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리트의 껍질
최석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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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 없는 이타심. / p.56

가지고 있던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음주 후 필름이 끊기거나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익숙하게 알고 있던 누군가를 잊는 경우는 없었다. 큰 사고 또는 트라우마, 질환으로 기억 상실이 있을 테지만 그 어느 누군가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최석규 작가님의 장편 소설이다. 제목 자체가 조금 생소했다. 마그리트의 껍질이라는 단어에서 주는 호기심으로 고르게 된 책이다. 내용을 보니 인간의 악을 다루고 있어서 더욱 관심이 갔다. 기억을 잃는 주인공이 이를 파헤치려는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소설의 주인공은 강규호라는 인물은 CCTV 보안 관련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병원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저기 다쳐서 병원에 오게 되었지만 최근 이 년 정도의 기억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의사로부터 듣는다. 집에서 금고를 발견한다거나 자신의 뒤를 쫓는 수상한 남자 등 이상한 일들이 발생한다. 기억을 찾으면서 하나하나 전말이 밝혀지고 사실을 뒤쫓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강규호가 참 독특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주위에서 강규호를 노리는 사람들이 나타난다는 특이한 설정이 있기는 하지만 설정만 본다면 강규호 자체는 되게 평범한 인물이다. 대리와 함께 식사를 한다거나 성실하게 업무에 집중하는 등의 모습이 그렇다. 그냥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에게서 독특함이라는 생각을 느꼈던 점은 성격에 있었다. 누가 봐도 화가 날 상황에서 차분함을 유지하는 면이다. 심지어 조폭의 습격 중에도 큰소리를 치는 대리와 달리 강규호는 시종일관 차분하고도 낮은 목소리로 이를 대응하려고 했다. 그 모습은 여러 차례 등장한다.

그런 강규호를 보면서 드라마의 한 인물이 떠오르기도 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감정적인 것보다는 이성적인 것이 더욱 낫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역시도 초반에는 프로페셔널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중반으로 흐를수록 강규호에 대한 생각은 독특함을 떠나 의문으로 남았다. 약간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너무 과하게 이성적이라면 문제가 될 것 같았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서부터 강규호는 이성보다는 감성이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았다. 특히, 자신을 뒤쫓는 남자를 잡을 때의 모습이었는데 나의 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조금 다른 대응이었다. 사실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뒤를 캐고 있다면 용기보다는 두려움이 앞서서 경찰에서 신고했을 법한데 몸으로 먼저 나가 목숨을 걸고 알아내려고 할 때에는 역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그리트의 껍질이라는 제목의 비밀과 강규호를 비롯한 등장인물의 비밀이 드러날 때에는 그동안 생각했던 누군가에 대한 논리가 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았으며, 악의 축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소설을 읽고 난 이후에도 그들에 대한 편견과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지는 않았지만 이 역시도 사회가 만든 하나의 괴물이지 않을까. 그 누군가 또는 사람들에 대한 불편함이 들었다.

마그리트의 껍질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주는 낯선 이미지와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의 뜻이 있었다. 그러나 스토리 자체가 난해하지 않으며, 문체 역시도 쉽게 읽혀졌다는 점에서 두 시간 내외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또한, 강규호의 의식을 흘러가는 전개로 금방 몰입할 수 있었다. 추리 소설에서 느꼈던 긴장감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흥미롭게 읽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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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독서법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9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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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셀지도 모른다. / p.33

인터넷에서 MBTI의 마지막 J유형을 계획형이 아닌 통제형으로 봐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가운데 유형은 가끔 상황에 따라 바뀌지만 비교적 앞에 있는 I 유형과 가장 뒤에 있는 J유형은 변하지 않는 편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보통 J유형은 계획적으로 살아간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불리는 듯했지만 변수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계획을 하는 것이기에 상황을 통제하는 의미로 보아야 된다는 내용이었다. 예상 시나리오와 엇나가면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입장에서는 그게 더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 강박을 달고 살던 사람이 조금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일이 하나 있었다. 이는 한 청소년 소설을 읽은 것이 계기인데 주인공이 시간을 판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소재 자체도 참 흥미로웠는데 시간의 관점 자체를 색다르게 알려 주는 내용이어서 좋았다. 아마 청소년기에 읽었다면 시간에 대한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고 편하게 살았을 법도 한데 서른이 넘은 나이에 읽어서 그 부분이 아쉽다고 느낄 정도였다. 사실 지금도 시간 강박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혼자 계획하는 일만큼은 조금은 여유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가족들은 많이 게으르다는 말까지 할 정도이니 많이 발전했다.

이 책은 김선영 작가님의 단편 소설집이다. 이렇게 큰 영향을 주었던 책이 바로 김선영 작가님의 '시간을 파는 상점'이었다. 손자를 생각하는 할아버지로부터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주인공의 어머니의 말씀이 가장 인상적이다. '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좋기도 하지만 그 말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도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일분일초를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계획적으로 살아왔던 나날에 띵 하고 맞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좋은 인상을 주었던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이 나왔다고 해서 더욱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총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으며, 이 역시도 청소년 문학이기에 얇은 페이지 수이다. 약 백오십 페이지 정도여서 한 시간 반에 걸려 완독했다. 역시나 생각할 부분들이 많았기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바깥은 준비됐어>와 <나는 잘 지내>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첫 번째 <바깥은 준비됐어>는 주인공이 중학교 때 멀어졌던 친구와 같은 고등학교를 가면서 등교를 거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과 조금 다른 세계에 사는 듯한 유라는 중학교 때 친했지만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공주와 시녀라는 소문이 돌고, 주인공이 준 편지를 안 좋게 처리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 유라와 거리를 두고 멀어지게 되었다. 고등학교에서 유라를 본 이후 어머니께 등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부정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결국 주인공은 학교 근처를 배회하였고, 어머니는 친구인 상담사에게 주인공을 보낸다. 그곳에서 비둘기 알을 지키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이야기와 유라와의 관계 등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학교를 다니면서 누구나 직접적인 이야기가 아닌 간접적인 소문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말이 살을 붙여서 돌아오기도 하고, 그것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과거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면 나 역시도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크게 사람들의 소문에 신경을 쓰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억울한 누명을 쓰거나 오해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읽는 내내 그 생각들이 떠올랐다. 어떻게 보면 껄끄러운 사이의 친구를 봐야 하므로 등교를 안 한다는 게 철이 없다고 느끼기는 하지만 당시 청소년이라면 충분히 가졌을 마음이라는 생각에 공감이 되었다. 사소한 비둘기 알 지키기로 조금이나마 주인공의 인식도 변화되는 부분은 더욱 좋았다.

두 번째 <나는 잘 지내>는 유럽으로 여행을 간 모녀의 이야기이다. 도전적인 딸과 조심스러운 엄마는 유럽 여행으로 떠난다.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일이 없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는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엄마는 언니를 잃은 경험이 있는데 언니 역시도 도전적인 성향이었기 때문에 딸이 더욱 걱정이 된다. 반대로 딸은 매사 방어적인 모습을 취하는 엄마가 답답하면서 간섭을 하는 듯한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행지에서 딸은 엄마의 언니인 이모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다.

청소년 소설에서 어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게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졌다. 물론, 모든 청소년 소설의 화자가 청소년은 아니지만 그것도 성인의 모녀 이야기가 화자인 경우는 처음 보는 듯했다. 그러나 가장 공감이 되었던 소설 중 하나인데 실제로도 딸이기 때문에 딸의 입장이 이해가 되면서 도전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기에 엄마의 입장도 수긍할 수 있었다. 특히, 사랑했던 언니를 떠나 보낸 입장에서 딸 역시도 그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의 표현이라는 게 충분히 느껴졌다. 아마 내내 노심초사하면서 딸을 지켜봤을 것이다. 소설에 등장한 딸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른스럽고 단단한 인물이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인 엄마를 걱정하는 이모를 생각했던 것만 봐도 그랬다.

그밖에도 이혼 위기에 놓인 부모님을 바라보는 한 학생의 난타 도전기, 도서부장의 신비한 능력에 관한 이야기, 모자의 중독에 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 역시도 하나하나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자가 하나같이 염세주의적이거나 무기력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이는 아마 현실의 청소년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소설에서는 그들을 무기력하게 두지 않았다는 점은 더욱 좋았다. 난타와 책이라는 수단으로 조금씩 성취해가는 모습이 흐뭇했었다.

어른이 읽어도 마음을 관통하는 부분을 준다는 점에서 청소년 문학의 매력은 끝이 없다. 얇은 페이지가 야속하다고 느낄 정도로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마 앞으로도 김선영 작가님의 청소년 문학은 늘 우선순위로 놓고 읽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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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
니타도리 케이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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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는 기시감이 있다. / p.19

극강의 내향형으로 외부로 나가는 일 자체가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에 사람을 만나는 일 또한 즐거움보다는 긴장을 동반한 일이다. 가끔은 만남보다는 업무의 연장선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오래 봐서 편안한 지인을 만난다면 조금이나마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겠지만 세상은 아는 사람을 만나는 일보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직업의 특성상 매번 새로운 그리고 어려운 사람을 만나는 게 주된 일이다 보니 에너지는 늘 고갈 상태를 달리고 있다.

그런 나에게 어울리는 단어가 있다면 대인기피증이 아닐까 싶다. 생존적 본능과 계획적 성향이기에 사람 만나는 것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생존적 본능이라고 하면 에너지를 조금이나마 덜 소비하기 위한 이유이며, 두 번째는 독서를 하거나 리뷰를 하는 등의 개인적인 일도 많기 때문에 계획이 틀어져 받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은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고 사람 자체를 싫어하는 편은 아니기에 대인기피증으로 정의를 내리기 애매한 부분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니타도리 게이의 장편 소설이다. 제목에서부터 동질감이 확 들었다. 주인공과 비슷한 성향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느낌도 들었지만 그것보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탐정이 대인 기피증을 가지고 있다는 모순적인 제목에 끌렸다.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누구보다 사람을 만나야 하는 복지 쪽의 직종을 가지고 있다는 게 공통점으로 보였다. 탐정이라는 일과 대인 기피증이라는 장애물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후지무라 미사토는 대학생이다. 법학과를 전공하고 있으며,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참 어려운 일인 것처럼 보였다. 소설은 과 오리엔테이션에서 자기 소개를 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이 되는데 미사토는 다른 동기들의 소개를 듣기보다는 긴장감과 자신의 멘트에 신경을 집중한다. 나름 무난하게 끝난 듯하지만 자책한다. 이후 강의실의 우산 하나를 통해 주인을 추리하는 사건과 노래방에서 술을 먹은 친구의 사건, 옷가게에서의 밀실 소실 사건, 축제에서의 축제 도난 사건, 담배방에서의 컴퓨터 도난 사건 등 소소한 사건들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탐정이라고 해서 조금은 큰 사건을 다룰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내용 자체는 소박하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대학생이라는 특성상 큰 사건을 추리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보인다. 조금은 기대와 다르게 진행이 되었지만 그 소박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후지무라를 보면서 추리 능력은 타고났다는 생각이 들어 감탄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애초에 첫 시작이었던 우산 사건만 보더라도 나라면 관심 안 가지고 그냥 지나갔을 듯한데 후지무라는 우산을 돌려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넘어 우산을 가지고 온 주인의 지역까지 유추하는 등 꽤나 정성을 보였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읽으면서 두 가지 생각이 참 흥미롭게 다가왔다. 첫 번째는 대인기피증의 특징을 나열한 부분이다. 총 다섯 가지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각 장에서 드문드문 '대인기피증은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명시하는 듯한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이는 후지무라 스스로의 경험에서 나오는 느낌이기는 하겠지만 추리보다 이런 내용이 더욱 흥미롭게 와닿았다. 내용의 일부를 빌리면 대인기피증은 인파에 약하다고 표현한다. 인파 속에서 자신의 의사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강인함과 적극성, 사교성이 필요한데 대인기피증에게는 이들 모두가 없다는 내용이다. 후지무라의 생각과 특징이 큰 공감이 되었다. 

두 번째는 후지무라의 성격에 대한 부분이다. 스스로를 대인기피증으로 정의를 내리면서 다양한 설명을 해 주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대인기피증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주인공이라는 의문이 들었다. 상대방의 눈을 피해 대답한다거나 옆에 사람에게 직접 말하지 않고 친구의 옆구리를 찔러 의사를 전달하는 등의 모습을 보면 낯을 많이 가리는 듯하지만 추리를 하면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려고 하는 점이 조금은 다르게 보였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세심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산을 찾아 주겠다고 혼자 추리를 하는 부분,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친구가 술에 취했을 때 이를 세심하게 관찰했던 부분, 섣불리 절도 용의자로 낙인을 찍지 않으면서 친구를 감싸는 부분이 그랬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나타나는 성격이기는 하겠지만 이야기 안에서 따뜻함을 보았다. 대인기피증이 생긴 원인이 된 이유에서는 조금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탐정이 사람을 피하면 어떻게 되는지 걱정을 했었던 게 사실인데 생각보다 후지무라는 잘하고 있었고, 더 나아가 큰 문제까지 해결하는 등의 용기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또한 후지무라의 성장이라고 느껴졌다.

추리 소설이기는 하지만 대인기피증이라는 특징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추리 소설을 읽는 스킬이 부족하기에 그랬던 것 같다. 또한, 일본 문화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기에 트릭 자체가 단번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면 우산의 주인을 찾을 때 지역별 눈이나 비가 오는 특징으로 잡아내는 부분이 그랬다. 그러나 스토리 자체는 단순하고 또 쉽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주인공을 향한 동질감 때문인지 아니면 소설의 몰입 때문인지 몰라도 다음 시리즈가 있다면 기대가 될 정도로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후지무라를 통해 나 역시도 현실에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스킬과 추리 소설의 매력을 느꼈던 시간이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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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인터-리뷰 - SIRO ; 시로 읽는 마음, 그 기록과 응답
조대한.최가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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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지로 이 사랑 모형을 버리지 않았다. / p.138

올해 초에 시가 담긴 한 권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시만 담긴 책은 아니었으며, 소설과 시가 세트로 묶여 있었던 책이었다. 사실 시라는 분야 자체와 담을 쌓았던 사람 중 하나여서 감명 깊게 읽으면서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형적으로 답이 정해진 수능형 문학을 배웠기에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읽는 내내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명확하게 읽었을지 걱정이 되었던 것 같다.

그 책을 계기로 올해에는 시를 도전하기로 했다. 일부 출판사에서는 시집을 비정기적으로 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관심을 조금씩 가지다 보니 많이 언급이 되는 시인을 찾을 수 있었다. 용기를 내 몇 권을 구입하기는 했지만 다짐과 다르게 결국은 책장에 꽂힌 신세가 되고 말았다. 시는 그때 읽은 책이 유일했고, 이후부터는 노력은 했지만 결국 그것마저도 포기했다. 개인적으로는 참 슬픈 이야기이다.

이 책은 조대한 평론가님과 최가은 평론가님의 시에 대한 인터뷰와 리뷰가 실린 책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소설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민음사 TV에서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대화가 필요해 라는 코너이다. 김화진 편집자님과 조대한 평론가님의 티키타카가 참 재미있다. 어렵게 느껴지는 시를 조금이나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자 조대한 평론가님을 글로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시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자 시작된 시로라는 이름의 프로젝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블로그에서도 호응을 얻었고, 인터뷰를 보니 시인분들 사이에서도 회자가 되는 프로젝트인 듯하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시작되어 다섯 분의 시인 인터뷰와 열 편의 시 리뷰가 실려 있다. 그동안 잘 몰랐던 시를 해석하는 방법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읽을 수 있어서 이해가 쉬웠던 책이었다.

처음에는 시를 해석하는 이야기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극히 직관적이고 현실적인 독자에게 시를 보고 와닿는다는 의미 자체가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시에서 나오는 단어나 비유법을 보면서 이를 확장시키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이해하거나 인정하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소설은 배경이나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가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는 것에 반해 시는 이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화자의 감정에 이입하는 것도 꽤 어려웠다. 차라리 수능 시험에서 시를 해석해 주는 것을 보고 읽는다면 그게 더 공감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한편으로는 감탄하기도 했었다. '시에 등장하는 단어 하나에 이렇게까지 깊고 넓게 해석을 한다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더욱 위축히 되었던 것 같다. 그러다 인터뷰에서 시에는 정답이 없다는 내용을 보면서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고 내용 자체를 즐기기 시작했다. 특히, 정재율 시인님의 시에서 등장하는 '사탕 봉지'라는 단어를 가지고 조대한 평론가님과 최가은 평론가님의 의견 충돌, 두 분의 해석을 듣고 시인님들의 반응 역시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면서 놀라시는 부분이 참 흥미로웠다. 같은 시를 보고도 이렇게 다르게 생각할 수 있으니 시 해석에 대해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한여진 시인님의 'Beauty and Terror'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사실 시에 대한 리뷰도 인상적이었지만 인터뷰의 내용이 공감이 되었다. 한여진 시인님께서는 건축 관련 직종에서 근무하시는 분으로 남자들이 많은 현장에서 경험했던 이야기를 시로 표현하셨다고 한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사회적인 맥락에서 여러 이야기가 등장했지만 무기계약직 직장인으로서의 삶과 남자가 주류인 현장에서 여성 직업인으로서 사는 이야기들이 더욱 크게 와닿았다. 특히, 연차가 쌓일수록 도토리묵처럼 느껴진다는 내용은 마음에 남았다.

그동안 주어진 시의 해석만 읽었다는 점에서 이 책 역시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동안 배웠던 딱딱한 해석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특히, 인터뷰하신 두 분의 평론가님께서 나름 최신의 언어로 표현을 해 주신 덕분에 유쾌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올해는 이렇게 지나가게 되겠지만 내년에는 다시 시를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조금은 부담을 내려놓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시와 함께 보낼 내년을 그리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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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블루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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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마을 폭력배와 연관되어 있는 건가요? 마을은 건너건너 아는 사람이기에 폐쇄적인 요소가 많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를 소설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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