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와 비슷한 느낌의 독서방식인 듯. 읽은지 오래되어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발췌독 같은 경우는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
나의 게으름을, 나의 어리석음을, 나의 건방짐을, 나의 무식함을 알려주는 책을 찾아서 신랄하게, 아프게, 힘들게, 읽도록 하자. 책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나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니 말이다.
난 언제고 한 번이라도 독하고 찐한 사람이었던 적이 있는가
일생에 한 번 무엇이든 독하게 해본 사람은 자신을 언제든지 변화시킬 힘을 갖게 된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단 한 번이라도 찐한 시간을 보낸 사람은 우선 어느 때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달릴 수 있는 힘을 내면에 쌓게 된다.
이 책은 부끄러움과 찌질함, 커다란 죄는 아니지만 타인에게 쉬이 말할 수 없는 그 찌질한 어딘가 부끄러운 어딘가에 관한 글들이다. 나의 일일수도 타인의 일일수도 있는 모호한 경계에 위치한 일들이라 더욱 공감간다.
때때로 나는 생각한다. 모욕을 당할까봐 모욕을 먼저 느끼며 모욕을 되돌려주는 삶에 대해서. 나는 그게 좀 어글프고, 부끄럽다.
만만한 데 말뚝 박고, 생가지보다 마른 가지 꺾는 법이다.
이타심은 건물의 장식품과 같다고,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그것이 없다고 해서 사회가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정의는 건물의 기둥과 같은 거라서 그것이 없어지면 건물이 무너지듯 사회도 무너진다.애덤 스미스 <검사내전>
공간에만 대기원근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에도 대기원근법이 존재한다. 시간이 쌓이면 자신의 색깔은 사라지고 점차 주변의 색깔에 묻힌다. 그렇게 주변과 비슷해지면 생존에는 유리하다.
나이 먹어서 읽는 책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지금도 꾸준히 읽는 편이지만 마치 철새 같다. 내 것인 것 같지만 내 것이 아니다. 게다가 생각이 아집으로 굳어버려 그에 맞는 책이 아니면 불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