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책 읽는 시간 -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때
니나 상코비치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니나 상코비치의 일 년간의 독서의 기록이다. 그리고 슬픔과 고통으로부터 달아나고 극복하고자한 노력의 기록이다. 저자는 언니의 죽음의 충격과 두려운 죽음에서 달아나고자 지난 3년간 더 열심히 일하고 더 활동적으로 살면서 정신없이 살아왔으나 그것이 소용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이상 도망치기를 포기하고 자기의 생일을 기점으로 하루에 한 권 책읽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 권 읽기도 힘든 책을 매일 한 권씩 읽고 서평을 쓰기로 했다니 한가한 내 삶을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죽음과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는 순간이기도 했다. 죽음이라는 건 늘 우리 주변에 있으면서도 잊고 살아가는 무언가와 같다. 당장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삶을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죽음에 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상실의 숲인지 말테의 수기였는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거기에 나왔던 죽음에 관한 글귀가 생각났다. 죽음은 삶의 대극에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저자의 아버지는 이런 말을 하셨다고 한다. `행복을 찾으려고 하지 마라. 삶 그 자체가 행복이다.` 깊이 공감되는 말이지만 예전같았으면 그닥 와닿지도 않고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을 말이기도 하다. 아무리 힘든 인생의 시련에서도 우리는 인생의 교훈을 얻는다고 한다. 정말 그러하다. 지난 2년간은 무척 힘들었고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그래도 그 시간들을 통해서 배우게 된 것들도 아주 많다. 늘 지루하고 의미없게 느꼈던 삶의 소중함 같은 것들 말이다. 지금은 삶의 무가치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염세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척 안타깝다. 내가 지금 살아있음에 대한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다음 보기로 한 책은 중국작가 위지안의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이다. 죽음을 눈 앞에 뒀던 이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삶을 바라봤을지 궁금하다.

이 책 속에 멋진 말이 있었다.
`삶의 진실은 죽음의 불가피성으로써가 아니라 우리가 살았다는 경이에 의해 입증된다...뒤를 돌아봄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고 도피하여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독서를 선택한 것은 아주 현명한 방법이었다. 책은 지혜를 얻기도 하고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위로를 얻게도 하지만 다른 것에 집중함으로써 현재의 고통을 잊게도 만든다.


이 책은 손에 든 순간 순식간에 읽어 내릴 만큼 재미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책읽기의 소중항과 중요성을 내가 다시금 느끼게 해준 책이다. 저자처럼 하루 한 권은 아니지만 책 좀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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