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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7월
평점 :
한번 만지거나 보고 나면 결코 잊을 수 없고,
우리의 머릿속을 완전히 장악해 광기로 몰아가는 무엇.... 자히르.
이 책은 나에게 무척 힘든 책이었고, 너무나도 절실히 필요한 책이었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이 책의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얼마만큼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글을 잊지 않는 한 이 책은 나를 바꾸게 되지 않을까...
잃어버린 사람 에스테르를 찾는 것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우리 모두가
사실은 진정으로 행복하지 않고, 만족하지도 않으면서
그런 척하고 사는 거라고 말한다. 사랑을 하다가도 그것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사는 건 다 그런 거라고 생각하며 만족해 버린다고 한다.
투쟁을 하면서 나는 사람들이 자유의 이름으로 하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 별난 권리를 옹호하면 할수록, 그들은 점점 무언가의 노예가 되어 갔다.
부모의 욕망의 노예, 타인과 '여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결혼생활의 노예,
체중게의 노예, 정치체계의 노예, 금방 포기하게 될 무수한 결심들의 노예였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난 모모가 떠올랐다.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자 했지만 결국은 모두
무언가의 노예가 되고 말았던 그 마을 사람들처럼..
얀트법..
"그것은 인류 뮨명이 시작된 이래로 계속 존재해왔지만, 공식
적으로 기록되고 알려진 것은 1933년 한 덴마크 작가에 의해서였
습니다. 얀트라는 작은 마을의 시의원들이 사람들의 실천 윤리를
위한 십계명을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사실 그것은 얀트에서뿐만
아니라 이 세상 어디에서나 효력을 가지는 규범이었습니다. 그
계명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평범과 익명성이
최선의 선택이다. 만약 네가 그 원칙에 따라 행동한다면, 너는 살
아가면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네가 다르게 행
동하려 한다면......"
너는 아무도 아니다. 네가 우리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너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너는 어떤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네가 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우리에게 도전하지 마라.
그러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을 늘 명심하라.
그리고 절대로 우리의 말을 비웃지 마라..
이 얀트법은 우리 사회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와 다른 사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보다 뛰어나 보이는 사람을
질투하는 세상 속에서는 어떤 사람도 진실된 행복과 만족을 누릴 수 없겠지..
어찌보면 그 옛날 겸손이 미덕이고, 남에게 자신을 낮추라던 그 말도 똑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너무 어릴 때부터 들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왜 꼭 그래야 할까 하는 의문으로 변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은 겉보기에 내가 담들과 비슷해 보이도록
자신을 숨기고 낮추어야 하는 걸까? 내가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질투하고 부러워하는 마음 때문에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꼭 자신의 모습을 감추어야 하는 걸까..
조금 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줘야 하는 것 아닐까..
나는 매 순간을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살기로 했다.
사람들이 그래야 한다고 말하는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새상을 보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