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처리반이 조우한 스핀
사토 기와무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F와 미스터리는 각자 색깔이 뚜렷한 장르이다 보니 그 조합이 너무나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스
캐런 조이 파울러 지음, 서창렬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은 다들 자기들이 비밀의 존재라는 것을 모른다. / p.15

이 책은 캐런 조이 파울러의 장편소설이다. 사실 한국의 역사가 배경인 소설들도 잘 안 읽는 편이기는 하지만 이상하게 눈길이 갔다. 아마 부커상 후보작이었다는 띠지의 내용이 가장 결정적이지 않았나 싶다. 거기에 역사적 배경이 궁금해지는 내용이어서 더욱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부스 가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버지는 셰익스피어 연극 배우로, 열 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네 명은 잃었다. 여섯 명의 자녀들 중 일부는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아 연극을 했는데 나름 성공했던 듯하다. 그렇게 연극 배우 가문으로서는 대외적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알코올의존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 출산과 양육을 반복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가문은 그렇게까지 좋은 집안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부스 가문이 역사적으로 언급이 된 것은 링컨 암살 사건 이후이다. 링컨을 암살한 범죄자로 아홉째 아들인 존 윌크스 부스이다. 그 역시 배우로서 활동했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소설의 이야기는 존 윌크스 부스에 대한 내용보다는 부스 가문의 다른 사람들을 조명하고 있다.

더디게 읽혀진 작품이었다. 링컨 암살 사건 자체만 알고 있을 뿐 언제 벌어진지, 어떤 이유인지조차도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줄거리를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지식이 너무 부족했다. 초반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활용해 사전 정보를 같이 찾아가면서 읽었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된 이후부터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에 몰입할 수 있었다. 우선, 벽돌책이라고 불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페이지 수가 또 하나의 장벽이기도 했다.

링컨 암살이라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점만 흥미로울 뿐 소설로 만나고 싶지 않은 내용이어서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링컨 암살 사건에 대한 내용과 존 윌크스 부스의 심리를 다루었다면 중간에 멈췄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긴장감과 속도감을 가진 다양한 추리 스릴러 대체 작품들을 읽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름의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품의 이야기 자체가 존 윌크스 부스와는 거리를 두는 대신 다른 형제들의 시선으로 전개가 된다. 그 지점에서 과연 가족이 범죄를 저지른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질문과 답변을 찾아가면서 읽었다. 단순하게 범죄자라는 이유만으로 물보다 진한 피를 내칠 수 있을까. 단지 개인으로서 끝날 문제가 아닌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변화, 더 나아가 그 구성원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에 꽂히는 대중의 시선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페이지 수만큼이나 많은 질문과 답변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역사적 사건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인간과 가족에 대한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다는 측면에서 흥미로웠다. 책을 덮은 이후에도 스스로 완벽한 대답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한동안 이 이야기가 내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를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조품 아르테 오리지널 25
커스틴 첸 지음, 유혜인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는 비행기부터 지옥이라는 거 당신도 잘 알 거야. / p.62

평소 세심한 편이 아니어서 그런지 진품과 가품을 구별할 수 있는 눈썰미가 없다. 알아챈다면 다른 사람들은 보자마자 바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허접하다는 뜻일 것이다. 사실 명품 자체에도 큰 관심이 없어서 가지고 다니는 가방이나 잡화들은 전부 보세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니 진품이라고 한다면 거액의 돈을 지불해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이 책은 커스틴 첸의 장편소설이다. 내용 자체가 흥미로워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모조품에 얽힌 두 여자의 이야기가 궁금해졌고, 그 안에서 주는 시사점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들었다. 물론, 어떻게 보면 뻔하게 와닿을 수 있는 지점이겠지만 지금까지 그런 내용의 작품들을 접하지 못해서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는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에이바 라는 이름의 여성이다. 겉으로만 보면 전직 변호사이면서 성형외과 의사 남편을 둔 아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까지 남들이 부러워하는 모습을 갖춘 인물이다. 그러나 현재 에이바는 배경에 비해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자녀 양육으로 변호사 커리어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남편과도 그렇게 좋은 분위기는 아니다.

에이바에게 위니라는 친구가 등장하면서부터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위니는 조용한 성격을 가진 대학교 동창이었는데 십 년만에 나타난다. 그 사이 위니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명품을 휘감고 화려하게 등장한 위니. 현실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에이바는 위니의 비밀스러운 제안에 넘어간다. 위니가 하고 있는 모조품 관련 사업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이다. 초반은 에이바가 형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야기 자체도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은 터라 후루룩 완독이 가능했는데 에이바의 시점에서 몰입되어서 읽게 되었다. 에이바를 보면서 사람은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산다는 진리가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부족할 것 없는 인간도 불법적인 일에 휘말릴 수 있으며, 그들 역시도 사람이기 때문에 남들처럼 자녀 양육과 부부 관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겉만 보고는 판단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지점에서 에이바가 명품이지만 속은 모조품이지 않을까. 사람의 인생을 물건의 진품과 가품으로 나눌 수 없겠지만 비슷한 맥락으로 보였다.

그밖에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 내면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건과 살아가는 가치를 정리할 수 있었다. 사실 줄거리만 보고 예상할 수 있는 내용과 생각이었다. 알고 읽는 작품이었지만 그 안에서 다시금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독서가 되지 않았나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스를 든 사냥꾼
최이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혈연을 뛰어넘는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추리 스릴러 작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스를 든 사냥꾼
최이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보다 더 어리고 현명하던 때 비슷한 사체를 봤던 순간이 기억 위로 스멀스멀 떠올랐다. / p.20

이 책은 최이도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추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을 읽으면서 일상을 많이 잊었던 편이어서 가볍게 읽고 싶어 선택하게 된 책이다. 최근에 읽었던 작품들이 조금 감정적으로 소용돌이가 깊게 남다 보니 해소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기도 했다. 기대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흥미만 느껴져도 성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에는 세현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의학대학을 졸업해 현재는 국과수에서 부검의로 근무하며, 법의학 분야에서는 능력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하루에 여덟 건 이상의 시체를 부검할 정도로 업무의 과중을 느끼면서도 메스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런 세현에게 정현이라는 이름의 경찰이 찾아온다. 시체 부검 의뢰를 하기 위함인데 부패의 정도가 심하다고 한다. 거기에 발견된 장소 자체가 특이하다는 말을 전한다.

세현이 부검을 맡은 시체는 이십 대의 여성이었는데 다른 시체들과 달리 묘한 구석이 있다. 실로 꿰맨 듯한 흔적. 그 안에서 세현은 익숙한 과거의 흔적을 떠올리게 되고, 범인을 제단사라고 칭한다. 엽기적이고 잔혹한 살인범을 찾는데 책의 줄거리는 세현과 정현의 범인 찾기, 그리고 세현의 과거와 맞물려 이야기가 전개된다.

초반에는 시체를 너무 직접적으로 묘사했다는 느낌을 받아 부정적인 느낌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후루룩 읽을 정도로 흥미로웠던 작품이었다. 추리 스릴러 장르에서 주는 묘한 긴장감이 딱 잡혀 있었다. 이미 범인을 알고 있음에도 범인과 경찰 사이의 줄타기가 아슬아슬하게 느껴졌다. 마치 달리기를 하는 듯한 느낌마저 받았다. 그만큼 스토리 자체에 푹 빠져서 읽었다.

세현의 아버지가 범인이라는 점을 띠지에서부터 밝혀지는데 딸과 아버지의 끈끈한 혈연이 범인 체포를 막는 이야기를 예상했다. 부성애를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세현이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아버지는 세현에게 뒷처리를 맡겼는데 이 지점은 일종의 아동 학대처럼 느껴졌다. 또한, 타인의 감정을 읽지 못하는 소시오패스 성향은 그것을 직접 보았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을까.

또한, 어렸을 때 들었던 메스가 지금에 이르러 번듯한 직업으로서 변화된다는 것이 아이러니처럼 보였다. 어떻게 보면 사회의 악이었던 살인마가 공적인 의미에서 선이 되는 법의관이 된다는 것. 아버지의 연쇄 살인을 따라서 흐름이 진행되지만 그 안에 담긴 세현의 이야기들이 더욱 관심이 갔고, 이 지점들이 인상적으로 와닿았다.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이 참 묘했다.

아무런 생각 하나 없이 이야기에 몰입하면서 읽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이 현실에 맞닿아 연결 고리가 지어졌다. 처음에 예상한 것과 다르게 전개가 되었지만 재미와 생각을 동시에 잡았다는 점에서 흥미로우면서도 만족스러운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부분들은 그냥 넘기게 될 정도로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