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북한이 온다 - 미국에 미련을 버린 북한과 공포의 균형에 대하여
정욱식 지음 / 서해문집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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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의견을 내놓는 저자의 신작. 이번에도 최근의 상황을 속도감 있게 정리했다. 미국과 한국 정부(문재인, 윤석열 모두), 즉 한미동맹의 심각한 호전성에 대해 가감 없이 비판하는 그의 장점은 여전하다. 2022~2023년의 남북미 군사 공방(모의전쟁을 방불케하는)을 묘사한 부분은 현실과 유리되어 발생하는 ‘전쟁 불감증’을 극복하고 현 시국을 주의 깊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를 잘 알려준다.
이번 책에서는 특히 ‘북한의 변화’를 감지해야 할 이유를 짚고 있다. 2018~2019년 대화 국면에서 북한이 당한 ‘배신’이 지금의 ‘정면돌파전’ 방식의 국력 강화 노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과 함께 이러한 노선(경제와 핵을 병진시키는)은 역사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이며, 이 과정 속에서 북한의 경제마저도(이미 핵과 ICBM을 보유한 북한의 국방력은 계속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미 성장 또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저자의 이전 저작들에서는 잘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른바 한미동맹에 의한 ‘과잉 억제’의 ‘인플레이션’이 오히려 전쟁을 부르는 행보에 불과하다는 날카로운 지적에도 불구하고, 또한 달라진 북한을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는 새로운 제언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기에) 저자의 아쉬운 점 역시 여전하긴 하다. 결국 결론적으로는 양비론 비슷하게 정리하면서 다들 잘해야 한다는 식의(예를 들면 현 정부의 무책임하고 전략 없는 친미 일변도 및 자가당착 행보를 그리 비판해놓고 마지막엔 ‘그린 데탕트’에 기대를 해보자는 등) 다소 맥 빠지는 결론이 반복되는 것. 한미는 ‘약자’로서의 북한을 존중하고, 북한도 자기 ‘분수’를 파악해서 그만하라는 마무리는, 저자가 계속해서 해오던 이야기로, “뉴룩”이라고 하긴 어려워 보이며, 지금의 급변하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평가 또는 문제를 해결해낼 방도로 보기에도 다소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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