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여러 측면 중 주체적인 협력자라는 부분에 집중한 책. 인문교양서를 만들기 위한 실무적인 노하우도 많은 도움이 됐지만, 무엇보다도 편집 노동의 가치와 그에 임하는 사람의 자부심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와닿았다. 행간에서 듬뿍 느껴지는 일, 삶, 세상에 대한 애정에서 많이 배웠다.
코로나19가 촉발시킨 제국의 몰락을 다룬 이런저런 책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아메리칸 ˝드림˝이 왜, 어떻게 소멸하고 ˝나이트메어˝가 되었는지 스무 꼭지의 글로 다뤘다. 아무래도 미국은 동맹들을 거느린 패권국 지위로 ˝돌아오기˝보다는, 자체의 모순을 극복하지 못하고 ‘언유나이티드 스테이츠‘라는 사상 초유의 길에 들어설 가능성이 더 높지 않나 싶다. 미국의 뿌리가 썩어 있음을, 그게 코로나 이후 드러난 것임을 잘 알 수 있는 책이다.
비전공자가 ‘IT 연관 기획 업무‘를 할 때 필요한 기초 지식과 개념을 다룬다. 실무적인 측면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기본적인 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책 제목이 다소 내용을 불명확하게 설명한게 아쉽다.
촘스키가 현대 ‘프로파간다‘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한 인물의 책. 노골적이고 당당하면서도 교활하게 선전을 통한 지배를 말한다. 집필 의도와 관계없이, 엄청난 엘리트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대중에 대한 심리전인 자본주의 선전의 본질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선전 세계는 세련되게 복합적으로 주조되었던 듯하지만, 근본 철학을 드러내는 저술은 투박하고 정확하게 핵심을 보여준다(특히 4장 ‘PR의 심리학‘). 지피지기 차원에서 권할 만한 책이다(그 반대의 사람들, 즉 이 책의 철학을 믿는 사람들은 오히려 볼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