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씨의 소설을 읽을 때 마다 현실인지 소설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의 감동을 언제나 남겨주는 것 같습니다. 비탈진 음지..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왠지 가슴아픈 현실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표현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책의 내용은 하랑천사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했습니다. 산업화 시대이전까지 농사를 위주로 살던 우리나라 사람들!! 산업화가 되면서 도시가 생겨나서 농촌은 점차 경제적으로 도시에 비해 힘들어지는데요.. 노동은 많고 경제력은 떨어지면서 농촌의 많은 젊은이들이 도시로 빠져 나게가 되면서 농촌의 생활을 더욱 어려워집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세월이 흘러도 형편이 나아지지가 않고 더욱 힘든 생활을 하는데요~ 주인공 할아버지 또한 그러합니다. 고향을 버리고 도시를 선택한 할아버지는 딸과 막내 아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큰 아들이 있지만 농촌을 버리고 도시로 도망을 가버리고 연락이 끊긴지 오래인데요.. 할아버지는 기술도 가진 것이 없고 도시의 나쁜 사람들에게 사기를 당하면서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고 선택한 일이 바로 칼갈아주는 일입니다. 이동네 저동네를 다니면서 목청 터져라 외쳐 한번 칼갈때 50원을 받는데요.. 50원이면 콜라 한병을 사먹을 수있는 돈임과 동시에 라면을 사서 하루 세끼를 해결할 수도 있는 돈입니다. 할아버지의 딸은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바로 일터로 나가서 제본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딸이 버는 돈은 시집 밑천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한푼도 쓰지 않고 오로지 할아버지가 버는 돈으로 중학생인 아들의 옷도 사고 책도 사고 등록금도 내고 끼니를 해결하고자하려니 할아버지가 더욱 열심히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고 몰상식하고 인정머리없는 서울 사람들은 오히려 할아버지에게 신체적, 정신적 상해를 입히는데요.. 아이들이 걱정할까봐 몸이 아픈 내색도 안하고 열심히 생활하는 할아버지의 형편은 좀처럼 나아지기는커녕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4살 정도 더 많은 복덕방 할아버지는 담배가게에서 담배도 팔고 복덕방 소개도 하면서 여유롭게 살아가는데요~ 이 모든게 잘난 아들덕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집을 나간 아들이 더 야속하게만 느껴집니다. 이 책의 내용은 현재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고자 벌버둥을 치더라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고 물가는 상승하고 등록금을 터무니없게 올라가고.. 있는 사람들은 있는 돈을 더 불려가면서 떵떵 거리고 잘만 살아가는 세상.. 빈부격차가 나날이 커지고만 있어 자식들에게 더욱 미안함을 가지고 살아가게 하는 서민 부모님들.. 비탈진 음지를 읽으면서 훗날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보게된다면 하랑천사처럼 마음이 아픈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세상도 있었나?라는 의문과 궁금증이 생기게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열심히 일해도 일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불평등 세상을 벗어나서 힘없고 약한 사람들도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