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내란-외환 불법 쿠데타에 대한 진상 규명이 더 철저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할 현재 진행형의 사항이다보니, 중간 시점에서 상황적 배경을 정리한 책으로써의 재미, 의의, 한계가 명확하다. 쿠데타 주도 세력의 무능력, 파렴치 그리고 ‘반공 파시스트 전쟁 지향‘의 상당한 기원을 확인할 수 있고, 행간을 읽고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다(저자의 글 솜씨와 분야의 특성이 배합되어 그런 듯). 군 전문기자답게 일반적인 차원에서의 한국군 문제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여럿 있다(내가 보기에 한국군은 ‘자주 국방‘을 하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한계로부터 여러 큰 문제가 파생된다) .다만 쿠데타 세력에 대한 비판에 비해, 한국군 개혁 방안은 지극히 온건하고 기존 상식(?)에 수렴하는 방식이라 매력이 없다. (일부러 그리 쓴 것 같기도 하나, ‘계엄의 밤‘ 6시간에 대한 서술도 기대보다는 부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