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담談 - 셀프상담 가이드북
왕진아 지음 / 미로드(Me_road)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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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부정했던 많은 시간이 한 마디 사과로 지워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의 날들을 위해서라도 정리하고 가는게 옳다고 생각해. 다 털어놓고 진실하게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어. (P34)


이야기하다가 감정이 북받쳐 오르면 참지 말고 울어도 괜찮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아. 나역시도 널 몰아세우거나 이상하게 바라보는 일이 없을 거야. 물론 여기서 들은 이야기를 누설하는 일도 없을 거고. 같이 서약서까지 작성했잖아! (P35)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으려고 애썼어.
눈물 흘리는 건 약해 보이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
다른 사람 앞에서 약해 보이고 싶지도 않았고.
내가 내 약한 모습을 보게 되는 것도 죽도록 싫었어. (P67)


대신 같이 걸을 때 잘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굴러갈 수 있으면 좋겠어. 모양이나 간격은 달라도 그 다름이 서로에게 상처를 내는 게 아니라 보완할 수 있도록. (P202)


 굵고 길게 살겠다는 다짐은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는데, 나이를 한 살씩 먹을수록 '평범함'이라고 불리는 게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걸 알아가. 입시도, 취업도, 결혼도, 육아도, 노후준비도 뭐 하나 쉬운 게 없는 걸. 그런데 이 모든 걸 적당히 하며 살아가는 걸 평범한 삶이라고 부르잖아. (P219)


나이를 먹어가면서, 많은 것들이 익숙해진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물건에 익숙해지고, 사람에 익숙해지고, 상황에 익숙해진다. 그것은 예기치 않은 상처와 마주하게 되고, 때로는 내안의 자아 충돌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어릴 적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 마트나 영화관에서 넘어지고 구를 때, 아이에게는 자아 충돌이라는 개념은 없었다. 아이는 스스로 자아 충돌을 울음과 부노로서 풀 수 있었고, 그 대상은 부모나 가까운 지인이었다. 


어른이 되면 그렇지 않다. 울고 싶어도, 웃고 싶어도 사람들을 의식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내가 울 자리가 아닌데 울었다가는 사회적으로 배척당하는 경우를 우리는 수많은 상황에서 마주해 왔다. 장소에 따라 격식을 차리는 것이 어른들 사회에서 미덕이 된 지 오래이다. 단적인 예로 장례식장에서 웃음은 금기이며, 장례식장에서 웃는 순간 그 사람에 대해 사람들은 멀어지게 된다. 자아 충돌이란 바로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내가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데, 그걸 선택하지 못하고, 결정하지 못함으로서, 집착하게 되고, 미련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가지고 싶은 걸 가지지 못할 때 나는 스스로 갈증을 해소하지 못하고, 그것이 엉뚱한 곳에 분출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이유는 바로 내 안의 내면과 나 자신을 서로 이해하고 조율해 나가기 위해서였다. 나 스스로 나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진솔하게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다.


괜찮다고 말하고, 다행이라고 말하는 것, 이 두가지 언어적 표현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우리는 좀 더 나은 삶으로 바뀔 수 있고,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을 되돌아 보는 것, 내안의 상처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아는 것이 바로 셀프 치유의 시작이 된다. 한편 나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잘 모를 때가 있다. 그건 바쁘다는 핑계 하나로 자신을 돌아볼 시간적 여유조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 그 자체에 녹여져 있는 삶의 속성, 그 속성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 그것이 셀프 치유의 시작이며, 셀프 치유을 함으로서 나 자신의 다양한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고, 내 안의 부족한 것들, 내 안의 아픔과 슬픔, 기븜과 즐거움을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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