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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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기대하고 읽게 되는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신작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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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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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야 죽일 수 없다. 어떻게 죽였는가? / p.17

이 책은 요네자와 호노부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님의 성함은 너무 익히 들었다. <흑뢰성>, <추산오단장>, <덧 없는 양들의 축연>, <I의 비극>까지 번역된 작품이 많아서 서점에서도 너무 익숙하게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두세 권 정도는 이미 소장을 하고 있을 정도로 친숙한 작가님인데 이상하게 작품은 아예 읽지도 못했다. 그동안 우선순위에 밀려 접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 이번 신작 소식을 접하고 읽자는 생각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장편소설로 구분되지만 각각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가쓰라라는 인물이다. 가쓰라는 경찰이면서 매우 유능한 듯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감과 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이 지점이 다른 경찰들과 윗선에서는 못마땅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 범인을 체포한다거나 사건을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크게 제재를 하지를 않는다. 오히려 위험을 감수하고 맡기기도 한다. 가쓰라와 그의 팀이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다룬다.

작품으로는 처음 접하다 보니 기대와 동시에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일본 작품의 특성상 안 맞으면 끝까지 안 맞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겁을 먹은 탓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짧은 호흡에 완독할 수 있었다. 장편소설이기는 하지만 연작 소설처럼 전개가 되다 보니 단편소설을 선호하는 독자로서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거기에 매 스토리에 연결이 되는 부분들이어서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다. 금방 완독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목숨빚>이라는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 어느 공원에 인간의 절단된 왼쪽 팔이 발견된다. 톱으로 자른 흔적이 보였고, 가쓰라와 그의 팀이 사건을 맡는다. 군데군데 떨어진 곳에 다른 절단 사체들을 토대로 살해된 인물을 알게 된다. 조사하던 중 한 사람을 용의자로 특정했고, 그는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한다. 그런데 뭔가 석연치 않은 점들을 발견한다. 시체를 왜 사람들의 눈에 띄는 곳에 유기했으며, 용의자는 아무리 봐도 살해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용의자의 딸마저도 그가 살해한 것이 아니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결말을 읽고 가장 소름이 돋았던 부분이었다. 사람들의 눈에 띄는 곳에 유기한 이유를 범죄자의 과시 정도로 생각했었던 탓이다. 자신이 그만큼 사람을 살해할 능력을 가진, 어떻게 보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표출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범죄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들은 기억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 용의자의 상태에 의문이 들었는데 결말을 읽고나자마자 그에게 연민이 들었다. 범죄자에게 연민이 든다는 게 조금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류의 사건들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짠했다.

전반적으로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가 되다 보니 오히려 편안했다. 그러면서 가쓰라 형사의 대단한 능력에 감탄하면서 읽었던 작품이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대단하다 싶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미제라고 느낄 사건들조차도 자신의 감으로 해결한다는 점이 부러웠다. 형사이기 이전에 어느 한 명의 직업인으로서 천생 경찰이겠구나 싶었다. 아무리 불편한 성격을 가진 상사여도 이렇게 배울 능력이 있다면 오래 붙어 있지 않을까. 가쓰라의 매력이 풍겼던 그런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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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고해소 - 제3회 K-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작
오현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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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늘 귀신 보러 간다. / p.10

올 여름은 유독 추리 스릴러 장르의 소설에 푹 빠져 살게 되는 듯하다. 그렇다고 그 장르만 몰아서 읽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70~80% 편독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평소의 성향이라면 무거운 작품들을 위주로 구매하고 한 번 읽고 두게 되는 장르 소설은 중고 서점을 이용하거나 다른 루트를 이용해 소장한다. 그런데 요즈음 장르 소설을 사는 비율이 너무 늘었다. 심지어 그 작품들 위주로 먼저 읽고 있는다는 게 스스로도 좀 놀랍다.

이 책은 오현후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계절적 특성에 맞게 장르 소설이어서 읽게 된 작품이다. 종종 K-스토리 공모전 수상작이라는 띠지를 많이 본다. 검색해 보니 대부분 읽었던 작품이었고, 사적인 만족도가 높았던 작품들이었다. 이번에 3회 공모전 수상작들이 하나씩 발간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고른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대상작이라고 하니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신부인 성준이라는 이름의 한 남자이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사제로서 역할을 하고 있던 중 과거의 불미스러운 기억을 더듬게 되는 일이 생긴다. 그것은 바로 주파수 실종 사건에 대한 내용이다. 성준은 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데 이 기억을 피해 종교라는 수단으로 피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어느 날, 용훈이라는 이름의 형사가 그를 찾아와 사건에 대해 묻는다. 성준은 그때의 기억으로 돌아가 힘들어한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소재 자체도 흥미로웠고, 범인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긴장감을 상승시켰다. 추리 소설보다는 스릴러 소설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리 장르처럼 머리를 쓰면서 범죄자를 찾아내는 방식이 아니라 소설이 펼쳐진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몰입하다 보면 어느 순간 범죄자를 만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스릴러 장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소설에 등장한 사건을 읽으면서 하나의 문장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는 점이었다. 중반부까지는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를 의심하면서 읽었다. 단서를 가지고 찾아내는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감이었다. 교도소 편지를 근거로 재소자들이 전부 의심스러웠지만 그들을 향한 근거는 없었다. 그러다 마지막에 범죄자의 윤곽이 드러나자마자 소름이 돋았다. 어떻게 보면 사건도 우연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이게 과연 우연으로 치부될 수 있을까 싶었다.

너무나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그동안 평일에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주말 독서로 푸는 편인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스트레스가 잠시나마 해소되었다. 사건에 푹 빠져들어 도파민도 적당히 분비가 되면서 활자가 주는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어서 좋았다. 다음 K-스토리 공모전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 하나 더 생긴 듯한 느낌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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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비밀 강령회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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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먼저 복수를 하고 싶었다. / p.15

이 책은 사라 페너라는 미국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전작이었던 <넬라의 비밀 약방>이라는 작품을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좋은 기회로 소장하게 된 책이기도 하지만 아직 읽지 못했다. 그러다 신간 소식을 접하게 됐는데 이 작품의 줄거리가 유독 더욱 눈에 들어와 먼저 읽기로 결정했다. 취향에 맞다면 빠른 시일에 전작도 함께 읽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레나라는 인물이다. 그녀는 영매의 기술을 믿지 않는 듯하다. 눈에 보이는 것 위주로 믿고 생각하는 편인데 동생인 에비는 전혀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호기심이 많아 여러 가지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다. 그러다 영매에 빠져 보델린의 제자가 되었다. 레나와 에비는 서로의 성향을 이해하지 못해 많이 싸웠다. 어느 날, 에비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레나는 동생의 죽음을 파헤치고자 보델린의 제자가 되기로 결정한다.

보델린은 런던에서 살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파리에서 활동하는 영매이다. 레나에게 기술을 전수하던 중 런던에서 같이 활동했던 강령술 협회장 볼크먼의 죽음에 대한 편지를 우연히 받게 된다. 볼크먼의 부하 직원이었던 몰리로부터 온 편지로 볼크먼을 위한 강령회를 열어 달라는 부탁이었다. 보델린은 그동안 강령술 협회의 비리를 예의 주시했고, 그녀와 뜻을 같이했던 볼크먼이었기에 이를 수락했다. 그곳에서 만난 볼크먼과 에비의 죽음과 그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얇은 페이지 수의 작품들만 골라서 읽다가 400 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을 읽으려고 하니 걱정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초반 흐름을 타더니 금방 몰입이 되었다. 이렇게 두꺼운 작품을 한 호흡에 읽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집중해 읽었다. 멈추지 않고 읽은 탓에 세 시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그만큼 이 작품의 스토리텔링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당시의 여성을 대하는 그림들이 펼쳐져서 인상 깊었다. 강령회는 남자들만 가능했고, 여성들은 변장을 하고 참석을 해야만 했다. 물론, 볼크먼의 강령술 협회가 신사 클럽이었기에 여성이 들어가는 것 자체가 조금 모순적이기는 했지만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시대상이 그렇게 비춰졌다. 거기에 매춘이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스럽게 등장한다는 점도 기억에 남았다. 여성의 인권이 낮았던 180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대상에 불쾌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거기에 보델린과 레나 사이의 아슬아슬한 감정적인 교류도 흥미로운 포인트로 기억이 된다. 여성의 인권을 낮게 보았던 시대에서 동성애에 대한 인식도 그렇게 높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두 가지의 소재가 연결이 되니 더욱 강하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적어도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만간 기회를 만들어 전작이었던 <넬라의 비밀 약방>을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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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라 - 202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작
김아인 지음 / 허블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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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면, 아마 불안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 p.8

이 책은 김아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단순하게 선택한 책이다. 딱히 이유를 찾지 않고 손에 잡히는대로 읽게 된 것인데 이유를 찾자면 처음 보는 작가님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새로운 작가는 그동안 앤솔로지 작품집이나 작가상 수상집에서 읽었는데 이렇게 단행본으로 나온 작품은 나름의 용기가 필요했다. 세상에 안 좋은 책은 없다고 하지만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시간 버리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도전을 하기로 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웨이쉬안이라는 인물이다. 그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에피네프라는 이름의 전염병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AE라는 기업에서 인간의 뇌와 데이터를 보관한다. 웨이쉬안은 AE에서 데이터를 연결한 뇌와 척수를 제외한 나머지 신체들을 처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에게는 페이라는 이름의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그녀는 AE의 세상을 부정적인 측면으로 바라본다. 페이가 에피네프에 감염되고, 웨이쉬안에게 가스미라는 AE 연구원이 접근해 비밀스러운 제안을 한다.

페이지 수가 짧은 작품이었는데 더디게 읽혀졌다. 초반에 AE라는 기업이 하는 일을 이해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뇌와 척수를 남겨 데이터화시키고 사람들에게 영생을 주는 곳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 이후로부터는 막막했다. 커다란 이야기의 맥락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머릿속에서는 너무 어지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읽는 속도가 붙었다. 아마 대략 세 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소재 자체가 흥미로워 어려웠음에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부분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첫 번째는 등장인물들의 출신이다. 웨이쉬안은 싱가포르에서 살았던 인물로 등장한다. 그에게 접근한 가스미와 또 다른 인물은 일본인이다. 또한, 페이 역시도 홍콩에서 만났던 것으로 나오는데 흥미로웠다. 지금까지 한국 작가님의 작품에서는 주인공은 당연하게 한국 사람, 그리고 부수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등장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한국 사람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그 부분에서 이국적인 느낌을 많이 받아서 새롭게 그려졌다.

두 번째는 전염병과 사랑이다. 사실 세계를 휩쓴 많은 바이러스가 등장한 이후로 주요 소재로 읽었던 부분 중 하나가 전염병이 등장하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이 작품 역시도 에피네프라는 전염병이 등장하는데 한국과 외국 가릴 것 없이 SF 장르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소재여서 초반에는 기대가 없었다. 그런데 전염병이 도사리고 있는 판국에 사랑을 위해 위험한 일에 뛰어드는 인물의 이야기라는 점이 재미있었다. 전쟁 중에도 사랑한다는 모 드라마의 대사처럼 그렇게까지 특별한 일도 아닐 텐데 그게 취향에 맞았다. 무작정 불타오르는 애정이 아닌 사랑하는 이가 생각했던 본질을 가지고 뛰어드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조금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라면 과감하게 그 일에 뛰어들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나의 대답은 아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스스로의 성향이겠지만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나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본질을 파고드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웨이쉬안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뭔가 표현하기 조금 어려운 작품을 읽게 된 듯하다. 표현하고 싶은 문장이 많은데 이게 딱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느낌이 아쉬움보다는 만족에 대한 느낌에 더욱 가까워서 읽었던 시간조차도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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