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소리를 듣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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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색다르게 느껴지는 달나라라는 심부름센터에서 시작되는 일들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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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미인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1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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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머나먼 미래의 아이들은 무슨 꿈을 꾸고 싶어 할까? / p.187

여러 번 언급했던 것처럼 개인적으로 장편보다는 단편을 선호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짧은 호흡에 후루룩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데 요즈음 유독 크게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책 읽을 시간을 꽤 많이 확보할 수 있어서 길면 하루 내내 책을 읽으면서 보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나름의 루틴을 만들어 책 읽는 시간을 만드는데 그럴 때는 확실히 단편이 몰입이 잘 된다.

이 책은 호시 신이치의 단편 소설집이다. 세 권이 발간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초단편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그동안 한국 작가님들의 단편 소설집이나 앤솔로지, 아니면 영미권 작가님들의 단편 작품집들을 위주로 읽었는데 장편소설로만 보았던 일본 작가님의 초단편 소설집이라고 하니 안 읽을 수가 없었다. 

이 단편집에는 저자의 초단편 소설 오십 편이 수록되어 있다. 보통 몇 장으로 끝나는 작품이었지만 아예 두세 장으로 마무리가 되는 작품도 있었으며, 반대로 보통 분량보다 조금 많은 페이지 수의 작품까지 다양했다. 직장에서의 점심시간과 자기 전 한 시간 정도를 활용해 읽었으며, 후루룩 읽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두 편의 작품이 가장 인상 깊었다. 첫 번째는 <주도면밀한 생활>이라는 작품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테일 씨는 우주여행 보험사에서 근무하며, 72층에 거주하고 있다. 일정한 시간에 그를 일으켜 세수를 시켜 주며, 아침을 먹여 준다. 또한, 파이프에 태워 주면 자동으로 회사에 도착까지 한다. 여느 때처럼 회사에 도착한 테일 씨에게 상상하지도 못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가수 장나라 님의 <Sweet dream> 뮤직비디오가 떠오르면서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말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과학이 발전해 인간의 힘으로 준비하지 않는 세상이 온다고 하면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 듯했다. SF 장르의 이야기여서 현실감이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던 작품이다.

두 번째는 <포위>라는 작품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남자는 역 승강장에서 어떤 남자의 밀침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 자신을 밀었던 범인을 찾으려고 했지만 이미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나름의 추측으로 범인을 찾아냈다. 처음에는 부정하던 범인이 남자의 폭력에 결국 실토했는데 사주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 남자는 또 사주를 한 이를 찾아가 이유를 밝히고자 했다.

첫 번째 작품이 SF 장르를 느끼게 해 주었다면 두 번째 작품은 인간의 심리를 다룬 작품인 듯했다. 직설적으로 특정 심리를 표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읽고 나니 묘하게 허망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재미가 없어서 허망했다기보다는 어쩌면 내 자신에게도 사실일지도 모르겠다는 마음이었다. 물론, 주인공처럼 누군가 죽음이라는 사주를 받아 헤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두 작품 공통적으로 현실감과 생생함은 확실하게 느껴졌다.

읽는 내내 묘하면서도 건더기가 남은 느낌이었다. 닫힌 결말을 가진 작품들도 더러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조금 한 번 정도는 생각을 해야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끝내 의도를 모르고 넘어간 작품도 있었다. 인간의 심리를 다룬 이야기들은 심오했으며, SF 세계관을 다룬 이야기들은 생소했다. 흥미로우면서도 신비로웠던 이야기들이 참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어서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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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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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희망 정도에 자격 운운하지 말자고요. / p.206

즐겨 보았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잘 잤으면 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대답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는 아이유 님의 밤편지라는 가사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막상 생각하고 보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눈에 보이지 않으며, 주관적이다 보니 이를 정의내리는 게 조금은 어려웠는데 명료화가 되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이 책은 소서림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사실 소설의 장르를 착각해서 고르게 된 책이다. 아무래도 서점, 도서관, 편의점 등 어떤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힐링 소설 또는 판타지 소설이 큰 유행을 끌고 있기에 그런 부분을 기대했었다.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고민을 가진 등장 인물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거나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들을 말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연서는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겪고 안 좋은 마음으로 산책을 했다. 그러던 중 시간은 어두워지고, 막다른 길에 막힌다. 그때 조금은 특이한 인상을 주는 남자 서주를 만난다. 처음 만난 그 남자가 경계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뒤로 조금만 물러나면 절벽이기에 어쩔 수 없이 호의에 응한다. 그는 환상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초면에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연서의 기분만 상하게 만들었다. 남자는 미안함을 표현하며, 다시 서점을 들릴 것을 권유한다. 

읽으면서 예상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장르부터가 달랐다. 판타지 힐링 소설이 아닌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었던 것이다. 별로 선호하지 않는 소설 장르이면 아마도 중간에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로맨스 소설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다르게 읽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술술 읽히는 문체이기에 순식간에 완독을 했었다.

개인적으로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하면서 읽었다. 첫 번째는 소설 안의 이야기이다. 서주는 연서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너무 판타지 요소가 가미되어 초반에는 이야기보다는 연서의 입장에서 공감을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러다 단순한 줄거리가 아닌 작품 자체의 흐름으로서 큰 작용을 한다는 것을 인지한 이후로부터는 다르게 보였다. 어떻게 보면 잔인하거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들이 등장인물들과 겹쳐지면서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다.

두 번째는 등장 인물들의 관계이다. 이 소설에는 크게 네 사람이 등장한다. 연서와 서주, 그리고 서주에게 불평을 터트리면서도 돕는 남자와 어린 아이. 네 사람은 뭔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물론, 세 명의 인물과 달리 연서는 조금 다른 부류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저 서주가 양육하는 어린 아이와 환상 서점 주변 마을의 지나가는 남자로만 생각했었는데 중반에 이르러 이들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연주와 서주의 관계가 유독 도드라지게 보였다. 그 부분이 참 인상 깊었다.

책을 덮고 나니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기를 바란다는 말이 어렴풋이 이해가 되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사랑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환상 서점의 서주처럼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잠을 못 이룬다면 그것 역시도 사랑이지 않을까. 서주의 이러한 마음이 공감이 되면서도 크게 와닿았다.

드라마 <도깨비>를 재미있게 보았던 독자라면 충분히 이 작품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스토리를 착각해 읽게 된 책이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사랑의 설렘을 안겨 주었던 책을 만나게 되어서 읽는 시간이 참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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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패
미아우 지음 / 마카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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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역시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 p.297

살다가 보면 생각보다 낭패를 당하는 일이 많다.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다르게 흘러가서 당황한다거나바라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망하게 되는 일을 말이다. 이것은 나의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당하게 되면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점점 내려놓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기대를 하지 않는 법이나 바라지 않고 시간에 맡기게 되는 마음가짐을 조금씩 노력하다 보니 이제는 낭패를 보는 일도 예전보다는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미아우 작가님의 장편 소설이다. 크게 스토리 라인을 상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전적 의미의 낭패를 생각해 관심이 갔던 작품이었다. 표지가 조금은 강렬하게 느껴졌던 것도 있었기에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재겸은 사람의 표정과 말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능력을 활용해 도박판에서 금전을 모은다. 그러던 어느 날, 재겸은 왕의 부름을 받는다. 벽파의 심환지에게 비밀 편지를 보내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진심인지 구분하라는 것이었다.

재겸은 아무도 몰래 왕이 내린 비밀 임무를 하면서 심환지에게 비밀 편지를 주고 그의 표정을 살핀다. 그러나 심환지는 재겸을 반대로 흔들어 혼란스럽게만든다. 거기에 재겸이 가지고 있는 과거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사건이 펼쳐지기도 한다. 소설은 크게 정조의 비밀 편지와 재겸의 추적이라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역사 소설 자체에 큰 흥미가 없는 편인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집중하면서 읽게 되었다. 특히, 부끄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고등학교 때 배운 공통 한국사 시간 이후로 따로 공부할 일이 없다 보니 걱정허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큰 줄거리는 익히 알고 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읽으면서 두 가지 부분에 집중하면서 읽었으며,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사람의 표정과 말투 묘사이다. 재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있기에 정조와 심환지, 등장하는 인물들의 표정들이 비교적 세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사람들이 보통 표정을 보고 상대방의 심리를 읽는다고 하지만 그렇게 깊이 보지는 않는 듯한데 눈매와 입꼬리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로 진실과 거짓을 판별해내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는 작가의 말이다. 항상 소설을 읽으면 작가의 말과 평론 부분을 놓치지 않고 읽으려고 한다. 내용이나 의도를 조금 더 파악하기 위함이며, 느꼈던 것과 다른 해석이 꽤 흥미롭기 때문이다. 저자는 조선시대를 배경을 소설로 집필한 이야기와 현실과 연관되어 있는 부분을 작가의 말에 담았다. 특히, 사람은 신뢰에 의문을 가지고 있으며, 실수를 반복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니 움직여야 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낭패의 이야기이기는 했지만 이야기는 꽤 흥미로웠고, 마음에는 깊게 남았던 작품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인상적이었으며, 나름 추천하고 싶은 소설 목록에 포함을 시킬 수 있을 듯하여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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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염기원 지음 / 문학세계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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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수가 또 미친 일을 벌인 것인가. / p.11

주변 지인들은 대부분 남동생과 오빠를 두고 있는 남매 지간이다. 그렇다 보니 이야기가 나오면 동생이나 오빠를 때리고 싶다부터 시작해 동성의 동생을 두고 있어 부럽다는 말로 끝맺음이 되는데 사실 크게 공감이 되지 않는다. 성별을 떠나 어렸을 때에는 장난감 하나로 크게 싸운 적이 꽤 있으며, 성장할수록 동생의 입장에 맞춰서 다 수용해 주는 편이기에 그렇게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동생이 싫다는 뜻은 아니다.

이 책은 염기원 작가님의 장편 소설이다. 제목이 가장 눈길이 끌었다. 아마 오빠를 둔 동생이라면 공감이 되는 제목이지 않을까. 너무나 적나라하면서 직설적이어서 관심이 갔다. 사기꾼이 된 오빠를 뒤쫓는다는 설정에 궁금증이 들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하나라는 인물은 과거 육상부로 투포환 선수였지만 현재는 공장에서 교대 근무를 하는 99년생의 정규직 노동자이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집에 있는 날보다 밖에 나가는 날이 더 많다. 오빠 또한 여러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는 능력 없는 사람으로 보이는데 유튜브에서 오빠의 동영상을 본 뒤로 살고 있는 태백에서 서울까지 간다. 결론적으로 짧게 요약하자면 사기꾼 오빠를 잡으러 가는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남매 사이의 애증이다.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게 거의 오빠의 욕이라고 할 정도로 증오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 심지어 큰 대회에서 실수하게 된 과거 시절의 이유도 오빠가 듣는 노래 때문이라고 할 정도이다. 친구인 미주나 다른 이들은 오빠를 좋게 보고 있음에도 끝까지 이를 부정하는데 처음에는 읽으면서 흔한 남매처럼 보여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사기꾼인 오빠를 쫓는 것 역시도 증오보다는 엇나가지 않기를 바라는 애정이지 않을까 싶었다. 결말을 보면서 느꼈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는 태백이라는 도시의 풍경이다. 오빠를 쫓으러 가는 길은 서울이기는 하지만 하나가 살고 있는 지역은 서두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강원도 태백시이다. 시골에 버스가 잘 다니지 않는 풍경부터 시작해 생각보다 디테일하게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작가의 태백에 대한 애정을 느꼈는데 역시나 작가의 말에 관련 내용이 언급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태백과 비슷한 환경의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태백의 풍경도 좋았지만 스타벅스가 없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조금은 웃기면서도 슬픈 현실이 그려져 그 부분이 공감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문체 자체가 현대적이면서도 제목만큼이나 직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웹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지점은 좋았지만 남매 사이의 우애, 이슈가 되는 사기꾼들의 이야기 등이 조금 무겁게 다루어졌다면 여운이나 경각심이 들었을 텐데 재미로만 느껴졌다는 점이다. 이는 내용이나 소재는 너무 좋았기에 그 부분은 더욱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현실적이어서 웃겼고, 직설적이어서 속이 시원했다. 물론, 그 안에서 인간 사이의 연대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은 참 따뜻하기도 했었다. 책이 읽히지 않아 힘든 독자들이 킬링타임으로 읽는다면 좋을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 아무런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을 만나게 되어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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