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여름이면 미친듯이 여행기를 읽어댔던 적이 있다. 

그 때의 심정이란..... 

숨막힐 것 같은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다. 

선선한 가을이 올때 즈음이면 그 증상은 한 풀 꺽였다. 

아직도 우리집 책꽂이에는 그 때 읽어댔던 여행기들이 좌르르 

꽂혀있다. 

아직도 짬짬히 끌릴때면 여행기를 읽곤 한다. 

하지만...그 무수히 많은 여행기의 총정리 스러운(?) 책이 이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내게 여행이란..여행을 꿈꾸는 것이란 어떤 의미인지.... 

여행기를 읽으면서 저자와 함께 여행하는 나의 마음이 어떠한지... 

이 책에는 그 모든것들이 아주 콕 찝어서 자~~알 나와있다. 

심지어는 여행사이트에서 퍼온 글들 조차도 말이다.. 

 

 

여행이란 어쩌면 세상에 대한, 인간에 대한 작은 호기심이 아닐까?

굳게 닫힌 일상의 철문 너머로, 반쯤은 두려운 시선으로 바깥을 내다보는 호기심!

잠시 탈출에 성공한다 해도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엇 하나 제대로 보고 익힐 수

없으면서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두렵고 불편해서 다시 철문 안의 닫힌 공간으로

되돌아오면서도,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밖을 내다보는 그 시선만은 끝내 거둘 수 없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




“꿈꾸며 사는 삶은 아름답다는 사람도 있고, 허상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오라는  

 

사람도 있다. 내가 지금 꾸고 있는 꿈은 허상일까? 현실에 대한 도피일까?  

 

부모님께는 큰 아들로, 세 아이의 아빠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이  

 

너무도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세계일주! 관광이 아닌 여행을 떠나고 싶은 여행중독자!  내가 꾸고 있는 꿈이다.

정열적으로 살다가 가는 것이 삶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통장은 비어있고, 세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는 점점 늘어만 간다. 

 

노후 계획도 없고,한 달 벌어서 한 달 먹는 한 달 인생이다.  

 

더욱이 노부모의 연금에 의지하며 철없이 살아온 나다.  

 

난 계속 꿈을 꾸어야 하는가? 얼마나 벌어야 먹고사는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것인가?  

 

아무런 답을 찾을 수가 없다. 한숨이 나온다.

인터넷 여행사이트의 멋들어진 사진 속에서, 여행가들이 적어놓은 수기에서,  

 

나는 또 다시 꿈속으로 잠든다.  

 

꿈꾸며 살아온 시간이 어느덧 흘러 40년이 되었고, 이제는 몸도 여기저기 아프다고, 

 

예전같지 않다고 푸념하며 한 달을 산다.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들은 이런 내게 ‘니가 세상에서 제일로 행복하고 편한 사람이다.  

 

아무 소리하지 말고 살라’ 고 말한다.  내가 제일 싫은 게 그것인 줄을 모르고.....

난 지금 꿈과 현실을 연결하는 다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 여행의 숲을 여행하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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