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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도책 - 세계의 부와 권력을 재편하는 인공지능의 실체
케이트 크로퍼드 지음, 노승영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11월
평점 :
“지도책”이라는 개념을 통해 디지털 자본주의 사회의 실상을 ‘입체적인 레이어’의 누적과 공간적으로 연결된 ‘여러 요소들의 결합’으로 살폈다. 몇몇 단편적인 이미지로 상상되는 ‘피지털’ 사회는 사실상 권력과 국가의 강력한 개입 속에서 형성된 물질적인 사회이며, 채굴, 노동(채굴, 플랫폼 적용 노동-택배, 배달, 물류 등-, 각종 디지털 긱 노동-데이터 입력, 수정 등-, 제조 노동-반도체 등), 토지 및 전기, 물 사용 등을 통해 인간 그리고 환경 기후라는 물질계와 직접 연결된다. 또한 이를 주도하는 데이터 중심 사회는 ‘지배적 논리’를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차별적이고 양극화된 성격을 지닌다. 이는 또다른 방식의 식민주의와 자본주의의 구체적 구현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세계의 ‘지배’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책이다. 감각하지 못했던 당연히 존재하는 세계를 드러내고 그릴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좋다(‘인공지능과 자동화는 당연히 수많은 인간 노동에 의지한다’). 디지털 사회 구성 논리를 비판하려고 한다면 도움을 꽤 받을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식민주의, 자본주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기조(문제가 되는 사실들을 뽑아내는 것 자체는 매서운 반면)에 있어서는 ‘미국 리버럴 진보‘가 발언하는 방향 수준에 머무르고 만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다(비판의 강도에 비해 대안의 방향성은 평이하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