있다는 명징한 삶의 원칙과 원리를 제시하고 있었다.소위 당연한 지혜이지만, 순간 순간 놓치고 있는 것들, 우리 사회의 수많은 욕구와 욕망 덩어리가 자신을 비열하게 만들고, 어리석은 일을 저지름으로서 자신의 목숨을 잃어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이솝 우화는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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