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사 - 오늘까지만 출근하겠습니다
박정선 지음 / 브.레드(b.read)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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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란 인류의 장구한 역사에서 볼 때 아주 최근에 나타난 존재다. 우리는 당연한 것처럼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아직도 이 회사라는 거인이 낯설고 어색하다. 회사라는 거인과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 노력하는 , 그리고 그 안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호모 콤파니쿠스'라는 존재가 등장한 것도 최근 일이다.우리나라만 해도 1960년대는 1차 산업 종사자가 83% 였고, 2.3차 산업 종사자가 50% 를 넘은 건 1970년대 들어서이니 아직 반세기가 되지 않는다. (p114)


저자는 다섯번이나 퇴직한 회사원이다. 지금은 여섯번째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회사에 대해서, 회사원으로서 자신의 생각을 그려나가고 있다. 항상 사직서를 마음에 품고 다니면서, 언제든 회사에서 빠져 나올 기회를 찾고 있다. 자본주의와 회사의 상관관게에 대해서, 저자의 특별하면서도 구체화된 생각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나는 작가의 생각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그 책에 대해 가치를 두는 편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중심에는 회사원이 있다. 저자는 회사원을 호모 콤파니쿠스라 부르고 있으며, 대한민국 사회의 민낯을 그려나간다. 인재를 모아서 바보로 만드는 회사라는 조직에 대한 좌절감과 회의감, 성과는 회사원이 아닌 회사가 만들어 내야 한다는 당돌함이 이 책 곳곳에 남아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차이나는 클래스' 에 단골로 출연한 모 방송인이 생각났으며, 저자의 생각 곳곳에 묻어나는 통찰과 깊이를 엿볼 수 있다.


왜 사람들은 회사원이 되고, 입사를 하고 퇴사를 하는 걸까.그리고 회사는 회사원을 착취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야근을 밥먹듯 하는 회사원,칼퇴하면 낙인 찍히는 회사원, 회사 곳곳에 암초처럼 퍼저있는 꼰대의 실체는 그들이 퇴사 하게끔 만드는 요소들 중에 하나이다. 공교롭게도 그들이 사직서를 회사에 제출하면,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 곳곳에 퍼저있다. 참지 못하고 , 인내하지 못한다는 둥, 그럴 꺼면 왜 회사에 다니니 라고 비아냥 거리는 우리 사회 시스템,그것은 회사원들이 회사를 나오고 싶지만 꾸역꾸역 다니는 이유가 된다.


이 책은 냉정하면서도 객관적이다. 직장 상사의 다양한 모습들이 책 곳곳에 설명되고 있으며,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이 파괴되는 현실 속에서 비전없는 회사, 스스로 성장할 수 없는 회사는 퇴사하지 않으면 안되는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불합리하고, 불공평하고, 불소통이며, 비창조적인 곳이 회사의 또다른 실체이며, 공교롭게도 회사가 강조하는 것이 창의성과 소통이다. 하지만 저자는 바로 그런 부분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이 책은 회사원들에게 공감갈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내 주변에 상사들은 이런 모습이었지, 내 주변에 이런 꼰대가 있지, 하고 자신의 모습을 관찰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생각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으면서 회사를 나오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가지는 의미란 용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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