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내용이 끌린다거나 글쓴이가 이 사람이기 때문에 책을 사거나 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자는 농부의 밥상이었고,후자는 하종강님의 책이다.
두 책 모두 "우와~~!!" 하면서 빌리거나 샀지만 읽지는 못했다.
엄밀히 말하면 읽다가 만 책들이다.
농부의 밥상은 3번정도 읽다가 말았던 것 같다.
참 이상한 일이지만, 어느 날 문득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 중에서 텔레파시(?)라고 해야 하나
암튼 그런 묘한 아우성이 들린다.
머리로든 마음으로든 당기는 그 책을 읽기 시작하면 고미숙님의 "호모 쿵푸스"에서 나오는
그 말.."온 몸에 진동이 느껴지듯" 책이 읽혀진다.
얼마전 지승호 님의 책을 읽다가 하종강님의 읽다 포기한 이 책이 무지하게 읽고 싶어졌다.
인절미에게 책을 빌려다 읽었는데 어찌나 재미있던지..
읽고 나서 그 책이 읽혀지지 않았던 그 무렵의 내 마음이 어떠했었던가가 떠오르며 반성되어
지기도 했었다.^^
그저께 다 읽은 농부의 밥상도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읽히는 책에도 때가 있는데...
하물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때"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그 "때"를 여유롭게 천천히 기다려줄줄 하는 그런 엄마가 되었음 하는 바램이다.
읽히지 않는 책..내가 읽고 싶어 샀음에도 읽히지 않는 책을, 샀기 때문에 모조리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읽어버리려 용을 쓸때도 있었다.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고, 부끄러운 지적 허영심이다.
쓸데없는 강박증이고 결벽증이다.
이런 어리석은 짓거리를 우리 아이들에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천천히 천천히 아이들과 함꼐 하는 나를 돌이켜보고 다듬어본다.
천천히..조금씩..널널하게(?) 아이들과 함께 가고자 하면서도 가끔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용을 쓸때가 있다.
책이 나를 불러 "온 몸이 진동하듯" 읽혀지듯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온 몸이 진동함"을
느낄 수 있는 그 "때"를 기다릴줄 아는 인내심을 가진 엄마여야 할텐데..
하지만 맨날 모자란 엄마노릇하는 내게 그 인내심이 가당키나 한지..--;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는 세상의 이치...삶의 순리를 나와 딸들간에도 돌려 생각할수 있는
그런 지혜로움과 너그러움이 부디 내 속에서 생겨나길.....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