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1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8
조지 오웰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해설 / 생각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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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음 순간이었다. 누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꽉 끌어안고 있었다. 처음에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 말도 안 될 정도로 젊고 싱싱한 육체가 윈스턴의 몸에 닿았고, 삼단같이 검은 머리는 그의 얼굴을 덮었다. 그렇다. 정말로 그녀는 얼굴을 쳐들었고, 윈스턴은 그 크고 붉은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어 진하게 입맞춤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목을 부둥켜안고 가장 사랑하는 그대, 소중한 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목청껏 부르짖었다. 윈스턴은 그녀를 잡아 당기고는 그대로 땅바닥에 눕혔다. 그녀에게는 조금도 저항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느낄 수 없었다. 윈스턴은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저 믿어지지 않는 꿈과도 같은 일이었고 자신이 자랑스러울 따름이었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에 윈스턴은 너무나 기뻣다. 하지만 육체적 욕망은 거기까지였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싱싱하고 미모가 뛰어난 여자가 갑자기 자신을 움츠러들게 했을 뿐만 아니라 윈스턴 자신이 여자 없이 홀로 사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진 까닭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고 머리에서 블루벨 꽃을 떼어냈다. 그리고 말로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 그에게 기대앉았다. (p220)


조지오웰의 유명한 소설 1984였다. 이 책은 하버드 대학생들이 읽는 책 중에 하나로 소개되었고, 대한민국에 열독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 분위기에 편승해 나 또한 이 책을 두 번 정도 읽었고 전체적인 스토리는 익히 알고 있다. 다시 복습하는 기분으로 이 책을 재독하였으며, 조지오웰의 1984 속 사회상은 지금 현재도 현재진행형이며, 빅브라더가 대한민국 사회 속에 있다.


유부남이었던 윈스턴은 이유없느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누군가 자신을 검열하고 자신을 구속하고 있으며, 그 배후에는 빅브라더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유없이 느껴지는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은 윈스턴이 느끼는 불안의 실체였으며, 그 분안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의 연속이었다. 빠져 나오고 싶었지만, 빠져나오려고 몸부림 칠수록 그럴수록 윈스턴은 자신이 옥죄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윈스턴 앞에 놓여진 사회는 자신이 벗어날 수 없었으며, 거미줄에 걸린 파리가 윈스턴의 현재 모습이었던 거다. 윈스턴의 시야 속에 보여지는 여성의 모습, 그 여성은 윈스턴의 시야 속에 항상 비췄지만, 누군지 알지 못하였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누군가에게 보고 되고 있다는 사실만 짐작할 뿐이다. 바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미모의 줄리아였으며, 윈스턴과 줄리아는 만남으로서 불안이라는 실체와 맞물리면서 , 서로의 몸을 뒤섞게 된다. 두 사람 사이에 펼쳐지는 사랑의 실체는 감시와 감독,통제가 있다 하더라도 인간은 결코 그 감시 속에서 통제될 수 없는 존재라는 걸 증명해줄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다른 불운의 씨앗이 된다. 죽음이라는 것이 점점 더 윈스턴과 줄리아 앞에 놓여진다는 걸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익히 알게 되는 또다른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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