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의 모든 법칙 - 세상의 작동 원리를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가장 정확한 언어
시라토리 케이 지음, 김정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조금은 '양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남겨뒀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p.126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면서 본의 아니게 알량한 나의 지식에 숙연해질 때가 많다. 특히, SF를 읽을 때 유독 심하게 느끼는 편이다. 아무래도 책에서 묘사하고 있는 과학적 지식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보니 인물의 감정선 위주에 의지하게 된다. 그나마 감성 한 스푼 얹은 소설의 경우에는 감동이 그대로 다가오지만 부족한 지식으로 책에서 온전히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반감되기 때문에 항상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이 책은 시라토리 케이의 기본 교양서이다. 서두에 적었던 것처럼 SF 소설을 읽으면서 더 큰 재미를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SF 작가의 인터뷰집에서는 굳이 모든 과학 지식을 다 이해할 필요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책 좀 읽는 사람으로서 온전히 받고 싶은 게 욕심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지식을 넓히고자 선택하게 된 책이다.
제목 그대로 세상의 모든 법칙을 모아두었다. 물리, 화학 등의 과학적 지식뿐 아니라 심리와 사회 용어들까지 광범위하게 다루었다. 105 가지의 법칙을 최소 두 페이지 이상에 설명되어 있다. 첫 페이지는 이해하기 쉽게 그림과 이론의 이름, 정의, 이론을 만든 사람 등 표로 정리가 되었고, 다음 장부터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서술한다. 그림을 보면서 읽으니 확실히 보기가 편했다.
책은 크게 세 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고 그전에 법칙과 정리, 공리, 역설, 원리 등의 정의를 설명해 준다. 법칙은 대상의 보편적인 관계성을, 정의는 수학적으로 참이라고 증명된 명제를, 역설은 추론과 현실 사이의 모순을 말한다. 이렇게 정의를 보면 이해할 수 있지만 정작 누군가에게 차이를 설명하라고 하면 조금 헷갈릴 수 있는 기본 용어를 정리해 주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사회적 용어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파킨슨의 법칙과 피터의 법칙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파킨슨의 법칙>은 영국의 사회학자 시릴 파킨슨이 발견한 법칙으로 업무의 양과 상관없이 공무원의 수는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약간 엉뚱한 상상이지만 매년마다 선발 인원을 볼 때마다 일이 매번 이렇게 많이 늘어나나,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하나의 이론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피터의 법칙>은 미국의 교육학자인 로렌스 J. 피터가 발견한 이론으로 사람은 출세할수록 무능해진다는 사회학 이론이다. 기업 등의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점점 승급을 하지만 무능해진다는 뜻인데 이는 출세라는 게 운이 좋을 가능성이 높고, 모르는 것도 아는 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신입 직원 역시도 업무에 미숙하기에 결론적으로 회사에는 무능한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가장 웃기면서도 공감할 수 있었다.
학교 다닐 때 많이 배웠던 옴의 법칙, 보일의 법칙, 주기율표 등의 법칙들은 반가웠다. 또한, 조금 심화되어서 몰랐던 무어의 법칙이나 피터의 법칙, 허블의 법칙 등은 생소하면서도 새로웠다.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과 다르게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읽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과거의 지식을 끄집어내거나 시험 공부하듯이 암기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과학적 지식들은 그림과 설명을 보면서도 어렵게 느껴졌다. 유치원생과 고등학생의 지식 차이가 있듯이 아무리 쉽게 풀어낸다고 해도 종이 한 장보다도 얇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조금 버겁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책을 한 번 읽고 끝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본 교양서가 되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