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르파티 - 작사가 이건우의 마음 작품집
이건우 지음 / 보누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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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 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12-)


디디디

그대와 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기에
전화 다이얼에 맞춰
남 몰래 그대를 부르네

속삭이듯 마음을 끄는
다정한 그 목소리
언제 즐어봐도 왠지
두 눈엔 이슬만 맺히네

더 이상 이제 나는 기다릴 수가 없어요
마지막 동전 하나 손끝에서 떠나면

디디이 디디디
혼자선 너무나 외로워 (-23-)


파초

불꽃처럼 살아야 해
오늘도 어제처럼
저 들판의 풀잎처럼
우린 쓰러지지 말아야 해

모르는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행여나 돌아서서
우린 미워하지 말아야 해

하늘이 내 이름을
부르는 그 날까지
순하고 아름답게
오늘을 살아야 해

정열과 욕망 속에
지쳐버린 나그네야
하늘을 마시는
파초의 꿈을 아오. (-67-)


좋은 노래는 살아서 움직이고,시대를 뛰어 넘는다. 40여년 동안 오로지 작사가호 살아왔던 작사가 이건우 씨의 노래 가삿말을 보면,그 시대를 아우르는 울림이 있었다.그리고 생성되고, 소멸되어 지는 것들,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할 때, 나는 어느덧 나이를 먹어가고 있으며, 디지털 세상 속에서 아날로그 향수를 자꾸만 꼽씹게 만들었다.


책 속에서 눈에 들어온 노래는 '디디디'였다.유영선 작곡 , 김혜림 노래, 무명의 가수 김혜림을 한 순간에 인기 가수,스타 가수로 만들어서,히트작이 된 노래이다.그 시절에는 가요톱텐이 있었고,이 노래는 1등을 했다. 1989년 나온 노래 가삿말에는 사랑과 공중전화의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다.10원짜리 동전 하나, 시간이 흘러 가고, 디디디 소리가 나면 내 마음이 자꾸만 쿵닥 거리던 시절이 있었다.공중전화 박스를 지나가게 되면, 거기에 남아있는 동전이 있지 않을까 기웃 거렸던 우리 세대들은 이제 공중전화를 쓰지 않는 시대로 변모하고 있었다. 아날로그 세대에 대한 행수가 자꾸만 생각나는 것은 바로 공중전화였다. 삐삐를 들었던 그 기억들, 자칫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이 사라질까 조심스러웠던 그 시절 그 기억들, 카카오톡이 있고,문자 무제한이 있으며, 와이파이가 있는 지금 세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우리만의 공유되는 아련하고, 슬픈 추억이었다.


어떤 노래는 즐겁고,어떤 노래는 나에게 슬픔을 안겨 준다.또 어떤 노래는 나에게 위로가 되고, 긍정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있다.우리가 소위 말하는 소확행, 힐링,아모르파티,이런 것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긍정과 행복을 위한 것이었으며, 회복 탄력성을 노래 가삿말에 채우게 되었다.테이프가 다 늘어나도록 들었던 그 시절, 과학기술은 조악하였지만, 그때는 그때의 낭만이 숨어 있다.소위 노래는 가수를 잘 만나야 한다고 하였던가.어떤 노래는 그 가수를 살리고, 가수는 노래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작곡가에게 주어진 역할 중에 노래 가사를 쓰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노랫 가사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가수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한 권의 책을 통해서 노래와 가수를 동시에 펼쳐들게 되었다.그리고 살아있는 동안 사랑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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