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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가 왔습니다
조피 크라머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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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원히 침묵하게 되었다. / p.9
요즈음 들어 영화 접속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셨던 전도연 배우님의 이야기를 듣고, 또 즐겨 듣는 라디오에서 사연과 함께 OST인 A lover's concerto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랑 사연이기는 했지만 접속의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는, 그렇지만 노래와 관련이 있는 내용이었는데 뭔가 모르게 설렘이 있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사랑에는 회의적이기는 하지만 터보의 Cyber Lover의 내용이나 영화 접속의 내용을 보면 다른 측면에서는 낭만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얼굴을 보지 않고 텍스트가 주는 묘한 긴장감이 그렇다. 그러나 진정으로 상대를 알고 사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아직까지도 지워지지 않는다.
이 책은 조피 크라머의 장편소설이다. 영화 접속을 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던 중에 줄거리를 보고 선택한 책이다. 온전히 사이버 공간에서의 사랑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면으로 하는 사랑이 아닌 문자라는 소재로 하는 로맨스라는 점에서 비슷한 결을 하지 않을까. 나름 궁금증과 설렘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사샤라는 애칭을 가진 클라라와 스벤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이다. 우선, 클라라는 벤이라는 남자 친구가 있었지만 다툼 이후 벤이 세상을 떠나면서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반대로 스벤은 여자 친구가 있었지만 결국 이별을 하게 된 듯하다. 그러다 클라라는 벤의 전화번호로 자신의 이야기와 감정을 문자로 보내기 시작했으며, 이는 스벤의 휴대 전화로 오는 상황이다. 스벤은 문자로만 보는 클라라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그녀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읽으면서 두 가지의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스벤의 감정이다. 내가 스벤이었다면 어떻게 대처했을지 상상을 했는데 애초에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를 느끼지 못하고, 반대로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면에서 보면 클라라가 가지고 놀았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클라라 입장에서는 상처를 받을 수 있겠지만 정확하게 클라라에게 번호가 바뀌었다는 문자를 정중하게 보낼 것 같다. 스벤이 왜 클라라에게 사실을 말하지 못했는지 그 부분은 의문이 들었다.
두 번째는 스벤의 행동이다. 스벤은 문자에 담긴 정보를 바탕으로 클라라를 찾아 나선다. 이 부분이 소설이기에 로맨틱하게 그려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현실이었다면 스토커로 몰렸거나 클라라에게 맞지 않았을까. 물론, 호기심과 사랑의 감정으로 클라라를 만나기 위함이기는 하지만 몰래 정보로 찾아 나선다는 것은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스벤도 어느 정도 생각을 했기 때문에 클라라에게 전화번호를 밝히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 지점은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메시지로 주고받는 설렘보다는 굳이 대면하지 않아도 연애의 감정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소설로 보여 주는 듯했다. 문자를 보내 클라라는 조금씩 벤의 그늘에서 나와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스벤은 용기를 가졌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했다. 그런 지점에서 어느 정도 수긍이 갔다. 서로 변화되는 부분이 생각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와서 중반 이후에 소설의 흥미를 느껴 술술 읽었다. 아마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보았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