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에 대하여 - 현대 일본의 본성을 묻는 20년의 대화
서경식.다카하시 데쓰야 지음, 한승동 옮김 / 돌베개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식민 지배 전쟁 범죄에 대한 부정으로부터 시작된 최근 일본의 망동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경제 보복'이 문제인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그것이 과거 침략 역사에 대한 부정에서 시작되었고, 그들이 꿈꾸는 동북아의 미래는 평화, 화해, 공존이 아닌 "대동아 공영론"에 잇닿는 다는 점(그래서 과거를 사죄하지 않는다)에 있다. 아베와 일본 국민은 다르다, 는 주장도 있지만(원론적으로야 맞는 이야기다), 지금 우리가 직시해야 할 일본 정부-국가-사회-체제는 "전체주의의 완성"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전체적으로 꽉 막힌 모습이다. 자민당 중심 아베 정권과 극우세력, 일본회의가 일본 정치를 장악하고 주도하는 것은 자명하지만, 여기에는 '식민주의'라는 핵심적인 문제에 무기력하거나 극우 세력에 동조하는 소위 일본식 리버럴(우리가 흔히 아는 일본형 비판적 지식인들이 모두 속한다!)과 '착하고 무기력한' 이들의 공모가 있다. 개별적으로야 착하고 선량할 수 있겠지만, 구조'맹'은 결국 사회적으로 악한 일을 벌인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내에서 분투하는 정말 흔치 않은일본 본토 지식인 다카하시 데쓰야와 재일조선인 지식인 서경식의 귀한 대담.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바탕으로 일본 사회가 반성적으로 사유하고 변화해야 하는 이유를 절실하게 말한다. 2차대전 패전 이후 미국의 아시아 핵심 동맹국으로 근본적인 변화 없이 70년을 넘게 버틴 일본은 동북아의 새로운 흐름 속에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침략을 긍정하는 군국주의 국가인가, 물꼬를 틀어 식민을 반성하는 민주국가로 거듭날 것인가. 중요한 건 일본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못한다면, 도태는 순식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고와 쓴소리가 아베와 일본에게는 더 많이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