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어야 한다
박영희
요즘 아내가 하는 걸 보면
섭섭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지만
접기로 한다.
지폐도 반으로 접어야
호주머니에 넣기 편하고
다 쓴 편지도
접어야 봉투 속에 들어가 전해지듯
두 눈 딱 감기로 한다.
하찮은 종이 한 장일지라도
접어야 냇물에 띄울 수 있고
두 번을 접고 또 두 번을 더 접어야
종이비행기는 날지 않던가
살다보면
이슬비도 장대비도 한순간
햇살에 배겨나지 못하는 우산 접 듯
반만 접기로 한다.
반에 반만 접어 보기로 한다.
나는 새도 날개를 접어야 둥지에 들지 않던가
=============================>
인문학 교실 2강 - 소통의 기술시간에 함께 나눈 시.
캬~~~
시란 이런거지...
주저리 주저리 말하지 않고,
이렇게 단정하게 모든 걸 말하는..........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에는 <접어야 한다>는 기본...
부부간에도, 부모자식간에도, 친구간에도 말이다.
접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