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 12가지 '도시적' 콘셉트 김진애의 도시 3부작 1
김진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도시계획학 박사 김진애 선생님의 도시철학책이다. 최근 도시 3부작으로 발간한 시리즈에서 첫 권인 [도시이야기]를 읽었다. 책 3권은 방대한 양일텐데 한 번에 간행되어서 놀랐다. 알고보니 매년 책을 쓰셔서 원고에 통달하신 듯🤭 책은 12가지 컨셉으로 도시와 도시민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여러 화두를 가지고 내내 질문을 던진다. 꼬리를 무는 질문 다발을 보니, 이런 샘솟는 호기심이 그의 연구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 한편 따로 찾아본 선생님의 도시 설계 이력 중에 '인사동 길 설계'가 있어서 반가웠다. 지금은 잘 안가지만 예전에 서울 나들이가면 종종 인사동에 들러서 정취를 느끼곤 했다.
.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코딩과 디코딩' 파트. 설계된 도시를 가지고 사용자가 의미를 되짚어 본다. 나는 길을 걸으면서 작은 공원이 있으면 감사하고 도보가 좁으면 불만이었다. 사는 동네를 디코딩하는 과정이었다니 잘 들어 맞는 표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
안대근 지음 / 달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기를 안 쓴지 한참 되었다. 돌이켜보면 일기를 쓰는 행위는 노동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에너지를 고갈시켰다. 방학 때 강제되던 일기쓰기 숙제가 참 싫었는데, 나는 보통 한 달치를 28일쯤에 미친 속도로 써내려 갔기 때문이다. 몇 시간 동안 그 날의 날씨나 기분을 예상하며(?) 썼었지. 그래도 일 년에 한 두 번쯤은 비공개 블로그에 새카매진 속을 토로하곤 했다. 속이 속절없이 까매지는 사건이 생겨야 그 울분, 속상함, 고통을 발산했다. 365일 중 다수를 차지하는 별 일 없는 매일은 그냥 별 일 없이 흘러보내고 말았다.
.
이 책은 일기장과 같다. 별 일 없는 잔잔한 날에도 엄마를 생각하거나 내일의 일을 얘기해보고 그걸 써내려 갔다. 어린 나는 매(일)의 (기)록이란 이름으로 글쓰기에 너무 큰 무게를 쥐어준 건 아닌지 싶다. 일기를 썼더라면 작가가 되려고 이렇게 돌아오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에세이는 나를 보게 한다. 문장을 친숙한 단어로 정리하고, 적재 적소에 발화할 수 있게 한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가진 따뜻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나눠 받아본 하루였다. 오늘의 일기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피 입문자들이 자주 묻는 100가지
전광수커피 아카데미 지음 / 벨라루나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페셜티 커피를 파는 카페가 많아지고 있다. 로스팅을 직접 하는 카페도 생겼다. 그 결과 나같이 둔감한 사람이 어느새 산미를 구별해낼 줄 아는 정도의 미약한 미뢰를 확보하게 되었다. 커피를 알게 되면서 대화가 이어지는 경험도 부지기수로 늘었다. 어제는 낯선 카페에서 낯모르는 알바생과 에티오피아 원두에 대하여 3분간 말을 주고 받았다. 고민을 5분하고 주문은 10초만에 이루어지는 주문대에서, 이 스몰톡이 참 생경했다. 데이트를 하면 꼭 커피 맛과 카페 인테리어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고, 칭찬과 채찍을 놓는 태도는 엄격-근엄-진지했다.
.
커피가 뭐길래. 가는 지점마다 사람들로 꽉 찬 스타벅스에서 벌써 두번째 퇴짜를 맞았을 때, 기어코 한소릴했다. 나도 스벅가려고 찬바람 맞으며 요까지 왔긴하지만. 커피.. 포기할까? 그치만 인간이 두 명 이상 모이면 밥 아니면 커피다. 우린 종종걸음을 걸으며 5분 거리의 다른 카페로 왔다. 그러고 커피를 알려주는 책을 읽었다. 생두부터 원두까지 커피 종류부터 로스팅까지. 100가지 질문과 답이 있다. 말초신경까지 집중해야 될 것 같은 핸드드립 물 주입 방법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커피란 무엇인가 고민했다. 이놈의 커피체리를 대체 누가, 왜, 씨앗만 남겨서, 구워서, 갈아서, 물 내려 먹기 시작했을까. 잠깐. 그러고 보니 폰에 커피 기프티콘이 비어 있는 적이 드물다. 나도 열심히 마시고, 남도 열심히 마시고, 축하할 일, 고생했던 일에 다중 의미를 담아 커피를 건넨다. 주고 받는 일이 이토록 한 마음 한 뜻이라니. 정말 다들 마약에 취해있는 거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충류 사육사인 주인공이 전설 속의 뱀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책을 덮고 보니 내용에 대한 정보를 모르고 보는 편이 낫다는 생각. 책을 양장보다는 좀 더 가벼운 무게로 뽑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을 좋아하면 판타지 소설은 다 쉽게 빠져드는줄 알았는데, 오히려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책은 읽어내기 힘들었다. 이건 타이밍의 문제도 있는데, 요즘 판타지 슬럼프의 시기라서 더 그런듯🤭 11월에 손에 잡히는 책들은 죄다 철학, 과학, 인문사회다..
.
책의 핵심 주제인 허물 벗기는 충분히 의미있다. 문장 호흡도 짧은 편이라 금방 읽는다. 무거운 책 더미사이에서 잠깐 환기시키기 좋았다.
.
📖p.283
세상의 허물은 반드시 벗겨져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가 말했다 잘 왔다 아프리카 - 가족힐링 여행기
양희 지음 / 달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의 저자는 초등학생 아이 둘을 데리고 동아프리카 케냐로 가서 1년을 살다 왔다. 요즘 태국, 포르투갈 등에서 한 달 살기 컨셉의 여행이 유행하고 있지만, 아프리카에서 1년 살기는 누구도 도전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홀 몸이 아니라 돌볼 미성년 자식들이 있다면. 나도 모험심이 적지 않은지라 아프리카라는 미지의 세계가 궁금하긴 하다. 근데 가볼 엄두는 안난다. 호기심의 대가가 너무 클 것 같은 기분.. ebs 세계테마기행으로 충분한 느낌.. 읽고나니 이 책은 역시 텍스트로 된 세계테마기행이었다. (재밌다는 얘기!) 오늘의 방송은 "광활한 자연속에서 사랑과 평등을 배우는 아이들-아프리카 케냐편" 이다.
.
이 가족은 아프리카에서 한국의 룰이 안 통하는 상황을 경험했다. 빨리 빨리는 커녕 정시라는 시간 개념도 잘 지켜지지 않고, 부족한게 많지만 부족한 것의 총량보다는 덜 불평하는 사람들. 기차가 1분 연착되는 정도의 사소한 불만이 매일 적립되는 현대 도시인들은 아프리카인들보다 얼마나 복잡하게 살고 있는걸까. 작가의 어린 아이들은 새로운 룰을 받아들이면서 마음의 벽을 허물고 내면의 우주를 넓혔다. 그 경험은 대단히 귀중한 것이지. 나는 이제와서 그릇을 넓히고 있는데 ! 큰 물에서 놀아란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책에 아프리카 정보도 조금 수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프리카라는 지역만을 권하기 보다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발달, 자녀교육, 부모성장 등에 초점이 더 있는 점을 참고하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