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오는 1학년 똘망한 딸내미가 내게 물었다.
"꿈동산~꿈동산은 책이 재밌어??"
"응"
".....책 보지 말고 심심하면 피아노 치고 그러면 되쟎아."
나한테 피아노를 배우는 라진이는 내가 피아노 치는걸 가장
재미있어 할거라 생각하나 보다.^^
따르릉.....
"엄마? 책보는데.....응...어른들은 책보는게 노는거야..."
6살된 우리 딸이 하는 얘기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왠지 책을 보는 이유에 대해 철학적으로 그럴싸하게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다 낯간지러운 소리!
난 누가 뭐래도 책 읽는게 재밌다.
남들은 짬 날때 텔레비젼을 본다지만, 난 책을 본다.
밥하다가도 짬 날때는 책을 보고, 잠시 대기중일때도 책을 보고,
시간이 많이 나면 아예 대놓고 책을 본다.
그래서 어처구니없게도 "교양있는 척하네..."라고 누가 맘속으로 씹을 것같은 분위기에서는
맘속으로 삐딱하게 대꾸한다.
"책읽는게 범죄는 아니쟎아???"
한때 마음이 몹시 부대낄때 난 종교를 다시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릴때 천주교 신자였던 나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당당히 유물론자라 밝히고 성당과의 인연을
끊었었다.
근데...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종교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조금씩 깨닫게 된다.
책은....내게 종교와 같은 의미이다.
나를 돌아보게 하게, 다듬어주고, 보듬어주고, 감사하게 하고, 깨닫게 해준다.
책을 볼때 최고의 묘미는 읽은 책을 다시 읽었을 때이다.
누군가의 책을 읽다가..아님 문득...읽어달라고, 혹은 읽고 싶다고 부르짖는 책이 있다.
그 책을 다시 꺼내 읽었을때 느끼는 그 감동과 놀라움은 참으로 짜릿하다.
아마 이 짜릿함때문에 난 책읽기에 더 빠져드는지도 모른다.
또한 책장의 책들을 계속 짊어지고 가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이런 묘미를 함께 할 찐한 친구가 한 명 있었으면 좋겠다.
도서관에 나오는 그녀와 그녀의 친구처럼 말이다.
2009년도 슬~~ 사그라지는 이 즈음..
내가 맘 속으로 가져보는 유일한 욕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