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라서 좋다 - 오지혜가 만난 이 시대의 '쟁이'들
오지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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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도 전에 산 책인데, 읽혀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책들도 많은데,

갑자기 이 책이 읽고 싶어져서 읽기 시작했다.

글쎄, 난 오지혜라는 배우를 잘 모른다.

그녀가 나오는 연극을 본 적도 없고, 와이키키 부라더스도 보지 못했다.

그녀의 연기하는 모습보다 그 외의 모습을 더 많이 봤으니 난 배우 오지혜를 잘 모른다.

 

이 책은 참~~ 오지혜 맘대로 쓴 책이다.

그녀가 친한 사람들, 혹은 그녀가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인터뷰 자리를 빌어 만난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재미있다.

배우 오지혜에 대해 추측할 수 있게 한다.

아마 그녀는 무대에서 이런 연기를 할 것이다라는 추측말이다.

이 책에서 그녀가 만나는 딴따라들을 보면 그가 배우든 감독이든 가수든 그녀의 성향은

가히 짐작이 된다.

 

먼저.....명계남.

난 잘 나가던 광고회사의 중견간부(기억이 확실하지는 않다....)자리를

버리고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한 바로 그 시점의 명계남을 무대에서 본 적이 있다.

그는 중년의 나이에 이 사회에서 표준적이고 안정된 위치에서 스스로 걸어나와 학전소극장

(이것도 기억이 확실치 않다...10년도 넘은 시점이라...--;)에서 "콘트라베이스"라는 작품으로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2막을 시작했다.

자그마한 소극장에서 자신의 몸보다 더 큰 콘트라베이스와 함께 연기하던 그는 정말 당당하고

빛나보였다. 행복해보였다.

그런 그가 노사모활동으로 연극인이 아니라 정치인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것은 참 안타깝다.

사람들은 그를 순수한 배우로 보질 않는단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더 이상 무대에 설수 없을까봐 절망에 빠져 있단다.

하지만 난 그의 찍고 돌고에서 찍고의 정점을 봤기 때문일까....

난 그는 배우말고는 할 게 없는 사람같다.

명계남 그는 배우다. 무대에 섰을때만 빛이 나는 사람이다.

부디 무대에서 그를 볼 수 있길 바란다.

 

박광정에 대해서도 한마디...

그는 마른 멸치같이 생겨서 코믹스러운 이미지로 많이 나오지만 그는 정말 과묵하고 조용한

사람이란다. 가끔씩 브라운관에서 방방뛰면서 온몸으로 화내는 모습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는 화조차 낼 줄 모르는 사람이란다.

무대에서의 그를 본적이 있다.

추상미와 함께 한 연극이었는데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캬~~정말 생각이 가물가물...)라는

연극에서 그는 정말 샤프하고 진지한 분신역으로 나왔다.

그때 난 박광정을 보고 참 잘 생긴 배우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근데 대중매체는 그를 우스꽝스러운 사람으로 고정시켜버렸다.

그게 난 무지 속상하다.

 

오지혜가 만난 사람들을 살펴보면 영화나 TV에서 악역이나 조연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이대연,성지루,박광정,기주봉,최광일..등등...

하지만 이들은 무대에서는 "큰"사람이다..

난 이들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극단 목화의 배우들이 정수기 장사나 학습지선생을 하지 않고 연극만 해도 밥먹고 사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배우라고 하면서 연기는 하지 않고 CF로만 수억을 벌어대는 사람은 발붙이지

못하는 그런 세상....

자신의 철학을, 삶을,세계관을 노래해도 음반이 잘 팔려 음악활동만 할 수 있는 세상...

진정한 딴따라들이 최저생계비를 보장받고, 계약직이 아니라 정규직(?)이 될수 있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딴따라들이 자신의 신명과 영혼을 오롯히 쏟아낸 무대에서, 그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관객이 만들어 내는 세상은 분명 지금보다는 더 진실된 생활 일 것이다.

 

오지혜와 그의 측근(?)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그들은 행복하구나...그래서 더 당당하구나....

딴따라라서 좋고!!! 행복하고!!!  당당한 그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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