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보고 라틴아메리카를 가다 1 - 정수일의 세계문명기행 문명의 보고 라틴아메리카를 가다 1
정수일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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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의 세계를 보는 눈은 분단과 미국이라는 틀에 많이 갇혀 있다.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빈약한 시야도 그에 기인하는 바가 많다고 느끼던 차에 고른 책. 두 권의 책에 담기엔 너무나 넓은 곳이지만, 문명 교류사의 대가가 저자이기에 믿고 골랐고, 재밌게 읽었다. 국가로 보면 1권은 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아르헨티나-칠레-페루-볼리비아-에콰도르-콜롬비아 기행 견문이고, 문명으로 보면 잉카를 중심으로 하는 황금과 거석 문화를 다뤘으며, 교류사로 보면 기원전 인류의 이동 흔적과 15세기 이후 식민과 약탈의 이면에서 일어난 작물 전파를 논한다. 노학자가 가슴에 품고 살았던 체 게바라의 길을 방문한 이야기도 있다. 들른 곳은 들른 만큼만, 자세히 본 곳은 또 그만큼 깊게 다뤘다(저자가 문명 교류 전문가이지 라틴 아메리카 역사 전문가는 아니라는 점은 고려해야 할 듯). 전체적으로 21세기 한국인 최초의 주체적인 라틴 아메리카 견문록이라고 하면 정확할 것 같다. 세계사적 의미를 지닌 고대 남미 문명이 그만한 조명을 받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여전히 서구 중심 제국주의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국가마다 과거 식민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기대할 바를 잘 설정하고 읽으면 재밌는 책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바로 2권도 이어서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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